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오 칼럼]차기 중앙회장 후보는 中企CSR정책 짜야
[이종오 칼럼]차기 중앙회장 후보는 中企CSR정책 짜야
  • 중소기업투데이
  • 승인 2019.02.1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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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

중소기업중앙회는 360만 중소기업의 이해를 대변하는 조직이다. 지금 이 기관의 제26대 수장 선출 선거가 한창 진행 중이다. 중소기업청이 중소벤처기업부로 격상되고, 공정과 상생을 경제정책의 주요 기조로 삼고 있는 문재인 정부 들어 그 위상이 높아진 때문인지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5명의 후보자는 최저임금 결정 3년 단위 변경 추진, 협동조합 지원센터 구성, 회장 직속 조합 민원실 설치, 단체수의계약 부활, 스마트 공장 조성을 통한 지방 협동조합 활성화, 중소기업 현안 입법추진단 설치 등 나름대로의 공약을 제시하며, 한목소리로 ‘중소기업 살리기’를 외치고 있다. 선거인단의 표심은 오는 28일 결정된다.

필자는 각 후보자들이 내건 여러 공약들이 국내 중소기업의 생존은 물론, 경쟁력 향상 지원을 위한, 치열한 고민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각 후보자들의 공약은 우리 시대 기업과 관련, 중요한 시대정신을 하나를 간과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다. 우리 중소기업들이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ship)으로서 존재하기 위해 최소한 어떤 사회적 책임을 수행해야 하는지, 그리고 이를 촉진하고 강화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 더 나아가 사회적 책임을 통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비전을 중소기업중앙회장에 출마하는 후보자라면 제시해 주어야 한다. 이와 관련한 공약을 낸 후보가 한 명도 없다는 점은 실망스럽다.

“당장 생존이 급한데 무슨 사회적 책임이냐”며, 한가한 소리로 일축하는 후보자나 선거인단도 있을 수 있다. 그러한 일축도 충분히 일리가 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조금만 더 국제적 안목을 가지고 본다면, ‘사회적 책임이 기업 생태계를 움직이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고, 그 힘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할 수 있다.

사회적 책임 보고기준인 GRI, 사회적 책임 국제지침인 ISO 26000, UN Global Compact, 책임투자원칙인 PRI, 기후변화‧물‧산림자원 관련 투자자 주도의 글로벌 정보공개프로젝트인 CDP, 국민연금의 도입으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큰 주목을 받은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등이 대표적이다.

사실 중소기업들은 이러한 이니셔티브 대응은 ‘대기업의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다음의 사례는 어떤가.

소규모 가구업체 A사가 미국 글로벌 유통사에 납품을 준비하던 중 CSR 평가를 요청 받고 150만원의 심사비를 들여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외국인 근로자 숙소의 안전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납품이 무산되었다는 소식 말이다.

대한상의가 국내 수출기업 120여개사를 대상으로 한 CSR 리스크 실태조사에 따르면, 수출기업의 54%가 글로벌 고객사에 수출‧납품 과정에서 CSR 평가를 받았고, 5곳 중 1곳은 협력사 선정배제, 해결 후 조건부 납품, 납품량 축소, 거래중단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CSR과 관련된 공급망 관리는 1차, 2차 협력사로 확대되고 있다. 세계적인 흐름이다.

국내 대기업들도 최근 CSR 공급망 관리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추세다. LG그룹이 대표적이다. 필자가 속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에는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국내 중소기업들의 CDP 대응 문의전화가 심심치 않게 온다. 글로벌 기업이 공급망에도 이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반면 CSR이 우수한 중소기업은 공공조달에서 우대를 받을 수 있다. 이른바 사회책임공공조달이다. 서울시는 이를 시행하는 대표적인 지자체다. 정부의 종합심사낙찰제도 사회적 책임을 가점 방식으로 반영한다. 이 지점에서 사회적 책임은 중소기업의 생존과 경쟁력의 문제로 전환된다.

ISO 26000은 조직의 사회적 책임을 지배구조, 인권, 노동, 환경, 공정거래관행, 소비자 이슈, 지역사회 참여와 발전이라는 7대 이슈로 본다. 사회적 책임은 단순한 사회공헌이 아니라는 점에서 인력과 자본 등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이 모든 이슈를 파악하고 대응할 수는 없다. 중기중앙회가 적극 관심을 가지고 주요정책으로 추진해야 하는 이유다.

이 과정에서 정부나 대기업과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중소기업․대기업․정부의 CSR 협력은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 관행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중소기업진흥법과 산업발전법도 각각 중소기업의 사회적책임경영과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촉진을 규정하고 있다. 후보자들은 지금이라도 이에 대한 정책과 비전을 마련해 제시해야 한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 argos6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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