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강남서 57회 총회, 24대 회장 선거에서 투표용지 3장 부족.
대의원들 이견 속 중기중앙회에 절차 문의 후 재투표
선관위원장 책임 아래, 구자옥 김형태 후보 5분씩 정견 발표

25일 한국기계공업협동조합연합회 총회에서 제24대 회장으로 선출돼 연임에 성공한 구자옥 회장이 선거 후 인삿말을 하고 있다. [이화순]
25일 한국기계공업협동조합연합회 총회에서 제24대 회장으로 선출돼 연임에 성공한 구자옥 회장이 선거 후 인삿말을 하고 있다. [이화순 기자]

 

[중소기업투데이 이화순 기자] 연합회 회장을 뽑는 총회에서 투표 용지가 부족해 용지를 다시 만들어 재투표하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25일 오전 11시 서울 쉐라톤서울팔래스강남호텔에서 열린 한국기계공업협동조합연합회(이하 기계연합회·회장 구자옥) 제57회 정기총회가 그 자리였다. 전체 대의원중 43명의 대의원이 모인 가운데, 속개된 기계연합회 제24대 회장 선거에는 구자옥 연합회 현 회장(주)디에이치 회장)과 김형태 서울조합 이사장(주)에코셋 회장)이 후보로 나왔다. 이 자리에서 참석 대의원을 각각 호명하고 신분증을 확인하고 투표용지를 나눠주다가 투표용지 3장이 부족한 것이 드러났다.

결국 후보자들끼리 총회장 바깥에서 긴급 회의를 갖고, 심지어 중기중앙회 감사에 전화를 걸어 해결책을 묻기에 이르렀다. 대중에게 스피커를 통해 안내된 중앙회 감사의 답변은 “아니 왜 그러셨어요? 연합회 선관위에서 결정하면 됩니다”는 것.

김형태 후보는 저도 중기중앙회 선거관리본부에 전화를 걸었더니 “누구도 답변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고 말하고, “서울 조합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겠다. 불만이 있다. 오늘 이런 일이 생겼으면, 그냥 정견발표라도 할 기회라도 줬으면 좋았을텐데...제가 절차상의 문제점을 들어서 선거 속개를 반대했음에도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선거하는 것은 반대다. 정견 발표가 없는 선거가 어디에 있나. 다음에 선거해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본다”라고 집행부와 선관위의 선거 진행 절처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기에 이르렀다.

최상곤 선거관리위원장이 사과하고 실수를 인정하고, 부산 대구 등 각지에서 대의원들이 어렵사리 모였으니 투표 용지를 다시 인쇄해서 재투표를 하자고 권했다.

부산지역 조합이사장이 “민주주의는 과정이고 진행이다. 억지로 몰아가려는 것은 잘못된 거다. 오늘은 후보자 한분이 동의하지 않으니 오늘 이것으로 종결짓고 다음에 다시 선거를 하자”고 의견을 냈고, 배명기 연합회 전임 회장은 “선관위원장이 향후 있을 법적 책임까지 진다는 각오로 대의원 전체의 의견을 물어 재투표를 진행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기에 이르렀다.

현재 관련 선거법에는 선거 당일 후보자의 정견 발표는 금지돼 있다. 결국 선관위원장이 선거 관련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천명을 하고, 직권으로 두 후보에게 5분씩 정견 발표 시간을 주기에 이르렀다.

제24대 회장에 도전한 김형태 서울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주)에코셋 회장).
제24대 회장에 도전한 김형태 서울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주)에코셋 회장).  [이화순 기자] 

 

김형태 후보는 “중기중앙회도 후보 선거 전에 지역과 서울에서 총 3번 토론회를 해서 정견도 밝히고 했다. 지역 조합 대의원 선출이 지난주 목(21일), 금(22일)에 했다면서 어떻게 의도적으로, 전 의도적으로밖에 안보인다. 서울 선거를 월요일(25일)에 잡아서 대의원들에게 인사 한번 제대로 할 시간 여유를 안주는가”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하지만 곧 “저는 67세라서 이번이 마지막 기회여서 도전했다. 1986년부터 조합 일을 하고 8년간 서울 조합 이끌면서 합리적으로 일처리 하지 않은 적이 한번도 없었다. 뭔가 잘못한 일은 역사에 남기 때문에 아까와 같은 말씀 드렸던 거다. 중앙회가 지금 법으로 정견발표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너무한 거 아니냐”면서 “우리 연합회의 존재 가치가 있는가? 연합회 발전을 위해 '화합'이 첫번째 필요하고, 두번째는 최대한 수요 창출을 해야한다. 저는 중앙회 부회장도 해봤고 기계산업위원회 위원장도 해보면서 기계산업에서도 우리가 뭔가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나왔다. 또 수요창출 하려면 바깥에 나가야 한다. 제 회사는 미국과 중국에도 진출했다. 국회의원 움직이고 시장, 장관 등을 움직여서 잘못된 법과 시행령 바꿔서 수요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 회장인 구자옥 후보는 “사과 말씀 드린다. 4년 전에 단임 말씀드렸는데 작년초에 8명의 이사장님들이 찾아와서 벌려 놓은 일들 마무리도 해야 하는데 연임해보는 것 어떻겠느냐고 하셔서 마음을 돌려 다시 선거에 나오게 됐다”면서 “바쁜 가운데 오늘 이렇게 일 진행이 되어 죄송하다. 누가 유리하고 불리한 건 없다. 저는 대의원들의 표 앞에 겸허하게 섰다”고 인사했다.

이날 투표를  진행한 결과 총 선거인수 44명 중 43명이 출석해 1번 김형태 후보 16표, 2번 구자옥 후보 27표를 얻어 구자옥 현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한편 기계연합회 산하 지역 조합인 부산과 대구 조합은 21일(목), 울산과 경남은 22일(금)에 총회로 대의원을 선출했고, 25일(월)에 연합회 회장을 뽑는 스케줄이었다. 대의원 중 일부에서는 앞으로 연합회 총회 1주일 전에 지방 총회를 열어 대의원을 뽑아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했다. 또 서울 중기중앙회의 선거는 경제적 여유가 뒷받침되니 지역과 서울에서 사전 토론회를 여러번 하지만, 지방 조합이 참여해야 하는 일반 조합연합회 총회는 당일에 총회도 다 끝내야 하는 만큼, 사전에 회장의 정견도 들을 수 있도록 법 개정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편 이날 선거에 앞서 유한회사 케이디엔텍 송기대 대표이사, 케이시시정공주식회사 박덕규 대표이사, 주식회사하이테크 정태복 대표이사가 중소벤처기업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또 주식회사 에취켓 장규진 대표이사와 주식회사 성일의 박재근 대표이사, 주식회사 에코비젼 이수철 대표가 조달청장 상을 수상했다. 경기인천기계조합 손수형 대리는 한국기계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 상을 수상했다.  이날 총회는 예년보다 길어진 일정으로 오후 2시쯤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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