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전망, “예년에도 폭염이 하반기 물가에 큰 영향”
"역대급인 2018년 수준 폭염 시 최고 5.0%까지 오를 수도"

여름철 폭염 속에 보행자들을 위해 각 지자체는 횡단보도 대기 지점에 그늘막을 설치하고 있다.
여름철 폭염 속에 보행자들을 위해 각 지자체는 횡단보도 대기 지점에 그늘막을 설치하고 있다.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여름철 폭염으로 인해 서민생활과 밀접한 품목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고, 하반기 물가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폭염 일수가 평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물가에 추가적인 상승 압력이 가해질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7월 한 달 동안 전국 평균 폭염 일수는 연간 평년값인 11.0일을 상회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폭염 추세가 지속될 경우, 농축산물 등 서민 경제와 관련이 높은 식탁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것이란 얘기다.

연구원이 매년 추이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폭염이 강했던 해는 예외없이 하반기 평균 물가상승률이 상반기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이 비교적 덜했던 연도에는 하반기 물가가 안정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곤 했다. 실제로 연구원이 1991년부터 2021년까지 31개년을 분석한 결과, 폭염이 심했던 연도의 전국 평균 폭염 일수는 15.9일인 반면, 그렇지 않은 연도는 5.8일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2022년은 폭염이 심한 연도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폭염이 시차를 두고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서, 폭염이 심했던 해의 상·하반기 평균 물가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해당 연도의 하반기 평균 물가 상승률은 평균 3.0%로 상반기 2.8%보다 약 0.2%p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 서비스 등 품목에서 상승세가 확대되었는데, 특히 이 경우는 하반기 평균 물가상승률이 4.6%로 상반기 4.1%에 비해 약 0.5%p나 상승함으로써 폭염이 농작물과 축산물의 주된 물가 상승 압력으로 크게 작용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반면에 폭염이 약했던 연도의 경우는 하반기 평균 물가상승률이 상반기에 비해 약 0.3%p 하락하여 폭염 강세 연도와 달리 하반기 물가가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농축수산물, 서비스 등 주요 품목들은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평균 물가상승률이 하락하면서 물가가 안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농축산물, 가공식품, 외식 등의 품목에서 이처럼 폭염이 물가 상승 압력을 크게 확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이에 “금년에도 이런 추세대로 폭염이 심하거나, 특히 예년에 비해 폭염 수준이 최상위 수준까지 근접할 경우는 하반기 평균 물가상승률이 약 4.8~5.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폭염의 수준에 따른 시나리오별로 전망한 바에 따르면 그간 폭염이 심했던 해를 평균한 수준으로 온도가 올라갈 경우는 하반기 평균 물가상승률이 상반기 4.6%보다 0.2%p 상승한 4.8% 내지 5.0%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폭염이 역대급으로 기승을 부렸던 2018년도 수준까지 심해질 경우는 얘기가 달라진다. 즉, 그런 경우는 하반기 평균 물가상승률이 상반기에 비해 0.4%p 상승한 5.0%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반대로 올해 폭염이 약세로 반전될 경우, 하반기 평균 물가상승률은 상반기보다 오히려 0.3%p 떨어진 4.3%에 머무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연구원은 현재의 상황을 “2022년 현재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 수준의 높은 물가상승률을 경험하고 있는 상태”라고 진단하며 그 대안으로 “농축수산물 가격 등 식탁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노력과 함께, 소비를 위축시키지 않도록 하는 대책을 세우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기상 예측 능력을 확대하고 종합적인 위험 관리 강화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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