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정 34회 원코리아페스티벌 조직위원장
페스티벌, 10~11일 일본 오사카서 개최
“미래 재일동포 세대들의 자부심 갖도록 노력해야”

김희정 34회 원코리아페스티벌 조직위원장
김희정 34회 원코리아페스티벌 조직위원장

힘겹게 이끌어 온 평화통일문화 운동 원코리아페스티벌이 어느새 34회를 맞았다.

지금까지 많은 분들이 공익재단법인 원코리아페스티벌을 돕고 응원하는 이유는 재일동포와 일본인들이 서로의 문화를 통해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노래하고 화합과 소통의 장을 마련해 다문화 공생에 기여하려는 염원 때문일 것이다.

나 역시 "힘은 들지라도 가치있다고 생각되는 일에 한 번 쯤 깊이 미쳐보는 것도 의미있는 삶이 아닐까? " 라는 신념으로 원코리아페스티벌에 청춘을 바치다시피 하였다.

나는 일본 오사카에서 10~11일 열리는 제34회 원코리아페스티벌 행사 조직위원장을 맡아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

먼저 10일 오후 3 ~ 6시 일본 오사카시 이꾸노꾸 KCC 회관에서 '화해와 통일로 가는 남북 관계와 동아시아의 평화'라는 주제로 심포지움을 연다.

이튿날 11일 오후 1~6시 코리아타운의 미유키모리 소학교 강당에서 제34회 원코리아페스티벌을 연다. 특히 오후 1~2시에는 김덕룡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의 '‘판문점 선언'의 의의와 남북 정상회담' 특별 강연도 개최한다.

큰 행사를 세 개나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 보니 쓰러지기 직전이다. 일손은 부족하고 해야 할 일은 너무 많다.

'나는 왜 이렇게 열정적으로 이 일을 해 왔고 또 지금도 하고 있는 것 일까?'

2년 전에도 똑 같은 질문을 나 자신에게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의 대답이나 지금의 대답이 똑 같다고 해야 할까.

그 당시 어떤 분이 내게 물었다.“돈을 위해서 해요 아님 명예를 위해서 해요? 왜 이런 힘든 일을 사서 하나요?"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기에 제 스스로 사명감을 가지고 하는 거에요.”

나의 진심을 믿어주고 함께 해준 분 들이 계셨기에 지금까지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그런데 방해꾼들도 있었다. "분명 무엇인가 다른 목적이 있을 거야"라며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기도 했다. 협력해 주기는 커녕 비아냥 거리거나 "종북이다. 행사로 돈 벌어서 대리석 깔고 산다" 등 억지 소문을 퍼트리며 방해까지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행사 준비만 해도 어려움이 큰데,뒤에서 쑥덕대며 헐뜯는이들 때문에 마음에 피를 흘리며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나도 평범한 사람이다보니 이런 험담꾼들 때문에 한때 일본이 너무 싫어지기도 했다. 이유도 없이 헐뜯고 이간질하는 마음이 꼬인 몇 명의 한인들도 꼴보기 싫어졌다.

매일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도 나아지지 않는 빡빡한 삶도 싫어졌다. 그래서 몇 년간 탈출을 감행했다. 일본을 떠나 한국에 거주하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했다.

어느정도 성과를 이루고 내 삶에 자신감도 생겼다. 올 8월에 박사 논문을 완성했다. 힐링을 한 나는 다시 제34회 원코리아페스티벌 조직위원장을 맡아 돌아왔다.

내가 또 다른 나의 삶을 개척하고 있는 동안, 34년 동안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지금까지 원코리아페스티벌을 위해 온몸 바쳐 헌신해온 분이 계시다.

정갑수 원코리아페스트벌 이사장이다. 동료로 나는 그 분을 존경한다. 그의 신념과 목표, 뜻과 의지를 그 누구보다 잘 알기에 올해 다시 원코리아페스티벌을 돕게 되었다.

그러나 앞으로 조직 개편이나 진행 방법 등 깊이 고민하고 수정하지 않으면 안될 많은 문제점이 산재해 있다.

올해 행사를 잘 마친 후 내년 행사를 비롯해 앞으로 원코리아페스티벌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함께 심각하게 고민하고 만들어가야 한다. 나 역시 20년 넘게 원코리아페스티벌을 함께 만들어 온 한 사람으로서 깊이 반성하고 있다.

이제 원코리아페스티벌은 34년 전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지금의 현실과 상황을 냉정히 진단하고 앞으로 재일동포 미래 세대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활약할 수 있는 단체로 확고히 자리매김해야 한다. 그리고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더욱 각계각층에서 활동하고 계신 많은 분들의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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