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근 의원실 36곳 분석...4년새 1인당 317만원 늘어

정재훈 한수원 사장. [사진=한수원]
정재훈 한수원 사장. [사진=한수원]

[중소기업투데이 조창용 기자]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한국수력원자력이 공기업 중 직원연봉이 가장 많은 9500만원을 기록했다. 공기업 36곳의 직원 평균 연봉이 지난해에만 200만원 이상 올라 역대 최초로 8000만원대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세 중소기업 등 민간 부문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서도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한 공기업만 연봉을 올리고 있어 비난이 일고 있다.

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실이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공기업 재무 정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공기업 36곳의 직원 평균 연봉은 8155만원을 기록했다.

공기업별로는 한국수력원자력이 가장 많은 9500만원을 기록한데 이어 한국부동산원(9400만원), 한국남부발전(9300만원), 한국마사회(9300만원), 한국남동발전(9200만원), 한국서부발전(9200만원), 한국동서발전(9200만원), 한국석유공사(92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이 기간 공기업들의 전체 영업실적은 저조했다. 36개 공기업 당기순이익은 2016년 9조원, 2017년 4조2000억원, 2018년 2조원, 2019년 1조2000억원으로 떨어졌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6000억원 당기순손실로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부채는 2016년 363조원(부채 비율 181.5%)에서 지난해 397조9000억원(182.6%)으로 늘어났다.

경영 악화에도 불구하고 문재인정부의 공공기관 인원 확대 정책에 따라 직원 숫자는 증가했다. 공기업 정원은 2016년 12만6972명에서 매해 4000~8000여 명씩 늘어 2020년 기준 15만80명이 됐다. 4년 동안 총 2만3108명이 늘어난 것이다. 정원 증가로 총 인건비 지출은 2016년 9조2978억원에서 지난해 11조3535억원으로 2조557억원(22.1%)이 늘었다.

김우남 한국마회장 [사진=마사회 제공]
김우남 한국마사회장 [사진=마사회 제공]

한편, 이 기간 기관장 평균 연봉도 급격히 증가했다. 2016년 1억1875만원에서 2019년 2억1090만원으로 처음 2억원대를 넘겼다. 지난해에는 2억1512만원까지 상승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8일 공공기관 경영평가제도 개편 방안의 후속조치로 공기업의 기관장 및 임원의 성과급 지급률 상한을 낮추기로 하고 이를 발표한 바 있다.

안도걸 기획재정부 2차관은 1일 열린 공공기관위원회에서 ‘2021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편람 수정안’과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의 임원보수지침 일부 개정안’을 의결했다.

기재부는 공기업 기관장과 임원의 성과급 지급률 상한을 하향 조정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기관장은 연봉의 120%에서 100%로 20% 낮추고, 상임이사와 감사는 연봉의 100%에서 80%로 낮아졌다.

예를 들어 A기관의 기관장 기본 연봉이 1억 3600만원이고 경영평가 등급 ‘B’를 받았다면 성과급은 기존 9800만원에서 8200만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또한 기관장 성과급을 경영실적에 연계시키는 기관장 중기성과급제를 공기업뿐 아니라 준정부기관까지 확대 적용한다.

윤리경영과 재난 및 안전관리 지표 배점을 확대하고 평가 방식도 개선하기로 했다. 윤리경영 지표 배점은 현행 3점에서 5점으로 높인다.

중대한 사회적 기본 책무를 위반하거나 위법 행위가 발생하면 윤리경영 지표를 0점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마찬가지로 중대사고가 발생한 공기업은 재난 및 안전관리 지표가 0점 처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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