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평 칼럼] 공익에 관하여
[장태평 칼럼] 공익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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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평 더푸른미래재단이사장(전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장태평 더푸른미래재단이사장(전 농림축산식품부장관)

2019년 연말 국회는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많은 전문가와 정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택시업계의 압력에 굴복하여 새로운 산업 혁신을 법으로 금지시켰다.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이어서 법이 없으면 법을 만들어서라도 가능하게 해야 할 사안이었다. 우리나라는 현재 세계 70여 개국에 진출해 있는 우버도 택시업계의 반발로 재갈을 물려 놓은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특정한 형태의 운수사업을 법령에서 원칙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경쟁촉진 및 소비자 후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였다. 해당 사업자는 ‘타다금지법’이 국민의 편익보다는 특정 집단의 이익만을 생각한 처사라며 비판했다. 4차 산업 혁명이 한창인 지금, 자유 경쟁을 통한 혁신이 필수 불가결하고 시급한데 우리는 계속 뒷걸음질 하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가 어떤 의사결정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공익이다. 공익이란 ‘공공의 이익’으로 공동체 전체 구성원의 이익을 의미한다. 즉, 공익은 개인들의 사익의 총합이다. 일반적으로 정부 정책은 국민에게 이익을 주지만, 이해를 달리하는 특정인에게는 불이익을 줄 수도 있다. 따라서 공익은 특정인에게 주는 불이익을 차감한 국민 전체의 이익이라 할 수 있다.

19세기 중반에 J. Bentham과 J. S. Mill로 대표되는 공리주의자들은 공익의 판단기준으로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제시하였다. 즉,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클수록 좋은 행동이고, 좋은 정책이라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제시된 공익개념이 근대 민주주의 사상과 자본주의 윤리의 기초가 되었다. 공리주의는 효율적 선택을 조장하여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발전시켰다.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은 공공의 의사결정에서 주도적 원칙으로 군림해 왔으나, 요즈음은 개인의 인권이 고양되고 이익단체의 발언권이 강화됨에 따라 부분적 이익이 오히려 우선시 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부 노조나 환경단체 등 과격 단체들의 주장이 관철되어 공동체 전체에는 불이익이 되는 결정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번 ‘타다금지법’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전체 소비자와 산업발전에 미치는 불이익이 택시업계의 이익보다 클 것이 불을 보듯이 분명한데도 택시업계의 현실적 압력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19세기 중반 영국은 자동차를 최초로 상용화하고도 마차산업 때문에 ‘붉은 깃발법’을 만들어 자동차산업을 고사시켰다. 시대 흐름에 역행한 정부 정책은 국민에게 큰 피해를 준다.

정부 정책은 효율성이 높거나 성과가 좋아야 한다. 그 기준도 공익이다. 예를 들어, 예산사업을 선정할 때에는 수많은 사업들 중에서 효율성이 높은 사업부터 선정한다. 필요성이 있어도 효율성이 낮으면 제외된다. 왜냐하면, 효율성이 높은 사업이 더 많은 공익을 창출하는데, 예산은 제약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부 활동은 늘 공익 기준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전통적인 정부 역할 논쟁 중에 공기업의 국유화와 민영화 문제가 있다. 시장의 실패 분야에 정부 기능이 투입되기도 하지만, 선진 국가는 공기업을 가급적 축소하고 오히려 전통적인 국가 기능도 민간 운영으로 전환하고 있다. 공익이 더욱 증진된다고 판단한 결과이다.

국가가 공익을 증진시키는 것은 기업이 수익을 증대하는 것과 같다. 즉, 국가발전이다. 그리고 공익은 결국 사익으로 공평하게 개인에게 분배되므로 ‘공익은 전형적인 개인의 사전적 복지’라고 정의한 학자도 있다. 그러나 공익을 너무 강조하다 보면, 개인의 이익이 부당하게 침해당할 수 있다.

그리고 성과나 이익이 소수에게 지나치게 집중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익의 측정 기준이 양적인 것이 우선되어 질적인 것이 소홀히 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것을 적절하게 조정하기 위하여 공익을 달성하는 절차와 방식이 투명하고 공정하여야 한다.

공익은 공적 문제이지만, 정부 주도보다는 민간 시장 주도로 잘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역사적으로 증명된 사실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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