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상장기업 분석', 자동차부품, 건설건자재, 건강관리장비·서비스 등 ‘맑음’
핸드셋, 통신장비, 디스플레이장비·부품, 전자장비·기기 등은 ‘역성장’

소비재 분야 소기업들이 대거 참가한 '메가쇼 2022' 의 모습.
소비재 분야 소기업들이 대거 참가한 '메가쇼 2022' 의 모습.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매출액 1000억원 미만의 비금융 상장 중소기업들은 업종에 따라 경기흐름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이들 기업 675개사의 2023년 2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성장 가능성 상위 5개 업종으로 꼽힌 자동차부품, 건설건자재, 건강관리장비·서비스, 방송·엔터테인먼트, 화장품은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20.3% 늘어나고 영업이익률도 3.2%로 양호한 편이었다.

반면에 하위 업종 5부문으로 꼽힌 바이오, 핸드셋, 통신장비, 디스플레이장비·부품, 전자장비·기기 등은 역성장(▲5.6%) 하며 수익성(▲18.0%)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망이 밝지 못한 분야는 대부분 차세대 미래형 종목이란 점에서도 우려를 낳고 있다.

일단 성장성 상위 5개 업중 가운데 자동차부품 분야는 북미와 EU지역 수요 회복, 친환경차 판매 증가가 수출을 견인하면서 20개 세부업종 중 매출액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또 건설건자재 분야도 일부 고급빌라·오피스텔 건설업체가 양호한 실적을 시현하면서 2분기 연속 30% 내외 고성장세가 이어졌다. 수익성도 지난 2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 6분기 연속 착공면적이 줄어들고 있어 건자재납품 주력업체 실적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관리장비·서비스 부문 역시 코로나 이후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셀프 헬스체크와 디지털 헬스케어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건강장비업체 수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엔터테인먼트 분야는 미국 배우·방송인(SAG), 작가조합(WGA) 파업에 따른 콘텐츠 제작 중단으로 K-콘텐츠가 반사이익을 누렸으며 신규 음반·공연 매출도 늘어나면서 5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특히 화장품 분야도 오랜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화장품 인플루언서들의 마케팅에 기반한 온라인 플랫폼과 H&B 시장이 성장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그 덕분에 중소형 업체 판로가 확대되면서 매출이 9.1% 늘고 3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는 분석이다.

반면에 성장성이 가장 부진한 하위 업종들은 정반대 모습을 보였다. 바이오, 핸드셋, 통신장비, 디스플레이장비·부품, 전자장비·기기 등이 대표적이다.

그 중 바이오 부문은 다양한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한 신약개발 비용 부담이 늘어난 반면, 매출이 발생하는 상업화 단계에 이르기까지 최소 2년 이상의 오랜 기간이 소요되면서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또 임상3상 통과로 글로벌 제약사와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은 알테오젠(매출 647% 증가, 흑자 전환)을 제외하면, 대부분 매출과 수익성이 저조했다.

핸드셋 역시 구조적으로 포화상태에 도달한 스마트폰 시장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관련 부품사가 역성장했다. 그 결과 5분기 연속 적자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8분기 연속 감소하면서 해당 업종 내 70%에 달하는 업체가 매출이 줄어들고 적자 상태를 보였다.

통신장비 역시 해외 5G 인프라 구축 지연에 따른 수출 감소, 그리고 국내 통신3사 투자 축소가 이어지면서 8분기 연속 적자 상태가 이어졌다.

디스플레이장비·부품 부문 역시 국내외 업체들이 OLED 패널 생선설비에 대한 신규 투자 시기를 연기하면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지고 적자를 시현했다.

또한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LCD제품에 대한 국내 생산이 축소되고, 노트북과 모니터 LCD 패널 단가 정체도 장비업체 실적 부진의 영향을 받으면서 위축됐다.

전자장비·기기는 일부 자동차 전장부품 업체를 제외하면 코로나 시기 비대면 IT제품 수요가 사라지면서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키오스크, 보안솔루션, 감시카메라 수요 확대로 지난 2021~2022년 10%를 상회하는 높은 성장세를 이어왔으나, 비대면 인프라 구축이 완료되고 대면 서비스도 회복되면서 성장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이런 결과를 토대로 “2024년에는 국내외 경기회복으로 성장성이 확대되고 물가압력이 축소되면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업황 개선 업종을 중심으로 영업기회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나름대로 조심스레 낙관했다. 그러나 물가압력이나 성장성 확대의 근거가 아직 뚜렷하지 않아 두고볼 일이란 지적이다.

다만 연구소는 “해외 수요 회복으로, 상대적으로 빠르게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측되는 방송·엔터테인먼트, 화장품, 게임 업종을 중심으로 자금수요를 파악하고 고객 유치를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국 경기 하방 리스크가 증폭될 가능성에 유의해 건설건자재, 철강 등 아직까지 중국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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