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특집] '일본 막걸리 열풍'의 주인공, 김효섭 (주)이동재팬 대표
[한상특집] '일본 막걸리 열풍'의 주인공, 김효섭 (주)이동재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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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세계한인무역협회(World-OKTA) 부회장
김효섭 (주)이동재팬 대표 겸 세계한인무역협회 부회장
김효섭 (주)이동재팬 대표 겸 세계한인무역협회 부회장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이날의 인터뷰는 ‘술’ 얘기가 주를 이뤘다. ‘막걸리’ 하나로 일본 열도에서 성공한 남자, 김효섭 (주)이동재팬 대표(58)와의 인터뷰는 지난 7일 비내리는 경기 광명 철산역 인근에서 이뤄졌다.

“일본하면 ‘사케’인데 어떻게 탁주인 막걸리가 먹혔나요?”

기자의 가장 궁금했던 질문에 김 대표는 “10여년 전 한류붐을 타고 한국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과 함께 건강과 미용에 좋다는 마케팅전략이 주효해 일본 여성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시작된 일본 현지의 막걸리 열풍은 2010년 이후 이를 지켜보던 진로와 롯데주류 등 대기업이 뛰어들면서 오히려 좀 수그러들었다.

김 대표가 막걸리를 수입해 일본에 팔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5년이다. 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국제대에서 국제관계학 석사과정을 마친 그에게 우연히 ‘팩 막걸리’가 눈에 들어왔다. 중국과 일본을 놓고 저울질하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교를 다닐 수 있어 일본행을 택한 것이 그의 인생에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된 것이다.

“한 주류박람회 전시장에서 인천탁주의 팩 막걸리를 봤어요. 멸균해서 우유팩 같은데 담은 형태인데 유통기한이 1년 이상이라 수입해 팔면 되겠다싶어 회사를 그만두고 시작했습니다.”

김 대표는 1995년 이동재팬을 설립하고 페트병으로 된 포천 이동막걸리를 수입해 팔다가 1년후 팩 제품이 생산되면서 팩 막걸리도 같이 팔기 시작했다.

“당시엔 일본에 막걸리가 전혀 들어와있지 않았어요. 교포들이 밀주로 빚기는 했으나 그것을 상품화할 생각은 못하고 있더군요. 물론 일본도 청주만 있는게 아니라 ‘니코리자케’라는 탁주가 있어요. 하지만 이 사람들은 감미료를 전혀 넣지않기 때문에 우리 막걸리랑은 맛이 차이가 있어요. 처음 막걸리를 들여와선 주로 한국 음식점을 한군데씩 찾아다니며 팔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비롯된 막걸리와의 인연이 올해로 25년째 이어져오고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때만 해도 주변에서 만류했으나, 지금은 도쿄 한인타운에서 '이동막걸리' 얘기를 꺼내면 그 앞에 데려다줄 정도로 유명인사가 됐다. 현재는 일본 각지의 한국음식점과 통신판매 등을 통해 연 7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거래선은 1000군데 정도로 추산된다.

이동재팬의 막걸리 브랜드명은 ‘니코리 맛코리’다. ‘생긋 웃다’라는 일본어 ‘니코리’와 막걸리의 일본식 발음인 ‘맛코리’를 합성해 만들었다.

김 대표는 원래 30% 정도 갖고있던 이동재팬의 지분을 지금은 100% 인수한 상태며, 이외에도 도쿄·지바현·요코하마 등지에 한식 레스토랑10곳과 쇼핑몰, 부동산임대업까지 포함해 4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엔 ‘후지노모리’라는 위스키 브랜드를 새로 출시했다.

“요즘 일본의 50대 이상은 위스키를 많이 소비합니다. 스트레이트로 마시지 않고, 물이나 탄산에 1대8 정도 비율로 희석시켜 도수를 약하게 해서 마십니다. 양조주인 청주 등에 비해 뒤끝이 깔끔해 건강을 생각해서 그렇게들 마셔요. 일본도 전통주 시장은 갈수록 죽어가고 있어요.”

근래 한일관계를 빼놓을 수 없어 현지 분위기를 물었더니 “일본 현지는 오히려 무덤덤하다”고 전했다. “후지TV 등 일부 언론에서 자극적인 보도를 하는 정도”라고 했다.

“일본도 요즘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갈등 등의 영향으로 경기가 어렵습니다. 아무래도 불안할 수밖에 없지요. 아베노믹스도 끝물에 접어든 듯 하고요.”

인터뷰 말미에 ‘요즘 일본에 무슨 아이템을 갖고들어가면 통할 것 같으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얼마전 쇼핑몰 가게 한군데가 예기치않게 비어 별 기대없이 한국의 핫도그를 들여와서 가게를 냈는데 손님들이 줄을 설 정도로 대박이 났다”며 환하게 웃었다.

‘돈이 붙는 사람은 뭘해도 다르다’는 생각을 하며 비오는날의 인터뷰를 마쳤다.

김 대표는 그 날 저녁 비행기로 도쿄로 돌아갔다가, 오는 22일 재외동포재단 주최로 여수에서 개막하는 ‘세계한상대회’ 참석차 다시 한국을 찾는다. 그는 재외동포 경제인단체인 세계한인무역협회(World-OKTA) 부회장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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