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오프닝 이후도 경기 부진, 금융·부동산 시장 불안 등 작용
글로벌 업체들 재고 감소, PC·스마트폰 수요 다소 회복, “그러나 여전히 미흡”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5종. [삼성전자]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5종. [삼성전자]

[중소기업투데이 조민혁 기자] 하반기 반도체칩 시장 전망은 일단 긍정과 부정이 교차한다. 우선 주요 메모리 기업들이 감산을 계속하는 가운데, 하반기엔 전반적인 반도체 수요가 회복될 것이란게 긍정적 전망의 근거다. 그러나 이에 반해 여전히 세계 경기가 불투명하고, 이로 인한 반도체 시장 환경 역시 부정적이란 전망이 교차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삼성과 SK 등 글로벌 반도체 업계들은 여전히 경기와 수요 회복이 느리다보니 재고가 쌓여있고, 영업 손실을 감수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이같은 상황을 전하면서 “삼성, SK, 인텔 등 제조업체들은 그나마 공급 과잉이 줄어들었다곤 하나, 수요 회복은 여전히 느리다”고 짚었다.

카운트포인트, 카날리스 등 시장분석업체들에 따르면 AI 업계를 제외한 시장의 수요 전망은 밝지 않다. 세계 경제의 약세와, 고율의 인플레이션, 금리 상승 속에서 기업 고객과 소비자 모두 지출을 축소함에 따라 올해 들어 스마트폰이나, PC, 데이터 센터와 같은 모든 주요 칩 시장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그 바람에 전례 없는 상품용 칩의 공급과잉이 발생해, 세계 양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인 삼성과 SK하이닉스, 두 회사를 합한 상반기 영업손실이 무려 15조2000억원에 달했다.

‘카날리스’는 “이런 공급 과잉은 특히 지난 2분기에 칩 생산량을 줄일 정도로 출하량이 30%나 떨어졌다”면서 “그에 비하면 그나마 6월 분기 PC용 출하량 감소폭이 11% 가량 완화되면서 재고가 큰 폭으로 줄어들긴 했다”고 전했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또 휴대폰용 출하량이 6월 들어 8% 감소했는데, 이는 그나마 1분기 감소폭 14%에 비하면 상당히 개선된 셈이다.

이에 대해선 제조업체 현장에서도 일정 부분 동의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김우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주 “시장 수요가 매우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다”면서 “최근 PC용 출하량이 개선된 것은 프로모션과 보급형 모델 위주로 이뤄졌으며, 이는 칩 수요가 회복되는데 일정한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라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그러면서도 “올해 PC와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는 하향 조정됐다”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말 오픈AI의 챗GPT가 출시된 이후 생성형 AI를 지원하기 위한 칩 수요가 급증했다. 그러나 이는 전체 AI칩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보니, 그다지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9일 “CPU 재고 과잉이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며, 데이터센터 칩 판매량도 3분기에는 완만하게 감소한 뒤 4분기에 다소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으로 인텔 주가는 그날 예상보다 높은 6.4%나 상승했다.

세계 최대 칩 시장, 중국 경기 회복이 관건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큰 변수는 세계 최대 칩 시장인 중국의 경기 회복이 부진하다는 사실이다. 그로 인해 세계 반도체 시장 전망이 여전히 부정적이다.

반도체 업계는 “중국의 재개방이 스마트폰 시장을 되살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해서 이들 기업들은 스마트폰의 디지털 데이터 저장을 위한 낸드 메모리 칩의 감산조치를 다시 연장했다.

‘카날리스’는 “중국에 대한 수출이 2022 회계연도 말에 비해 절반 정도로, 중국의 부진한 경기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생성AI 등 첨단AI서버 관련 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다. KLA Corp나 램 리서치 등 칩 제조용 장비 제조업체들이 그런 경우다. 로이터통신은 “첨단 AI 서버는 기존 서버에 비해 최첨단 논리, 메모리, 스토리지 콘텐츠가 상당히 높으며, AI 서버와 데이터센터가 1%씩 점진적으로 개량될 때마다 10억~15억달러의 추가 (칩 장비) 투자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연관효과를 전했다.

그런 가운데 반도체 업체들도 이같은 첨단 AI 관련 칩에 쓰이는 고급 칩에 관심을 쏟으며,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생성 AI에 사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D램 분야에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2년 기준 HBM 시장 점유율이 50%에 달하며 삼성 40%, 마이크론(MU.O) 10% 순이다.

시장분석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메모리 기업들이 대부분 감산한 가운데, 경기가 회복되면서 IT기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AI 등 신기술의 확산에 따라 반도체에 대한 신규 수요가 하반기 이후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이와는 다른 부정적 전망도 만만찮다는게 ‘카운터포인트’의 분석이다. 즉, IT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세계 경제가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아 불투명한 상황이란 지적이다. 또 반도체 재고 수준도 높기 때문에 단기간 내 업황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단적으로 말해 많은 연구기관이나 전문기관에서 하반기 글로벌 업황이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거시경제가 불투명하다보니, 부정적 전망도 이에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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