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태 칼럼] 기후변화와 자전거
[박춘태 칼럼] 기후변화와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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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태 북경화쟈대학교 겸임교수
박춘태 교수

‘코로나가 하루빨리 끝나길 바란다’ 이러한 말은 필자가 거주하는 뉴질랜드에서도 흔히 듣는다. 최근 들어서는 그 빈도가 부쩍 늘었다. 맞는 말이다.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 1년이 다 되었다. 그동안 전지구적 차원에서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해 규제 강화 등 갖가지 노력을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거세다. 코로나가 인간 삶의 가치·편견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최근 전세계 확진자 수가 6400만명을 넘어섰다. 우리나라의 코로나 1일 확진자 수도 600명대에 진입했다.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이런 추세라면 코로나로부터 완전히 회복하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은 아득한 듯 보인다. 여파는 심각하다. 우선 글로벌 경기를 장기간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게끔 하고 있다. 뉴질랜드에도 거의 매일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다만 그 숫자가 극히 미미하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이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용할 정도는 아니다. 코로나는 주지하다시피 상상할 수 없는 일을 만들어 내고 있다. 보이지 않은 바이러스의 힘이 엄청나다. 국가나 지역을 막론하고 어떤 집단이나 조직에서 단 한명이라도 코로나가 발생하면 폐쇄 조치를 한다. 때문에 사람들은 늘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있다.

언젠가 코로나는 종식될 것이다. 종식과 더불어 전세계는 예전처럼 일상으로 복귀돼 산업화를 가속화할 것이다. 산업화의 근간인 중화학공업분야는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독한 코로나를 경험했기에 에너지를 소비하고 에너지를 만드는 구조가 대대적으로 바뀔 수 있다. 여하튼 코로나 이후에도 인간은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에 직면해 있다. 배출되는 온실 기체가 바로 그것이다.

경제가 발달하면 할수록 온실 기체 배출량은 증가돼 왔다. 그 과정에서 공해문제를 야기시켰으며 이는 심각한 기후 변화, 다시 말하면 지구 온난화를 유발시켰다.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급기야 2015년 국제사회에서는 대책을 내 놓기에 이르렀다. 그해 프랑스 파리에서 파리기후협정을 체결했는데, ‘산업혁명 전과 비교해서 2100년까지 지구의 기온 상승을 적어도 2도 이하, 가능하면 1.5도 이하로 억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울러 ‘2050 탄소중립(net zero)’도 논의됐다. 탄소중립은 궁극적으로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제로로 한다’는 의미이다. 과연 가능할까. 사실 순배출량 제로로 하려면 온실 기체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이를 수행하려면 에너지와 경제 시스템에 미치는 모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그동안 온실 기체 배출 감축의 일환으로 일부 지역 및 국가에서는 인공조림을 하기도 했다. 나무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 경제 도약 못지 않게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세계 10위권이다. 사회국가적 차원의 친환경 정책을 추진, 실행해 왔지만 아직 미미하다. 그 범위와 비율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아울러 시민의식의 개선도 이뤄져야 하겠다. 친환경 정책 추진의 한 방편으로 자전거 문화의 확산을 들 수 있다. 사실 이는 요즘 핫한 트렌드이기도 하다. 자전거 이용은 환경 문제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건강 증진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 우리나라의 도시 교통수단은 여전히 차량 중심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전거가 끼어들 틈이 거의 없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자전거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그것도 일상생활에서 자전거를 이용하려 한다.

유럽은 자전거 이용이 생활화돼 있다. 독일의 경우 자전거 보급 대수만 해도 무려 7000만대에 이른다. 대부분이 생활용 자전거다. 이러한 수치는 독일 전체 인구의 80%가 자전거를 갖고 있다는 셈이다. 덴마크를 보자. 수도 코펜하겐의 경우 자전거로 이동하는 비율이 40%대다. 자전거가 교통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반증하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들 나라에서 자전거를 핵심 교통수단으로 진화하게 했던가. 단순히 자전거 인구의 증가에 기인한다기보다 국가적 차원의 제도를 만들고 국민들의 실용적이고 합리적 사고방식이 핵심원인이라 할 수 있겠다.

필자가 거주하는 뉴질랜드 역시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때문에 자전거 도로가 잘 조성돼 있다. 자전거를 타는 것 외에 신기한 광경을 볼 수 있다. 차량 지붕에 싣고 달리는가 하면, 대중교통버스는 앞편에 자전거를 싣고 달린다. 버스의 앞편에 2대의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데, 이는 일상생활에 자전거 이용 비중이 크다는 점을 고려한 결과다. 차량 중심의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뉴질랜드에서는 초등학교 학생들이 진지하게 자전거 문화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10여명의 학생들이 선생님의 인솔 아래 헬맷을 쓴 채 줄지어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그들은 자전거 안전교육뿐만 아니라 도로교통문화 전반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도로 상황에 따른 운행 속도, 신호등에서의 자전거 정지선, 쇼핑몰 및 버스환승터미날에 설치된 대형 자전거 주차공간의 이용, 자전거 수리점이 아니더라도 곳곳에 비치된 자전거 수리 도구 이용 등이다. 뉴질랜드의 자전거 정지선은 도로의 자동차 정지선보다 앞에 있다. 자전거 이용자를 배려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자전거 이용이 크게 활성화가 돼 있지는 않다. 차량만이 교통 수요를 대체하고 인프라 투자를 감당할 수는 없지 않은가. 자전거는 친환경 핵심교통수단이다. 그런 면에서 자전거 문화를 정책적으로 배려하는 의지와 실천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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