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17일 소상공인연합회와 간담회 개최

17일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오른쪽)와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17일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오른쪽)와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중소기업투데이 박진형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경제부총리로서는 처음으로 17일 소상공인연합회를 방문했다. 부총리가 직접 연합회를 방문해 소상공인들과 간담회를 한 것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면서 고사 위기에 몰린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겠다는 취지였다. 

이날 서울 신대방동에 위치한 소상공인연합회 간담회장에는 '소상공인 현장소통 간담회'라는 플래카드가 붙어있었다. 부총리뿐 아니다. 김학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보까지 왔다.

하지만 이날 과연 현장소통은 잘 이루어진 것일까. 홍 부총리는 "소상공인들의 현장 발언을 경청하겠다. 앞으로 정책 결정에 반영하겠다"면서도 '최저임금 업종·규모별 차등적용 등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기존 정부 입장을 반복했다는 평이다.  1시간이 넘는 간담회를 마치고 나온 소상공인 대표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이날 간담회에서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소상공인들은 단순한 지원과 보호의 대상이 아닌 ‘경제주체’다”라며 “그간 소상공인이 중소기업의 일부처럼 여겨져 사회·경제적 정책에서 소외되거나 소상공인의 현안이 소홀히 취급됐다”고 모두 발언했다.

최 회장은 “소상공인연합회는 법정 경제단체인데도 정부가 운영하는 각종 위원회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앞으로 정부와 소상공인연합회가 긴밀히 소통하면서 다양한 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통로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최근 KT 화재 이후 상황에 대해서도 “소상공인을 임기웅변식으로 지원하는 대상으로 여기면, 소상공인 현안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라며 “소상공인이 혁신의 주체로서 창의성을 발휘해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소상공인들이 혁신성장을 통해 일자리 창출을 할 수 있게 되려면 '공정한 룰'이 필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영세 소상공인의 지불능력을 훌쩍 뛰어넘는 '주휴수당'을 폐지하거나 소상공인의 지불 능력에 맞게 최저임금 인상속도를 조절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와 관련해 “그동안 소상공인연합회가 소상공인의 지불능력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지만,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는 제대로 전달되지도 않았고 정책에 반영되지도 않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끝으로 그는 “부총리께서도 지난해에 '소득주도성장을 계속 추진해 나가되 추진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문제점이 제기됐다면 그 문제점을 조정 보완해나갈 수 있다'고 말씀했기에 기대가 크다”면서 “이러한 현장 소통 간담회를 통해 소상공인 현안을 해결해나가는 데 더욱 큰 역할을 해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미 문재인 대통령도 이와 관련해 “자영업은 이제 독자적인 산업정책 영역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홍남기 부총리는 “소상공인은 우리 경제의 굉장히 중요한 중심 축 중 하나”라며 “앞으로도 경제주체로서의 중요성이 굉장히 크다”고 추켜세우면서도 “오늘 정책을 중점적으로 설명한다기 보단, 처음 마주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소상공인연합회와 여러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전에는 자영업, 소상공인 영역이 중소기업 정책의 일환으로 다뤄왔지만, 앞으로 독자영역으로 보고 사각지대가 없게끔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소상공인 관련 전반 기본법' 제정을 검토 중이라는 점을 재확인시켜줬다. 홍 부총리는 “이 법이 검토 마무리되고 하반기 국회에서 마련된다면 소상공인자영업자 정책이 좀 더 체계적으로 추진되고 사각지대 없이 갖춰지는 데에 기여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는 “정부는 최저임금 관련 결정이 가장 합리적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대단히 중요한 경제정책 축인 소상공인연합회가 최저임금 결정 구조에 대해 의견을 낼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위해 초안을 제시하고 또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소상공인연합회와 오늘 간담회에 참석한 분들이 겪는 어려움이나 정부에 전달하고자 하는 말씀이 있다면, 현장의 정확한 의견으로 수렴해 정책으로 반영하겠다”고도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최승재 회장을 비롯해 김임용 수석부회장(한국가스판매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 곽의택 부회장(한국소공인진흥협회 회장), 권순종 부회장(한국부동산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이근재 부회장(외식업중앙회 서울 종로구지회장), 홍종흔 부회장(대한제과협회 회장), 이병덕 경기도 소상공인연합회장,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회장, 소상공인연합회 김대준 사무총장 등이 참석해 의견을 개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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