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교식 숭실대 안전보건융합공학과 부교수
[인터뷰] 박교식 숭실대 안전보건융합공학과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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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분야 전문인력 양성 목표로, 이젠 큰 배 띄울 때”

[중소기업투데이 황무선 기자] ‘인생삼모작’이란 말이 있다. 평균수명이 90세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개인들이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필요성을 나타내는 말이었다. 태어나서 30년 동안엔 열심히 공부하고 자신의 미래를 위해 잘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며, 중·장년의 30년은 직업을 갖고 자신이 원하는 삶의 성공을 거두며, 이것을 근간으로 남은 노년 30년 이상을 건강하고 풍요롭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최근엔 그 의미가 변해 자신의 행복이나 목표를 위해 기존 자신의 일에 변화를 가져가는 보다 적극적인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나름 잘 나가는 공기업 처장 자리를 박차고, 해외강단(터키)의 교수로, 그리고 다시 국내로 돌아와 후학을 가르치며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박교식 교수. 최근 박 교수는 명지대 재난안전대학원을 정리하고 숭실대로 자리를 옮겼다. 나름 오랫동안 터를 잡아왔던 곳이라 그 배경이 궁금했다.

공공기관 떠나 새로운 인생 도전장, 후학 양성 ‘보람’
여수산단 통합안전관리계획, 특성화대학 설립 최우선

 

박교식 교수
박교식 교수

 

■ 명지대에서 숭실대로 갑작스레 자리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그 배경이 궁금합니다.

갑자기는 아닙니다. 사실 제안은 상당히 오래 전에 받았습니다. 숭실대에서는 5월 초 학교로 부임했으면 했는데, 명지대 재난안전대학원생들과 사제지간 이상의 유대감이 있었던 터여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다 학기는 마치고, 가야할 듯해서 7월 초에 자리를 옮기게 된 것입니다.

대학시절 구내매점에서 팔던 노트에 ‘물이 깊어야 큰 배를 띄울 수 있다(夫水之積也不厚 則負大舟也無力)’는 말이 있었습니다. 늘 그 말을 잘 실천하진 못하고, 마음속에 품고만 지냈는데 안전을 오래하면서 저도 모르는 사이에 물이 꽤나 깊어진 듯합니다.

■ 숭실대로 옮겨와 맡게 되신 주요업무는 무엇이며 앞으로 중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은 무엇인가요?

학교에서도 가급적이면 빨리 왔으면 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겠죠? 당장 시급한 것이 현재 숭실대가 중심이 돼 추진중인 ‘여수산업단지 통합안전관리계획수립’을 잘 마무리하는 것입니다.

결론만 말씀 드리면 1차 년도는 정부 필요에 의한 Top-down 방식의 추진이었다면 2차 년도에는 여수지역의 특성을 잘 포함한 Bottom-up식의 지역맞춤형 안전관리 이슈를 발굴하고, 이를 중점 추진해 현장 작동성을 보다 높이도록 할 것입니다.

그 다음 한 호흡 더 길게 보고, 추진하는 것은 학부에 관련학과 설치에 제 경험과 지식을 기여하는 것입니다. 지금 이건호 학장님과 전 김병직 학장님이 공과대학의 특성화를 위해 ‘안전 보건부문’ 학과설립을 추진 중인데 주변의 여러분들과 같이 힘을 모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한국가스안전공사시절 가스안전관리종합체계(SMS)를 직원들과 함께 도입하고, 3년여 동안 관련서류를 심사하며 쌓은 산업체 현장경험과 그 이후 현장지원을 위한 연구개발을 통해 국가지정연구실(NRL)에 선정되며 쌓은 연구경험을 더할 것입니다. 가스안전공사 최초로 장기파견 프로그램인 미국 Texas A&M 대학내 Mary Kay O’Connor 공정안전센터에 파견돼 근무하면서 쌓았던 이론과 경험, 국내외 학술활동에 참가하며 구축한 인적 네트워크, 6회에 걸쳐 개최한 세계장치산업학술대회(WCOGI)의 경험, 美 싸이프러스(터키)에서의 연구 및 공정안전강의 경력도 보탬이 될 것입니다.

■ 숭실대로 옮겨온 후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명지대에는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국내에 돌아와 미력하나마 대외활동을 하면서 안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터전을 마련해 줬습니다. 하지만 재난안전대학원 설립부터 설립 후 운영에 까지 많은 부분 실망한 것도 사실입니다.

숭실대는 안전부문 대해 저에 대한 기대와 지원이 너무 커 오히려 걱정이 되는 면도 있습니다.

■ 안전전문가로 오랫동안 현장에 계셨습니다. 전문가로서 현재 국내 안전분야 가장 큰 현안과 문제점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전문 인력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고급 전문 인력의 부족을 들 수 있습니다. 명지대에 있을 때, 재난안전대학원을 설립하고자 했던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2013~2014년 장외영향평가제도 도입연구와 시범사업을 하면서 관련 컨설팅을 1년 정도 하면서 만났던 수많은 분들이 공통적으로 아쉬워하는 것이 바로 전문가 부족이었습니다.

삼성전자가 표준은 아닙니다만 2014년 삼성이 안전분야 경력직 150여명 채용한 적이 있습니다. 전해들은 이야기로는 그 인원도 한 번에 다 채용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 정도로 당시 우리나라 안전 전문 인력, 특히 고급 레벨의 수요는 공급을 훨씬 상회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추세는 우리나라의 국민 소득이나 의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학부 졸업생들을 양성하는 것만으로는 수요를 따라갈 수 없습니다. 또 간부나 경영진에 대한 고급안전교육의 수요를 충당할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즉 간부나 경영진들을 대상으로 한 대학원과정이 필요한 시점이입니다. 정부가 안전 분야를 지원하는 대학원 프로그램이 몇 개 있지만 앞으로는 훨씬 더 많아져야 한다 생각합니다.

■ 과거 공공기관에 계실 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안전에만 매달리다 보니 일에는 큰 변화를 못 느낍니다. 다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가스안전공사의 경우는 말로 하면 직원들이 자료를 만들어 주었는데, 지금은 거의 대부분을 제가 직접 간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간활용이 대학교는 훨씬 자유로운 점이 있습니다. 이런 인터뷰도 윗선에 보고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죠. 하지만 무엇보다도 다른 점은 제 의견을 소신껏 얘기할 수 있는 점입니다. 이런 점에서 제가 공사를 떠날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준 당시 경영진에게 감사하다는 생각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제가 가진 지식 대부분이 가스안전공사에서 익힌 것인데 반해 현재는 환경부나 행정안전부 등 다른 부처 정책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아쉬운 점입니다.

■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안전에 대한 국민적인 높아졌습니다.

세월호 사고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먹먹합니다. 역설적이지만 저는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새로운 희망을 봤습니다.

동연배의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라면 어땠을까’ 의견을 나누었는데, 대다수가 소위 전문가나 지휘계통의 말을 무시하고 각자 판단에 따라 물로 뛰어내렸을 것이 의견이 모아지더군요.

그래서 지금이 바로 제대로된 전문가가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이 올바르게 지침만 내렸다면, 비교적 질서가 잡힌 체제에서 자라던 우리의 아들딸들은 대부분이 생존했을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사회전분야에 걸쳐 전문가들은 올바른 안전지침을 마련하고, 이 내용들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해야 합니다. 이는 안전 전문가들의 의무이자, 책무라 생각합니다.

■ 산업계와 정부에 안전 전문가이자, 학자로서 당부할 말씀이 있다면?

통섭(通涉)을 주창하신 최재천 교수님이 이대 시절 연재했던 칼럼을 즐겨 읽었습니다.

최 교수님은 재난발생시 사람이 하등동물과 비교해 생존률이 낮은 이유에 대해 논리적인 사고에 익숙해 감각적 대응이 늦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에 대한 대책으로 반복훈련에 의한 조건반사를 들었습니다. 영화 국제시장에서 애국가가 나오자 다투던 남녀주인공이 (망설이다가) 일어서서 가슴에 손을 얹는 장면을 생각하면 될 듯합니다.

저는 여기에 더해서 논리적 사고에 맞춰 학교 교육에 안전과목을 넣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아무리 장래성이 좋은 아이도 생존해서 자라지 않으면 그 뜻을 펼칠 수가 없습니다. 홍콩 경우 수영을 못하면 진학이 안 됩니다. 생존을 위한 안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입니다.

우리나라 공정안전 교재 대부분을 차지하는 美 미시간 공대 Crowl 교수 저서의 번역본입니다. 이 학교 화공과 Pintar 교수도 공정안전을 별도과목으로, 혹은 기존의 과목에 해당 내용을 각각 포함하여 강의한 결과를 이미 1999년 논문으로 낸 적이 있습니다. 이는 미국공학인증에서의 요구사항이 커지는 시점에서 그만큼 안전을 중요시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행정안전부에서 생애맞춤형 교육모듈을 개발 중입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빠른 시일 대학 전공필수로 안전과목을 도입하도록 이 자리를 빌어 건의합니다. 이렇게만 해도 사회적으로 안전을 대하는 태도가 확실히 달라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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