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반도 최남단, 백두대간의 기운이 옹골차게 모인 곳, 땅끝 해남
[인터뷰] 한반도 최남단, 백두대간의 기운이 옹골차게 모인 곳, 땅끝 해남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추, 고구마, 쌀 등 풍부한 농산물이 7만 군민 먹여살려
민선7기 명현관 군수 취임이후 눈부신 변화
군 직영 쇼핑몰 ‘해남미소’ 100억 매출 내다봐
해풍맞고 자란 명품 ‘해남배추’ 이달 15일부터 출하
해남배추를 홍보하기 위해 지난달 29일 서울을 찾은 명현관 해남군수를 서초동에서 만났다. 명 군수가 해남 절임배추 판촉전이 열린 롯데 프리미엄 푸드 서초점에서 해남산 황토고구마를 들고 환한 미소를 짓고있다. [황복희 기자]
해남배추를 홍보하기 위해 지난달 29일 서울을 찾은 명현관 해남군수를 서초동에서 만났다. 명 군수가 해남 절임배추 판촉전이 열린 롯데 프리미엄 푸드 서초점에서 해남산 황토고구마를 들고 환한 미소를 짓고있다. [황복희 기자]
한반도 서쪽 땅끝인 해남군 화원면 매월리 등대에서 바라본 일몰.
한반도 서쪽 땅끝인 해남군 화원면 매월리 등대에서 바라본 일몰.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한반도를 종(縱)으로 힘차게 뻗어내린 백두대간이 드넓은 바다를 목전에 두고, 포효하듯 마지막 기운을 발산하는 곳. 국토 최남단 땅끝 해남. 하여 기운이 남달라, 국토순례를 시작하는 출발점이자 정치인들이 ‘큰 일’을 도모하기 앞서 출정식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 이곳에서 사법고시를 준비해 합격한 것을 이 지역주민들은 자랑삼아 화제에 올리기도 한다.

그곳엔 해돋이와 해넘이가 일품인 땅끝마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천년고찰 대흥사, 고산 윤선도 선생의 고택 녹우당, 익룡 발자국이 남아있는 중생대 공룡화석지, 이순신장군의 명량대첩지 등 유서깊은 역사 문화유적이 여기저기 보석처럼 박혀있다. 그 흔한 산업단지 하나 없이 지역민의 70%이상이 농사와 어업을 생업으로 삼고있는 ‘청정’ 농어촌 고장이다. 그래서인지 이 코로나 난리통에 확진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전국 11개 지자체 중 한 곳이다.

이곳 청정 해남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전국적인 브랜드 파워를 자랑한다. ‘해남 배추’ ‘해남 고구마’ ‘한눈에 반한 쌀’ 등 알아주는 명품 농산물을 여러개 보유하고 있다. 한때 23만까지 갔던 인구는 많이 줄어 7만이 좀 못돼나, 면적은 서울의 1.7배로 전남에서 가장 넓다.

관광, 문화, 역사, 산물 등 부족함이 없는 풍부한 자원에도 불구하고 그간 잠재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던 이곳이 최근들어 눈에띄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 우선 해남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급격하게 늘었다. 지난 한해 200만 관광객이 다녀간데 이어 올해 코로나로 이동이 제한된 가운데서도 400만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긍정적인 변화는 경제적인 수치에서도 나타난다. 해남군청이 직영하는 농수특산물 종합쇼핑몰 ‘해남미소’(www.hnmiso.com)는 올 한해 100억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황토밭에서 자란 해남 고구마는 얼마전 한 방송프로그램에 소개된 것을 계기로 한동안 없어서 못팔 정도였다. 가스불에 구워 급냉시킨 ‘아이스 고구마’는 해남이 낳은 새 히트상품이다. 2018년 20억이던 쇼핑몰 매출이 불과 2년새 5배가 됐다. 향후 500억 매출달성을 외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군수인증제를 도입해 ‘해남미소’에 입점되는 상품의 40% 정도는 해남군수가 품질을 보증한다. 고급 유기농 가바쌀은 5년의 노력 끝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중국의 유기농 인증을 통과해 수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모두가 최근 2년여새 이뤄진 결실이다. 이같은 괄목할만한 변화의 선봉엔 지난 2018년 7월 취임한 민선7기 명현관 군수(58)가 자리하고 있다. 이 지역 화산면 사포리가 고향인 그는 고향 해남을 알리고 부흥시키기 위해서라면 어디든 달려가는 사람이다. 지난달 29일 김장철을 맞아 해남배추를 팔기위해 서울 서초동을 찾은 명 군수를 만났다.

명 군수는 이날 롯데 프리미엄 푸드마켓 서초점에서 열린 ‘해남 절임배추 판촉전’에서 소매를 걷어부치고 직접 절임배추에 양념을 버무려 고객들에게 권하며 해남배추의 우수성을 설명했다.

명현관 해남군수(맨 왼쪽)와 강호진 롯데슈퍼 신선식품부문장(왼쪽 두번째), 이경옥 재경 해남 향우회장(맨 오른쪽)이 지난달 29일 롯데 프리미엄 푸드마켓 서초점에서 열린 '해남 절임배추' 판촉전에서 김장배추를 직접 버무려 고객에게 시식을 권했다.
명현관 해남군수(맨 왼쪽)와 강호진 롯데슈퍼 신선식품부문장(왼쪽 두번째), 이경욱 재경 해남 향우회장(맨 오른쪽)이 지난달 29일 롯데 프리미엄 푸드마켓 서초점에서 열린 '해남 절임배추' 판촉전에서 김장배추를 직접 버무려 고객에게 시식을 권했다.

“해남 배추는 황토땅에서 해풍을 맞고 자라 미네랄이 풍부합니다. 또 70~90일을 밭에서 충분히 키워내기 때문에 육질이 단단해 쉽게 물러지지 않고 생(生)으로 먹어도 달고 고소한 맛이 납니다. 올해는 잦은 비와 태풍으로 배추 생육이 늦어진 관계로 해남배추로 가장 맛있는 김장을 담그려면 11월15일부터 11월말까지가 적기입니다. 그래서 11월중순 이후에 김장을 담가줄 것을 적극 홍보하고 있습니다.”

명 군수의 입에선 해남배추의 특징이 막힘없이 술술 흘러나왔다. 그가 이처럼 해남배추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배추를 비롯해 쌀, 고구마 등 농산물이 군민을 먹여살리는 주요 생산품목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3가지 농산물은 전국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어, 980개 농가가 배추를 재배하고 있으며 김장배추만 갖고 지난해 700억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국산 천일염과 깨끗한 물을 사용해 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해남 절임배추는 지난해 3만4000t 가량이 생산돼 530억여원의 농가수익을 올렸다.

김장철이 지나고도 이듬해 2월까지 생산되는 겨울배추의 경우 전국 수요량의 70~80%를 담당한다. 따뜻한 해양성 기후와 질좋은 황토토양 덕에 한겨울에도 배추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에 12월이면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배추밭이 마치 봄인양 장관을 연출한다. 전복, 김 등을 포함해 농수산물을 통한 군 재정수입은 1조원 가량 된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소비자가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상태가 됐을때 농산물을 출하하는 것은 배추 뿐만이 아니다. ‘지리적 표시’로 등록된 ‘해남 고구마’ 또한 밭에서 캐낸 뒤 저장창고에서 2주 정도 숙성과정을 거친다.

“농수산이 해남의 주 산업인지라 농수산물을 통한 경제살리기와 지역경제 활성화, 이 두가지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엔 전국에서 최초로 농민수당을 도입했는데 이것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있어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농업인구가 고령화되고 있고 또 줄고있어 젊은사람들을 유인하고 농업인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 농민수당을 도입했는데, 다른 지자체들이 이를 벤치마킹해 지금은 80개 지자체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농민수당은 농가당 한해 60만원씩 해남사랑상품권으로 지급된다. 이에 연간 90억원의 군 예산이 소요되나 어차피 지역상품권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다른 지자체에서 볼 수 없는 경제활성화가 되고 있다는게 명 군수의 설명이다.

이제 임기 반환점을 돈 명 군수는 남은 임기 동안 하고싶은 사업이나 일이 많다고 밝혔다. 그 중 하나가 지역 대표축제를 조성하는 일로, 지난해 이맘때 ‘해남 미(味)남 축제’를 처음 열었다. 해남의 농수산물을 전국에 어떻게 알릴지 고민하다 농수산물로 만든 음식을 통해 관광객을 불러들이고자 기획했다. 아쉽지만 올해는 온라인으로 열린다. 또 농업을 통한 관광활성화를 위해 올해 ‘2020 해남 방문의 해’를 야심차게 추진했으나 코로나로 취소됐다.

해남 황산면의 고천암 생태공원.  겨울에는 50여만평 갈대밭과 저녁노을을 배경으로 날아오르는 가창오리떼의 군무를 볼 수 있다.  

명 군수는 해남에서 중학교를 마친뒤 광주상고와 호남대를 다녔으며 전남도의회 제9대, 10대 의원을 지냈다. 최근 당에 남은 유일한 기초단체장이던 민생당을 탈당해 뉴스를 타기도 했다. 향후 어떤 정치행보를 할지 관심이 모아졌으나 “군민을 위해 일하는데 있어 무소속이 나을 것 같았다”며 말을 아꼈다. 이낙연 전 총리가 전남도지사로 있을때 전남도의회 의장을 하며 이 총리와 호흡을 맞췄다. 당시 도의회 의장을 하며 남도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달마산 일대에 17.74㎞의 달마고도 둘레길을 조성한 것만 봐도 그의 해남 사랑을 엿볼 수 있다.

“그간 불미스런 일로 군수가 연달아 바뀌면서 해남이 어려움을 많이 겪었습니다. 하여 그것(부정적 이미지) 만큼은 바꿔보자, 해남사람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살 수 있게 해보자는 각오로 군수직에 임했습니다. 다행히 하위권이던 청렴도가 2년만에 전국 최고로 올라섰습니다.”

이날 행사장에 함께 자리한 이경욱 재경 해남군 향우회장(㈜예성이엔지 회장)은 “군수님이 취임하고나서 많은 변화가 왔다”고 평가했다. 그 결과 지난 5월엔 다산 정약용 선생의 봉공(奉公), 애민(愛民) 정신을 구현한 지방자치단체에 수여하는 다산목민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날 함께 상경한 군청 직원은 깜짝 놀랄만한 사실을 한가지 들려줬다. “우리 군수님은 월급을 안가져갑니다”라는 직원의 말에 명 군수는 “월급을 모두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기부한다”고 고쳐 말했다. 이날 오후 배추홍보를 위해 일부러 KTX를 타고 올라온 명 군수는 행사후 근처 해남음식점에서 향우회원들과 저녁식사를 마친뒤 나주행 열차를 타기 위해 서둘러 길을 나섰다.

남도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달마산에서 굽어본 해남의 산야. 오른쪽으로 달마산 정상 바위틈에 절묘하게 자리잡은 사찰 도솔암이 보인다.
남도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해발 498m 달마산에서 굽어본 해남의 산야. 오른쪽으로 달마산 정상 바위틈에 절묘하게 자리잡은 사찰 도솔암이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