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전면 시행, ‘제도 개선’ 목소리 속 대응 모색
‘52시간 근무 초과 알람’ 등 자체 솔루션도 등장

사진은 경기도 외곽의 중소기업들이 밀집한 산업단지로서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경기도 외곽의 중소기업들이 밀집한 산업단지.

 

[중소기업투데이 박주영 기자] ‘주 52시간제’가 7월부터 5인 이상 기업으로 확대돼, 전면 시행됨에 따라 소기업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가 하면,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그런가 하면 ‘주52시간 근무 솔루션’ 등 새로 바뀐 근무패턴에 맞춘 근태관리 시스템이 상품으로 출시되는 등 일터 현장의 분위기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그러나 전체 대상 기업 중 상당수가 주52시간제를 도입조차 않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주 52시간제 적용을 받는 5~299인 이하 사업장은 82만2314개사, 근로자 수는 929만369명으로, 전체 주52시간제 적용 사업장 및 근로자 수의 각각 99.6%, 79.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보다 앞서 지난해 11월 취업 사이트 인크루트가 대상이 되는 기업들에게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여부를 물은 결과 3곳 중 1곳은 아직 도입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그러나 “중소기업은 주52시간제의 전면시행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상당수 중소기업들은 이미 생산직과 사무직의 개별적인 근로상황에 따라 노동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교대근무제, 유연근로시간제, 업무효율성 증진, 근로시간 강화, 일과 가정의 균형 방안 등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물론 업계 일각에선 “유연근로시간제나 특별연장근로 등의 제도적 개선과 함께, 산업 특수성을 감안한 (주52시간 근무제의)유연한 적용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내놓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또 주52시간제가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중소기업 CEO의 인식전환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유연근로시간제 도입 등을 통한 근로시간 단축이 기업성과와 기업매력도를 높이고 전문인력 확보·유지·개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주52시간제가 성공적으로 안착되기 위해선 생산성 향상 노력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노(NO) 잔업데이 실시, 업무효율화 방안 추진, 종업원 교육 확대 등 다양한 방안들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주52시간제 도입을 단순히 근로시간제의 변화에 국한하지 않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문화 개선의 계기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국내 중소기업에서는 가족친화적인 조직문화가 많이 확산되지 않은 만큼, 주52시간제 시행과 함께 가족 친화적 조직문화 뿐만 아니라 노사간 신뢰문화 조성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는 주문이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또 “주52시간제 시행을 청년 인재의 확보 및 유지 노력과 적극 연계해야 한다”면서 “주52시간제와 연계하여 중소기업은 고용주 브랜드 관리, 일과 가정의 균형 방안 등을 통해 청년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업계 일각에선 당장 주 52시간제와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변화하는 근무환경에 맞게 근무제도를 개선하고 근무시간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솔루션도 상품으로 출시되고 있다. 직원이 근무지에서 앱으로 출퇴근 체크를 하면 근무기록이 생성되며, 관리자는 매니저 앱으로 직원 근무기록을 조회할 수 있다. 또 주 52시간 초과 이전에 미리 ‘알람’으로 경보를 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최대 앱에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설정할 경우, 직원의 총 근무시간이 52시간에 가까워지면 “근무시간이 48시간 이상이 되었습니다. 주의 바랍니다.”라는 알람이 발령한다. “주당 근로시간을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고 직원들의 초과 근무를 사전에 막을 수 있어, 본격적인 주 52시간제 시행을 앞둔 기업에 유용하다”는 개발사의 설명이다.

그런 가운데 중소기업 일각에선 코로나19로 인한 업황 부진으로 일감이 크게 줄면서 잔업이 없어 자연스럽게 주 52시간을 맞출 수 있게 되었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부산 등지에선 일감 부족으로 당분간 근무시간 초과 걱정은 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부산상공회의소 조사에 의하면 대상 기업 대부분이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아 일감이 크게 줄면서 잔업을 포함한 추가 근무 필요성이 없어 현재로선 ‘주52시간근무제’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앞으로 경기가 회복되면 분명 ‘주52시간 근무제’에 맞는 근무환경과 여건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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