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일방적 가격인상…소상공인 어려움 ‘토로’

하이트진로 ‘참이슬’
하이트진로 ‘참이슬’

[중소기업투데이 박진형 기자] 가뜩이나 장사가 안 되는 식당, 주점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게 됐다. 국내 소주 시장 점유율 1위인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소주 출고가를 내달부터 6.45% 인상키로 한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이하 소공연)는 지난 26일 논평을 통해 “소상공인과 서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일방적인 주류사들의 가격 인상은 주류를 팔아야 하는 소상공인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꼴이나 마찬가지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4일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1위인 오비맥주가 ‘카스’를 비롯한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5.3% 올린 바 있다. 이번 하이트진로의 가격 인상에 따라 주류 업계의 가격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도·소매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소공연은 “소상공인들은 원재료의 인상분을 포함해 가격에 반영해야 하나, 전반적인 경기 불황 여파로 생존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식당에서 파는 소주·맥주 가격을 무작정 인상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통상 원재료의 인상에 따라 인건비, 임대료 등 운영비용을 감안해 식당 판매 주류 가격을 재 책정하게 된다. 하지만, 이럴 경우 소비자들의 불만이 자칫 소상공인들에게 향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주류 업체들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한 인건비 및 원가 상승 요인을 인상 이유로 들고 있다.

소공연은 “소주, 맥주 시장을 선도하는 대기업들이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연쇄적인 물가인상과 소상공인, 서민경제에 심대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주류 가격 인상은 주류 대기업들의 윤리의식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마저 들게 한다”고 말했다.

소공연은 마지막으로 “전반적인 경기 불황으로 소상공인, 서민경제가 어려움에 처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주류업계도 윤리경영 차원에서 가격 인상 요인이 있는 경우 소상공인업계에 협의를 진행하고 최소한의 양해를 구하는 과정을 마련하는 등 이 문제에 대한 주류 업계의 자정 노력과 대안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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