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40% 우선협상대상 인수가 1조6200억원

[중소기업투데이 김영욱 기자]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의 주인이 됐다. 인수가는 1조6200억원이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31일 이사회에서 호반건설을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지분 50.75% 중 40%만 우선 인수하고 나머지 10.75%를 2년 후 매각하는 풋옵션을 부여키로 했다.

산은은 지난 2016년 10월 산은 이사회에서 대우건설 주식매각 추진을 결정했다가 지난 2016년 11월 대우건설 재무제표 의건거절로 매각을 잠정보류했다. 지난해 상반기 흑자전환 확인 후 7월 매각자문사를 선정했다.

매각주관사는 국내외 총 188개 잠재투자자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실시했으며 산은은 매도자 실사를 거쳐 지난해 10월 13일 대우건설 주식매각을 공고했다.

지난해 11월 13일 예비입찰시 13개 투자자가 참여했고 평가기준을 충족한 3개 입찰적격자 중 호반건설이 유일하게 지난달 19일 최종입찰에 참여했다.

산은은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대해 “지난 2016년 10월 제시한 ‘산은 혁신안의 시장가 매각·신속매각 원칙’에 따른 주요 비금융자회사 매각을 활성화하는 계기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전영삼 산은 자본시장부문 부행장은 “당초 대우건설을 인수할 때의 3조2000억원에 대해 1조6000억원이 적어보이지만 현 주가를 감안하면 평균 주가 대비 입찰가액이 30% 프리미엄 붙은 가격인 만큼 헐값매각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호반건설은 어떤 회사

호반건설이 시공능력평가 3위의 대형 건설사인 대우건설을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되면서 이 회사의 연혁과 창업주 등 면면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31일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광주·전남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중견 건설사다. 1989년 직원 5명의 지방 임대주택 사업자로 시작해 지금은 시공능력평가 13위까지 급성장했다.

지난해 기준 자산총액이 7조원을 넘기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재계 서열 47위에 올라 있다.

2017년 말 누적 자기자본이 5조3천억원으로 우량한 재무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1989년 자본금 1억으로 설립된 호반건설은 광주 삼각동 148가구의 임대주택을 시작으로 주택사업에 뛰어들었다.

창업 당시 28세였던 김상열 회장은 IMF 경제위기 때 첫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대부분의 건설업체가 부도 위기를 맞이한 시점에 시공능력과 탄탄한 재무건전성 등을 바탕으로 광주, 호남을 중심으로 성공적인 임대주택 사업의 성공을 이어갔고, 여기에 힘입어 주택분양 사업에 진출할 기반을 갖추게 된 것이다.

이후 호반건설은 2000년대 이르러 전국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2002년 천안, 대전, 울산, 전주 등 전국에서 성공적인 분양 성적을 써 나갔고, 서서히 주택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호반건설은 2005년에는 본격적으로 수도권 사업에 뛰어들었다. 본사를 서울로 이전하고 아파트 브랜드 ‘호반베르디움’을 론칭,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2015년부터는 도시정비사업에도 뛰어들어 서울, 부산 등 알짜 재건축 사업을 수주하고 있다.

호반은 이러한 과정에서 사업 다각화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

호반그룹의 김상열 회장은 신중한 경영스타일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회장은 무리한 사업확장 대신 안정적인 경영을 고수해 보수적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무차입 경영’과 ‘90% 원칙’(이미 분양한 단지의 누적 분양률이 90%를 넘지 않으면 더는 신규분양을 하지 않는다는 뜻)'을 철저히 지킨 경영방식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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