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70% 급감, 업계 어려움 가중...
국내 여행업계, '의문의 1승'에 화색...
편의점업계, 일본맥주 판매 40%나 급락

최근 우리나라의 일본여행 예약이 최대 70%나 줄었다. 예약 취소율도 50%에 달했다. 사진=KBS뉴스 캡처
최근 우리나라의 일본여행 예약이 최대 70%나 줄었다. 예약 취소율도 50%에 달했다. 사진=KBS뉴스 캡처

 

[중소기업투데이 정민구 기자] 일본의 대(對)한국 '경제침략'으로 칭해지는 수출규제로 심화되고 있는 양국 갈등 속에 불매운동이 확대되면서 관광업과 유통업 종사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그것도 하루 이틀이 아니라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 커지고 있다.

22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하나투어의 일본 여행 신규 예약자 수는 이달 8일 이후 평소의 절반 이하인 하루 평균 500명 선으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투어 하루 평균 일본 여행 패키지상품예약자는1100∼1200명 수준이었다. 반토막 아래로 떨어진 수준이다.

모두투어도 이달 들어 18일까지 신규 예약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70%나 감소했고, 예약인원 기준으로는 50%나 낮아졌다. 노랑풍선 역시 이달 들어 18일까지 일본 여행 신규 예약이 전년 동기보다 70% 정도 줄어든 반면 예약 취소율은 50% 폭증했다.

아예 관련 패키지 상품 판매를 멈춘 여행업체도 있다. AM투어는 이번 일본의 '경제침략' 사태로 좌석 점유율이 크게 떨어지자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 전세기를 이용한 일본 시마네현 패키지 상품의 판매를 지난 13일부터 잠정 중단한 상태다. 더욱이 국내 최대 일본 여행 커뮤니티로 회원 133만명을 보유한 ‘네일동’(네이버 일본 여행 동호회)도 운영을 잠정 중단, 여행업계의 찬바람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처럼 우울한 아웃바운드 여행 업계와는 달리 이달 들어 국내 여행 업계와 주요 호텔은 매출이 증가하는 등 반사이익에 희색이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1∼15일 객실 점유율이 지난해보다 10%가량 올랐다. 이외에 서울프라자호텔, 그랜드 하얏트 서울 등 국내 주요 호텔이 5∼10%씩 점유율이 상승한 것으로 잡혔다.

온-오프라인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보이콧 재팬' 운동의 로고. <그래픽디자인=김용길>

 

국내 여행 및 레저 상품 제공업체 '야놀자'의 경우 지난 1~19일 국내 숙소 예약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증가했다. 눈여겨 볼 것은 고급 호텔과 펜션의 예약 비중이 75% 성장했다는 점이다. 레저 액티비티 상품도 전월보다 예약 건수가 2배 증가했다. 숙박상품 판매업체 '여기어때'에서도 같은 기간 숙박상품 판매 건수와 판매 액수가 지난해보다 각각 29%, 4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온라인 쇼핑몰  '위메프'에서도 숙박 및 액티비티 프로그램 등 국내여행 관련 상품이 이달 1~2주 매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중소 여행업체 대표는 "국민들의 정서는 당연히 이해하지만 아웃바운드, 특히 일본을 중점적으로 취급하는 상황에서 회사를 운영하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앞으로 이같은 일본 여행 안 하기 분위기가 최소한 수개월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직원 수를 줄이면서라도 생존하는 게 우선이라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한편 유통업계도 '노노 재팬' 폭풍에 휩싸였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18일 이마트의 일본 맥주 매출은 전월 동기 대비 30.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7월 첫째 주에는 매출 감소율이 24.2%에서 둘째 주 33.7%, 셋째 주 36% 등으로 시간이 지날 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올 상반기 전체 수입맥주 중 매출 2위였던 아사히 맥주는 이달 들어 순위가 6위까지 하락했다. 기린 맥주도 7위에서 10위로 떨어졌다.

편의점 CU에서 1∼18일 일본 맥주 매출은 전월 동기 대비 40.1%나 급감했다. 불매운동 시작 초기 1∼7일 일본 맥주 매출이 전주보다 11.6% 줄어든 것을 봤을 때, 감소 폭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GS25편의점도 같은 기간 24%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세븐일레븐(1~15일)에서도 18% 줄었다.

한 편의점 점주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직원 하나를 줄이기는 했지만 여름철 일본 맥주가 잘 나가는 편이라 이번에 물량도 확보해 놓고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물론 일본 맥주는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맥주가 많아 크게 손실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다른 맥주 판매 증가분보다 일본 맥주 판매량 감소분이 더 커 매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현재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 한국마트협회, 전국중소유통상인협회 등이 일본 제품 판매를 보이콧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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