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취임 1개월 간담회
언론 비판에 대해 "부족과 부덕 때문"이라 답해
"남북미술 교류 추진…변변한 책 한 권 없는 한국미술사, 통사 작업"

취임 1개월을 맞은 윤범모(68) 국립현대미술관(MMCA) 신임 관장이 5일 MMCA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화순 기자]
취임 1개월을 맞은 윤범모(68) 국립현대미술관(MMCA) 신임 관장이 5일 MMCA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MMCA]

[중소기업투데이 이화순 기자] "30여년간 미술 현장에서 전문가로 활동하다 보니 이 자리까지 왔다. 정부로부터 받은 '미션'은 아무것도 없다. 누구나 가까이 다가올 수 있는 열린 국립현대미술관을 만들겠다."

취임 1개월을 맞은 윤범모(68) 국립현대미술관(MMCA) 신임 관장은 5일 MMCA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정부의 코드 인사' '공모 과정 불공정'  의혹 등에 대해 "30여년간 미술 현장에서 전문가로 활동하다 보니 이 자리까지 왔다. 두루두루 통섭하는 균형 감각을 보이겠다"라면서 "제 부족과 부덕으로 인한 논란 부분은 훌륭한 미술관을 만드는 데 혼신의 열정을 쏟아 성과로 답하겠다"라고 답했다.

윤 관장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모 과정에서 특혜를 제공했다는 비판에 "저는 임명된 입장이기에 외적인 부분은 제가 무어라 말씀드리기 난감하다. 언론 비판은 제 능력 부족과 부덕 때문"이라고 몸을 낮췄다.

민중미술 진영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에는 "저는 민중미술 장점을 이해하는 입장"이라면서도 "제가 발표한 글 1000편 중에서 민중미술은 10%도 되지 않고, 최근 기획한 전시에서도 오히려 균형 감각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미술관 운영에서) 너무 한 방향으로 기울지 않겠느냐는 것은 기우일 것"이라면서 "두루두루 통섭하는 균형 감각을 보이겠다"라고 강조했다. 특정 대형 화랑에 뿌리를 둔 문화재단 활동 이력을 두고서는 "비영리 순수문화재단이기에 참여했고 미술관에 오면서 법적으로 완전히 사임했다"라고 해명했다.

윤 관장은 개관 50주년을 맞은 미술관의 과제로 '협업하는 열린 미술관' '남북 교류협력 통한 미술사 복원' '국제화 교두보 확보' '한국미술 정체성 확립을 위한 연구 심화' '4관 체제 특성화 및 어린이미술관 강화'를 제시했다.

윤 관장은 특히 "분단 극복, 남북화해 시대에 통일로 가는 길목에서 미술과 미술관이 일정 부분 기여했으면 한다"라면서 "북한의 공적 기관과 교류를 모색해 소장품 교류전, 공동기획 특별전 등의 주제를 개발·추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북측 '공적 기관'이 만수대창작사를 의미하느냐는 물음에는 "정치 환경과도 직결된 문제이고, 상대방이 있는 사안인 만큼 협의가 구체화·가시화하면 말씀드릴 것"이라고 답했다.

윤 관장은 미술관이 주도하는 한국 근현대미술사 통사 작업 계획 또한 밝히면서 "내·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특별 연구팀을 가동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근현대미술사를 망라한 변변한 책 한권이 없는 현실"이라면서 "미술사 연구 역량을 집성해 우리 미술 골간을 이번 기회에 생각해 보자는 것이며 미술관 격을 세우는 데 상당히 중요한 작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0년 가까이 끌어온 미술관 법인화로 학예·전시 인력의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한 것에 대해  "취임하고 보니 가장 큰 문제가 인력이다. 인력 확충과 조직 개편 문제를 관련 부처와 협의하겠다"라고 말했다.

윤 관장은 23년간 가천대(구 경원대) 교수로 재직했으며 한국큐레이터협회장,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장 등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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