조성환 신성컨트롤㈜ 회장, 두번째 사진전 열어
... '극지의 땅과 하늘과 바다' 주제, 결혼 50주년 기념
남극·북극서 촬영한 사진 1만여장 중 정수 추려
15일까지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그랜드관

조성환 신성컨트롤 회장이 두번째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인사동 갤러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성환 신성컨트롤 회장이 자신의 두번째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인사동 갤러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조성환 신성컨트롤㈜ 회장(前 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이 서울 인사동에서 생애 두 번째 사진전을 열고 있다. ‘극지의 땅과 하늘과 바다’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지구의 극과 극을 다녀왔다. 결혼 50주년을 기념해 금혼식을 대신해 부부가 함께 지난해 8월 북극을 다녀왔다. 앞서 2018년 11월엔 희수(77세) 기념으로 남극을 다녀온 바 있어, 두 여정을 카메라에 담아 이번에 결혼 50주년 기념 사진전을 마련했다.

12일 오후6시경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그랜드관을 들어서자 남극과 북극의 눈부신 빙하와 검은 대지가 흑백의 선명한 대비를 이루며 빛을 발하고 있었다. 예상외였다. 취미로 사진을 배운지 10년, 팔순을 넘긴 아마추어 작가의 작품이라는 전제를 깔고 스스럼없이 갤러리 문을 열었다가 깜짝 놀랐다. 눈부시게 하얀 설원의 능선이 극지 특유의 진회색 먹구름을 배경으로 힘차게 가로지르고 있었고, 검은 먹구름 사이로 비치는 황금빛 북극노을은 지구 어디서도 볼 수 없을법한 유일무이한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었다. 사진을 찍은 사람의 나이를 의미없게 만들 정도로 ‘힘’이 있었다.

조 회장에게 사진을 지도한 김승곤 한국사진예술원 주임교수는, 출사를 다녀와서 사진파일을 보여줄때마다 본인도 깜짝 깜짝 놀란다고 평가했다. 더구나 어디 가까이 강화도를 가서 찍어오는 것도 아니고 평생 디뎌보기 힘든 지구의 극지를 카메라에 담아오니 더욱더 그렇다는 얘기다. 직접 가서 본 당사자는 과연 어땠을까.

“영하의 기온과 살을 여미는 바닷바람으로 굳어버린 손가락으로 카메라를 조작하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검푸른 바다에 떠있는 거대한 얼음 덩어리들은 인간의 손길이 미치지않는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느끼게 한다. 오랜 시간을 통해 빚어진 자연의 오브제들, 차고 투명한 공기, 낮은 밀도로 인한 극지의 건조한 대기... 놀라움과 긴장된 시간의 연속이었다.” 조 회장은 사진전 브로셔에 이렇게 적었다.

애로와 불상사가 없었을리 만무하다. 2018년 심장수술한지 한달만에 감행한 남극여행에서 펭귄들을 촬영하다가 빙판에 미끄러져 엉치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고, 지난해 8월 북극여행은 다녀오자마자 의사의 권유로 급히 입원해 재차 심장수술을 받았다. 지금은 괜찮으시냐 걱정스레 묻자, “거기에 겁먹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가는 길 부터가 만만찮아, 남극은 LA, 브라질 상파울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경유해 남아메리카 대륙 최남단 항구도시인 우수아이아(Ushuaia)에서 72시간 동안 탐험선을 타고 들어가서야 닿을 수 있었다. 거기서 다시 14일간 해안선을 돌며 포인트 마다 3시간씩 내려 카메라 셔트를 눌렀다. 특히 남극해는 군데군데 빙하로 인해 배가 느리게 움직이는데다 롤링 또한 심했다.

북극은 남극보단 수월했으나 런던을 경유해 지구 최북단 수도인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Reykjavik)에서 배를 타고 그린란드에 도착해 14일간 북극해를 돌았다. 카메라 렌즈로 들여다본 지구의 극지는, “신기하고 환상적이었다”고 그는 표현했다. “아주 색다른 감각이 느껴져, 사진으로 다 표현을 못한다”고 부연했다. 그곳에서 천만년의 빙하가 녹아내리는 지구온난화의 가슴아픈 현실도 목격했다.

무엇이 백발의 ‘청춘’을 극지(極地)로 불렀을까. “사업을 하면서 호기심이라는게 있었어요. 거기 가면 어떨까. 꿈을 갖게 된거죠. ”

그러면서 희수 기념으로 남극을 다녀와 첫번째 사진전(‘마음의 풍경(心象)’전)을 연뒤, 곧바로 북극여행을 계획해 예약을 진행했다고 조 회장은 말했다. 당시 멋진 호텔에서 근사하게 희수 잔치를 열자는 가족들의 권유를 마다하고 사진전을 열겠다고 고집했다는 것이다.

그가 작정하고 카메라를 손에 잡은 것은 2014년으로 한국사진예술원에 등록을 해 본격적으로 사진을 배우기 시작했다. 70대 초반이던 당시만 하더라도 “아주 활기가 찼었고, 죽는 날까지 그런 활력을 갖고 살 생각으로 사진을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이후 사진예술 쪽 사람들과 편하게 어울리는 과정에서 기업을 운영하는데 따른 긴장을 풀며 삶의 질이 좋아지는 경험을 했다고 덧붙였다.

여든둘의 그가 꿈꾸는 다음 여행지는 어디일까. “아직까지 계획을 세우진 못했는데, 집사람이 묻길래 ‘달나라를 가야지’라고 답했다”며 호방하게 웃었다. 가벼운 여정으로, 그가 이사장을 지낸 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 회원들과 함께 이달 중순 일주일가량 스위스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다.

조 회장이 1976년 창업한 신성컨트롤㈜는 가드레일, 방음판, 가설펜스 등 도로시설물과 철구조물을 생산하는 47년 역사의 ‘뿌리기업’으로 충남 아산에 본사와 공장, 말레이시아에 해외공장을 두고 있다. 경제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2011년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바 있다.

조성환 회장의 사진작품들은 오는 15일까지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그랜드관(본관 3층)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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