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보단 기업자율과 시장규범에 맡겨 달라”
“규제보단 기업자율과 시장규범에 맡겨 달라”
  • 박진형 기자
  • 승인 2018.12.03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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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 공정거래법·노동입법 등 6대 현안 국회에 제출
상법·공정거래법·복합쇼핑몰 규제 등 ‘신중입법’
노동입법·규제개혁·서비스산업 육성 등 ‘조속입법’
서울 남대문에 위치한 대한상공회의소 전경.
서울 남대문에 위치한 대한상공회의소 전경.

[중소기업투데이 박진형 기자] 경제계가 주요 입법현안 중 상법·공정거래법·복합쇼핑몰 규제에 대한 신중한 검토를, 반면 노동입법·규제개혁입법·서비스산업육성법 등에 대해서는 조속한 입법을 국회에 촉구했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상의)는 ‘주요 입법현안에 대한 경제계 의견’을 담은 상의리포트를 3일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상의는 리포트를 통해 ▲상법 ▲공정거래법 ▲복합쇼핑몰 관련 규제 등의 3개 법안은 신중한 검토를 ▲금융혁신지원특별법, 행정규제기본법 등 규제혁신법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선을 위한 최저임금법, ▲서비스산업발전법 등 3개 법안은 조속한 입법을 건의했다.

상의리포트는 주요 경제현안과 입법안에 대한 경제계 의견서로, 국회-경제계간 소통 강화를 위해 지난 2016년부터 제작됐다.

상의 관계자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하향추세에 놓인 한국경제를 되돌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해 혁신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기업의 과감하고 자유로운 혁신활동과 신산업 육성을 위한 입법 지원을 국회가 신속히 처리해줄 것”을 촉구했다.

박재근 상의 기업환경조사본부장은 “규제 허들(hurdle)이 여전한 가운데 글로벌 기준보다 더 높게 기업책임을 요구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계류돼 있다”며 “기업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역동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새로운 규제 도입보다는 시장규범이 잘 작동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입법 논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상법 개정안
주주기본권과 주식회사 기본원칙 훼손 우려…시장 감시에 맡겨야

먼저 상의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발의된 상법 개정안을 우려를 표했다. 이미 선진국 수준인 제도를 강화하기보다는 시장 감시에 맡기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상법 개정안 주요 내용은 ▲감사위원 분리선출 ▲집중투표제 의무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전자투표제 의무화 등이다.

상의는 “현행 기업지배구조 관련제도는 선진국 수준이거나 그 이상인 상태로, 해외입법사례를 찾기 어려운 제도를 섣불리 도입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며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보다는 현 제도를 잘 작동시키는 방법을 고민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해외사례를 보면 주주권을 제한하면서 감사위원 분리선임을 의무화한 나라는 사실상 없으며,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한 곳도 선진국에는 없고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어 “2~3대 주주나 해외투기자본들이 이사회에 진출해 회사를 압박, 부당한 이득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며 “투기자본에게 공격 수단만 더 쥐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상의는 “개정안은 주주기본권과 주식회사제도의 기본원칙인 1주 1의결권 원칙에도 어긋난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단기실적주의와 배당우선주의 등으로 미래수익창출을 위한 투자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
“취지엔 공감 but 불확실성 증대 우려”…‘디테일의 묘’ 살려야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에 대해선 “38년 된 법제도를 경제 환경변화에 맞춘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나, 일부 내용은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며 “시장투명성 제고와 기업의 예측가능성 간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디테일의 묘를 살려줄 것”을 요청했다.

‘경성담합에 대한 전속고발제 폐지’는 공정위-검찰 간 이견발생시 조정방안과 고발남용 방지책 마련을 건의했다. ‘정보교환행위 담합 규제’는 기업들이 위법성 여부를 사전에 알 수 있는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형벌조항을 일부 폐지키로 해 바람직하나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더욱 적극적으로 폐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상의는 제도 또는 정책 목표간 상충 문제도 지적했다. 지주회사는 본질적으로 자회사 지분 보유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이번에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지주회사의 자회사까지 확대 적용키로 한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차원에서 장려해야 할 공인법인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은 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고, 대주주의 편법 지배력 확대 소지가 없는 경우까지 과잉 규제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복합쇼핑몰 규제
“득보다 실 클 수도”…“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 후 추진 필요”

복합쇼핑몰 규제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검토 후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국회에는 대형마트와 기업형수퍼마켓(SSM)에 적용 중인 월 2회 의무휴업일을 복합쇼핑몰에도 확대·적용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상의는 “복합쇼핑몰과 전통시장·소상공인은 주업종이 달라 경쟁관계가 크지 않다”며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등 경제적 약자 보호라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복합쇼핑몰 규제 시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상의는 “복합쇼핑몰 규제는 입점상인, 주변상권, 소비자 후생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하게 분석한 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결정구조
최저임금 인상률, 산식(formula)에 기반 한 결정 프로세스 제안

상의는 기업 경영활력 제고를 위해 최저임금법, 규제개혁 입법, 서비스산업발전법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상의는 “현행 최저임금인상률은 노사협상에 의해 결정되는 과정에서 노사갈등과 사회적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며 “객관적 지표와 산식을 통해 예측가능한 결정구조로 바꿔야한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 인상률의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방안으로는 독일, 프랑스처럼 전문가그룹이 객관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산식(formula)에 따라 최저임금의 인상구간을 정하자고 제안했다. 노사는 제시된 구간 내에서 협의를 진행하고, 정부가 노사 협의를 존중해 최종 결정하자는 것이다.

규제개혁법
“혁신기반 재구축 시급”…행정규제기본법 등 남은 규제혁신법 조속 통과 필요

상의는 규제혁신 5법 가운데 아직 계류 중인 2개 법안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규제혁신 5법은 신산업 규제혁신을 뒷받침하기 위해 올해 3월 발의한 ▲행정규제기본법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산업융합촉진법 ▲정보통신융합법 ▲지역특구법 제·개정안이다.

5개 법안 중 산업융합촉진법, 정보통신융합법, 지역특구법은 지난 9월 본회의를,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은 11월말 해당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행정규제기본법만 아직 위원회에서 논의 중이다.

상의는 “혁신기반 재구축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규제개혁”이라며 “행정규제기본법과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을 조속히 입법해 혁신의 터를 마련해줄 것”을 건의했다.

서비스산업발전법
7년째 국회 계류中…“기본법 적용대상 모든 서비스분야 포함해야”

국회에서 7년째 계류 중인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도 조속한 입법을 요청했다.

상의는 “그동안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주력 제조업이 구조적인 하향 추세에 접어든 상황”이라며 “경제구조 선진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서비스산업 발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서비스분야를 기본법의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법안 취지에 부합한다”면서 “국민보건 증진 제한, 안전생명 위협하는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한 별도의 점검장치나 규제를 따로 두는 방식으로 절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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