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 빅데이터 없어 대책마련 시급
‘2004평양무역상담회’ 교훈 되새겨야
중국‧북한‧DMZ통과하는 관광 상품 연계
한상대회, 북한 경제정책 담당 초청

지난해 서울 광진구 광장동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제22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 폐회식에서 박기출 회장(가운데) 및 참석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 광진구 광장동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제22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 폐회식에서 박기출 회장(가운데) 및 참석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투데이 박철의 기자] 최근 남북경제협력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한상(韓商)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정부통계 기준 재외동포는 2018년 현재 740여 만명. 이 가운데 한상은 줄잡아 150만 정도로 추산된다. 한상의 자본이 국내 GDP의 10%수준에 불과하지만 한상은 남북 경제협력은 물론 장기적으로 통일국가 및 통일경제의 밀알이 될 수 있다는 각계의 목소리다. 이를 위해 국내중소기업과 한상(韓商), 그리고 외국자본이 결합된 남북경협이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상의 대부로 불리는 한창우 마루한 회장은 2011년 코엑스에서 열린 한상대회장에서 “한일양국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전 재산을 내 놓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처럼 전 세계의 한상 억만장자들은 손가락으로 셀 수가 없다. 마루한은 연 매출 30조 원을 넘어 이제 50조 원에 도전하고 있다. 2016년 포브스 일본어판이 발표한 ‘일본 억만장자 톱 50’에서 9위를 기록한 바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남북경협 관련, 개성공단 운영에 대한 노하우도 있지만 개성공단 폐쇄에 따른 쓴 맛도 봤기 때문에 국내외 합작자본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문제는 한상과 관련된 정부의 정확한 빅데이터가 없다는 점이다. 이는 한상이 곧 환상(幻商)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상존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의 화상(華商)은 중국이 G2국가로 발돋움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중국의 개혁개방의 상징인 심천의 경우 동남아 화상 자본이 만들어낸 도시다. 정부가 나서서 한상의 자본을 남북경협의 불쏘시기로 활용해야 하는 이유다.

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한우성 재외동포재단이사장은 “오는 10월 인천에서 열리는 한상대회에 북한경제정책 담당자를 초청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고민하고 있다”며 “이 문제는 정부 당국자와도 사전조율을 해야 하는 만큼,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는 말로 조심스러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남북경협과 한상의 연계방안은 남북문제가 순조롭게 진행돼야 함을 전제로 내걸었다.

박기출 세계한인무역협회 회장
박기출 세계한인무역협회 회장

박기출 세계한인무역협회장은 “재외동포를 한민족 경제 자산으로 결집시키면 이스라엘을 든든하게 후원하는 유대 상인과 엄청난 자금을 조국에 투자하는 중국 화상(華商)을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며 “정부와 국내 기업, 한상이 협력한다면 그렇게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18한상대회장이기도 한 그는 “한상들은 외국의 여권을 소지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왕래가 내국인보다 훨씬 쉽다”며“남북경협의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한상들도 북한에 투자하는 사례가 적잖게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회장도 올 가을 한상대회에 북한의 남북경협 담당자 초청과 관련, “현재 상황에서는 생각해 보는 정도”라며 말을 아꼈다.

임채완 재외동포연구원장
임채완 재외동포연구원장

임채완 재외동포연구원장은 “이번 북미정상회담에 따른 미국의 가이드라인이 제시된 만큼, 정부는 긴급예산을 편성해 재외동포단체 및 기업인 등과 연대한 TF팀을 꾸려 남북경협을 주도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이어 “한상과 외국기업, 한상과 국내기업 등 다자간 투자협력 체제를 통해 남북경협 사업을 해야만 남북간의 정치적 문제로 인해 개성공단이 폐쇄되는 우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은 보다 현실적인 방안을 내놓았다. 그는 “한국의 제조업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그 대안으로 한상을 비롯해 740만의 재외동포들을 대상으로 중국을 거쳐 백두산‧금강산‧평양‧DMZ으로 들어오는 관광 상품을 만들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도 남북경협을 간접적으로 활성화시키는 방안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세계한인무역협회는 2004년 10월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42개국 162명의 한상들이 OKTA 평양무역상담회를 열었다. 당시 북한 당국은 World-OKTA를 믿을 수 있는 국제무역의 통로로 삼고 해외동포 기업인들의 투자 유치를 위한 조치였지만 이후 사업이 중단됐다. 당시 뒷거래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의 상황과 지금은 확연히 다르다. 이에 북한은 현재 남한의 자본보다 해외동포 자본가들에게 손을 빌릴 공산이 크다는 게 한상들의 판단이다.     박철의 기자 tie24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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