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매수 지속, 6월 둔화 이후 8월말 다시 유입 증가
... 선별된 수출종목에 투자 집중
국내외 경기 불안 속 ‘외국인 투자 흐름’에 관심 쏠려
‘중국 경기 부양’, ‘미국 연착륙’ 등이 외국인 투자 향방 결정

6일 코스피 시황.
6일 코스피 시황.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다시 소폭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자금의 흐름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외국인은 올 들어 국내 상장주식에 대해 강한 매수 기조를 지속해오다 6월 이후 매수세가 둔화되면서 수급 변동성이 커졌다. 그러다가 8월말 접어들면서 중국이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란 기대, 미국 경제 연착륙에 대한 낙관적 전망 등이 강해지면서 국내 증시에 외국인 투자자금이 다시 유입되고 있는 모양새다.

경기 흐름 민감, 불안정한 흐름

6일 국제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금은 8월28일부터 지난 5일까지 1조3000억이 유입돼, 연중 10조9000억원의 순증가분을 보였다. 그 만큼 국내외 경기 흐름에 민감한 나머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1~5월 중엔 국내 주식을 11조7000억원 순매수했다. 그러나 6~8월에는 1조6000억원 순매도로 전환했다. 이 기간의 코스피 등락률도 대체로 이같은 외국인 주식자금 향방에 연동되는 모습을 보였다. 즉, 1~5월엔 15% 증가, 6~8월엔 –1% 등이다.

6~8월엔 인도를 제외한 주요 신흥국에서도 외국인 자금이 유출됐다. 대표적으로 대만의 경우 69억달러가 유출됐고, 특히 중국에서는 8월 외국인 주식자금이 월간 사상 최대 규모인 123억달러나 유출돼 이목을 끌었다.

해외 자금시장 연동, 패시브 투자 감소

국내 증시 또한 이같은 해외 자금시장과 경기 흐름에 연동, 민감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우선 중국 경기 불안과 신흥국에 대한 기대가 감소되면서 패시브 투자자금 유입이 줄어들고 있다.

즉, ‘코스피 200’등 주요 지수의 등락에 따라 기계적으로 편입된 종목을 사고파는 패시브 투자 방식이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시장 평균 수익률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만큼 경기 변동에 상응, 보수적인 투자로 일관한다. 이는 또 적극적인 액티브 투자에 비해 비용도 덜 든다. 상장지수펀드(ETF), 인덱스펀드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에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수출업종에 대한 액티브 투자자금의 매수(투자) 기조는 지속되고 있다. 이는 펀드매니저 등 전문가가 개별 종목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 선별적으로 주식을 사고파는 것이다. 주력 수출업종을 매개로 시장 평균을 웃도는 수익률을 내는 게 목표다.

이와 함께 리테일 투자 종목에 대한 ‘쏠림’을 보이는 업종에 대해 종목별로 차별화된 투자를 하는 것도 최근이 특징이다.

신흥국 자산 선호 현상이 약화되는 것도 최근의 특징이다. 연초 신흥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로 패시브펀드 자금이 강한 유입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중국 경제가 불안한 나머지, 우리나라를 포함해 신흥국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실제로 국제금융연구원이 파악한 바에 의하면, 신흥국 GEM(Global emerging market) 펀드에서는 6월 이후 16억달러가 순유출됐다. 이 밖의 주요 신흥국 ETF(IMEG, EEM 등) 에서도 11억20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수출주에 대한 매수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외국인은 AI용 반도체 성장, 완성차 판매 호조 전망 등으로 반도체 업황이 저점을 통과했다는 인식을 갖고, 주요 수출주(자동차, 반도체 등)를 순매수하고 있다.

리테일 투자, 코스피·코스닥서 각기 다른 대응

특히 대형마트, 백화점 등 리테일 투자쏠림에 외국인들은 내국인과는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다른 대응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예컨대, 2차전지 주가가 ‘오버슈팅’으로 폭등 현상을 보였을때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관련 종목을 대규모 순매도한 바 있다. 반면에 코스닥 시장에서는 공매도에 의한 ‘숏버커링’ 등으로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기도 했다.

‘오버슈팅’은 당국의 개입 등으로 주가가 일시적으로 폭등·폭락했다가, 장기균형수준으로 수렴해 가는 현상이다.

국제금융연구원은 앞으로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특정 업종에 대한 선별적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즉 “중국경제 불안 해소와 신흥국에 대한 선호가 되살아날 때까진 국내 주식시장 업종 전반에 대한 외국인의 대규모 수급 개선보다는, 특정 업종에 대한 제한적 선호(선별적 투자)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은 그간의 투자 패턴 등을 고려할 때 선진국 경제와의 연계성이 높거나, 과거 외국인 자금 유출폭이 컸던 반도체 등 특정 업종에 집중될 소지가 크다”고 요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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