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당기순이익 '0원 이하' 기업수 40%에 육박...
순이익 100억원 이상 기업수도 12.1% 늘어

[중소기업투데이 정민구 기자] 

지난해 이익을 남기지 못한 기업이 늘어나면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순이익 100억원 이상을 올린 대기업도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이익을 남기지 못한 기업이 늘어나면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순이익 100억원 이상을 올린 대기업도 큰 폭으로 늘었다. <사진=자유경제원>

지난해 기업들 수익이 마치 우리 사회 '소득 양극화' 심화와 같이 '부익부 빈익빈' 양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난해 이익을 남기지 못한 기업이 늘어나면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순이익 100억원 이상을 올린 대기업도 큰 폭으로 늘었다.

6일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0원 이하'라고 신고한 법인은 26만4564개로 전년(24만916개)보다 10% 가까이(2만3648개, 9.8%)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0원 이하라는 것은 1년 동안 회사를 경영했지만 순이익을 전혀 남기지 못했거나 손해를 봤다는 뜻이다.

지난해 순이익 0원 이하 법인은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익을 남기지 못했거나 손해 본 기업 수는 전체 법인세 신고 법인(69만5445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8.0%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2년 37.2%였던 순이익 0원 이하 법인의 비중은 2014년 36.9%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2015년 37.2%, 2016년 37.4% 등 3년째 상승세다. 이익을 냈지만 1000만원이 넘지 않은 법인은 8만5468개였다. 순이익 0원 이하 법인에 이들까지 합치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넘어선 50.3%다.

이와는 반대로 순이익 100억원 이상 법인은 2394개로 전년(2136개)보다 258개(12.1%)나 늘었다. 증가 속도로 보면 같은 기간 전체 법인세 신고 법인 증가율(7.8%)뿐만 아니라 순이익 0원 이하 법인의 증가 속도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법인세수는 전년보다 7조1000억원 늘어난 59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는 "상장 법인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세수가 개선됐다"는 분석을 내놨지만, 정작 일부 대기업에만 쏠린 '성장'이었던 셈이라 양극화가 더욱 심각해졌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자산 5조원 이상 공시 대상기업집단의 순이익은 전년 지정집단의 2배에 달하는 100조2000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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