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빠른 성장 속도, 생산성 제고 불구 취약점 노출”
“규모별·산업별 격차 완화, 대일 의존도 크게 낮춰야”

사진은 2019국제공구대전에 출품된 각종 공작기계 부품.
 2019국제공구대전에 출품된 각종 공작기계 부품.

[중소기업투데이 박주영 기자] 국내 소재부품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생산을 도맡거나, 전자·금속 부품 등에 치우쳐 있는 등의 ‘쏠림현상’을 완화 내지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정부는 소재부품산업의 높은 해외 의존도를 해소하고, 경쟁력을 높여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기위해 지난 10여 년 동안 4차례의 발전계획을 수립, 시행해왔다”고 돌이키며, 이같은 주문을 곁들였다. 특히 지난 2019년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 아베 정권의 수출 제한 조치가 있은지 2년이 가까운 시점에서 이런 분석과 지적은 특히 의미가 크다.

이에 따르면 우리 소재 산업은 지난 20년 간을 통털어 보면 전체 제조업을 상회하는 수준의 성장 속도를 보이며 생산성을 크게 높여왔다. 또 그 규모도 날로 확대되어왔다. 사업체나 종사자 숫자도 대체로 30~40% 가량 늘었고, 생산액은 2.5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또 소재와 부품 수출도 3배 이상 늘어 이 분야의 무역수지 흑자는 무려 33배 이상 증가했다. 애초 20년 전인 2001년에는 아예 국내 소재산업이 미미한 수준이었음을 생각하면, 충분히 짐작이 갈 만한 성장 수치다.

연구원이 언급하는 ‘소재’는 2019년 당시 일본의 수출 규제 항목 뿐 아니라, 전자, 금속, 화학, 기계, 운송 등 전 산업 분야의 기기 소재나 부품을 망라하는 것이다. 소재 생산업체나 종사자는 제조업 전체의 절반에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부가가치액과 수출, 무역수지 규모는 제조업이나 전 산업 수준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종사자 1인당 생산액과 부가가치액으로 본 생산성 개선 속도도 전체 제조업을 상회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소재부품산업 내의 쏠림 현상과 차별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대부분의 생산액과 부가가치는 종사자 300인 이상의 사업체에 집중되어있다. 이들 300인 이상 기업이 전체 생산액의 55%, 부가가치액은 전체의 61.3%를 차지하고 있다. 또 업종별 쏠림 현상도 심각했다. 생산액 기준으로 전자부품과 금속제품, 화학물질 및 제품의 부품, 운송기계 부품 등 이른바 ‘4대 산업’이 전체 부가가치액의 71.5%를 산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성장 속도 역시 산업별, 종사자 규모별로 차이가 컸다. 생산 속도면에선 정밀기기부품, 금속가공제품, 전자부품 순으로 높았고, 부가가치액 증가세는 전자부품, 정밀기기부품, 금속가공제품 순으로 높았다.

그러나 소재부품 산업의 균형잡힌 성장을 위해서 이같이 300인 이상 기업에 치중된 생산 체제나 부가가치 창출 생태계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연구원은 “우선 생산을 높이기 위해 소재 부품 내 산업별 차세대 먹거리를 발굴하는게 중요하다”면서 이를 통해 “기업 규모별, 산업별 성장의 격차를 완화 내지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은 또 “최종 수요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와 합리화 등으로 정책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소재 부품 전반의 수요 증가, 투자 촉진 등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특히 ‘대일 의존도’를 크게 낮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는 대일 의존도를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교역국 다변화를 통해 각종 대외 환경 변화가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할 것”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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