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회장, 18일 기자간담회서
“정부, 기본으로 돌아가라” 직언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중소기업투데이 이화순 기자] 지난 4년간 360만 중소기업인들을 대표해 온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퇴임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현 정부의 정책이 반시장적이라는 쓴소리를 낸 것과 관련해 ‘만시지탄(晩時之歎)’ ‘너무 늦었다’란 지적이 일고 있다.

박성택 회장은 지난 18일 기자들과 서울 여의도에서 송년 오찬간담회를 갖고 정부의 시장친화적인 정책을 주문하면서 “정치권이든 정부든 기본으로 다시 돌아가 기본에서 벗어난 게 뭐였고 보완할 것은 무엇인가 성찰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바람직한 ‘정론직언’이었으나, 박 회장의 발언을 접한 관계자들은 “소상공인들이 뙤약볕에서 삭발하고 투쟁할 때 절간처럼 조용하게 침묵을 지키더니 퇴임을 앞두고 뒤늦게 용기가 났나. 아쉽다”는 반응이다.

5대 경제단체장에 속하는 중기중앙회장은 ‘중통령’으로 불릴 정도로 권한과 위상이 커진 게 사실이다. ‘청’에서 ‘부’로 승격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각종 행사에 참석해 TV와 언론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다. 그러나 과연 그 위상과 자리에 걸맞는 ‘중통령’의 책무는 다했는지 묻고 있다.

중앙회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과 노동시간 문제로 상황이 너무 안좋다. 박성택 회장의 간담회 발언을 듣고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면서 “1년 전 이렇게 소신 발언을 강하게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 중요한 시기에 박 회장과 우리 중앙회는 ᆢ중소기업의 대표 기관으로서의 직무를 유기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중앙회를 철석같이 믿고 있었던 360만 회원들을 기망하고 배신했다” “ ‘공정사회’ ‘부의 재분배’ 등을 위해 기업현실을 잘 모르는 정부가 내놓은 설익은 정책을 어떻게든 막거나 수정이라도 했어야 했다”는 의견들도 있다.

또 다른 중소기업인들은 “풍전등화의 상황에서 강 건너 불구경하던 박성택 회장의 태도는 아마도 회장 선거 당시 금품 로비 의혹으로 인한 검찰 내사 등으로 생긴 자격지심 때문일 것”이라면서 “차기 중기중앙회 회장은 힘 있고 당당한 행보를 할 수 있도록 반드시 공명선거로 뽑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박성택 회장이 힘든 코너에 몰린 중소기업인 소상공인들을 위해 마지막 힘을 발휘할지 지켜볼 일이다.  <본지 제28호 1면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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