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영연구원, ‘경영인들을 2023 경제전망’, 국내외 사업환경 분석
내년 경기 ‘상고하저’, 경제성장률 1.4%, 장기간 무역수지 적자 계속

기업들이 밀집한 서울 영동대로의 모습.
기업들이 밀집한 서울 영동대로 모습.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기업을 운영하는 사업주들은 내년에 특히 환율과 원자재 시장 흐름, 미·중 갈등으로 인한 무역환경 변화 등에 특히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특히 기업 경영자 관점에서 주요 거시경제 이슈 가운데 이들 요인이 내년 사업 환경에 가장 직접적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꼽힌다.

내년 경기는 금년보다 더 침체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LG경영연구원은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세계경제 성장률은 올해 3.2%에 이어 내년에는 2.2%까지 낮아질 전망”이라며 ‘경영인들을 위한 2023경제전망’에서 이같은 시장 요인들을 적시했다.

이에 따르면 그 동안 변동성이 컸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내년에도 유럽금리, 중국경제 회복세, 금융시장 불안 등 여러 변수들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원화 가치 회복세가 빨라질 4분기까지는 불안정한 등락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했다. 경영인과 사업자들은 이런 대외적 변수에 늘 촉각을 세우고 있어야 한다는 조언이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경영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간과해선 안 된다. EU와 주요 신흥국들도 양국의 갈등 국면에 함께 끼어들면서 이른바 ‘다극화(multipolarized)’라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EU의 경우, 그동안 미국의 입장을 지지하며 간접적으로나마 대중 견제에도 함께 참여해왔으나 최근에 다소 결이 달라졌다. 특히 유럽 최대의 경제대국인 독일의 경우는 중국과의 경제적 ‘스킨십’을 강화하는 등 실리 중심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또 프랑스 등 다른 나라들도 적절한 수준의 공급망 안정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미국의 IRA에 대응, 자국의 주요 핵심 산업과 관련 원자재 등을 지원하고 보호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 중이다. 특히 미국의 IRA에 버금가는 EU만의 역내 산업 보호책을 강구하고 있어 주목된다. 자칫 EU마저 배타적인 자국생산기지 확충과 공급망 구축에 나설 경우 우리로선 또 다른 장애가 돌출하는 셈이란 지적이다.

역시 중요한 변수는 원자재 가격이다. 이는 러-우크라 전쟁 등을 계기로 경제안보와 자원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전반적인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올해 하반기 이후 국제유가가 꾸준히 하락하였고, 내년 경기 전망이 어두운 만큼 유가 상승 압력은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에너지 전환과 관련된 핵심 광물들의 수요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고, 고금리 등으로 유전을 비롯한 원자재 관련 투자가 크게 위축되었다는 점 등에 비춰볼 때 가격 강세 기조는 원자재 시장의 뉴노멀로 자리잡을 것”이라는게 LG경영연구원의 예측이다

한편 거시경제 측면에서 LG경영연구원은 내년 한국경제는 ‘상고하저’, 즉 상반기엔 약간 호조를 띠다가 하반기엔 본격 침체 국면에 접어드는 가운데, 경제성장률이 올해 2.5%에서 내년 1.4%로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르면 수출 증가율이 0%대까지 떨어지는 가운데 무역수지 적자 상황이 길어질 수도 있다. 재화 소비뿐만 아니라 서비스 소비도 코로나 이전 추세에 근접한 가운데, 임금보다 물가가 크게 오르고 고용은 위축되면서 결국은 소비도 부진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물가는 외식비 및 서비스물가 상승세 확산, 인플레에 따른 임금 상승 요구, 미뤄져 온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고물가 상황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과 한국의 금리 인상은 내년 1분기에 종료될 가능성이 높지만, 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은 1.5%p 이상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했다.

또한 “빠르고 강했던 이번 금리인상 사이클의 후폭풍이 유럽발 국채위기 또는 금융기관 부실화 등의 형태로 국제금융시장에서 내년에 본격화될 수 있다”면서 “기존의 급격한 통화긴축에서 경기 악화에 따른 신용 리스크 상승으로 불안의 원인이 바뀔뿐, 국내 자금시장이나 채권시장 불안은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국제적으로 보면 올 겨울 유럽에 이어 미국도 내년 중반쯤 본격 침체에 진입하면서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연구원은 이전 세계경제 침체국면에 비해 이번 경우는 상대적으로 ‘마일드’(유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마일드한 침체는 ‘양날의 검’이 되어 큰 폭의 수요 감축이 이루어지지 않아 침체를 겪더라도 고물가는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라며 “침체와 고물가의 강도가 대표적 스태그플레이션을 보였더 과거 오일쇼크보다 약한, ‘준스태그플레이션(Quasi-stagflation)’ 양상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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