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 장관, 하나로마트 성남점 방문·현장점검
소비자가 내려도, 도매가 고공행진...유통구조 점검 필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가운데)이 25일 하나로마트 성남점을 방문해 정부의 물가 안정대책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가운데)이 25일 하나로마트 성남점을 방문해 정부의 물가 안정대책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중소기업투데이 노철중 기자] 정부가 지난주부터 1500억원 규모 ‘긴급 농축산물 가격 안정자금’을 시장에 공급한 이후 가장 높게 가격이 치솟았던 사과·배 가격이 일주일 전보다 10%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원금만 공급하는 방식은 단기 미봉책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자 정부는 자금 지원 대상 확대,  유통구조 개선 등 추가 대책을 내놓았다.

현재 사과·배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는 현상, 즉 ‘후르츠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여전히 과일 중·도매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며, 지난해 이상기후 영향으로 생산량이 급감한 사과·배 가격이 올해 추석 전후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는 가운데, 정부 대책의 효과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사과 10개 소매 가격은 2만4250원으로 일주일 전 대비 11.6% 내렸다. 같은 기간 배 10개 가격은 13.4% 내린 3만9312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하나로마트 성남점을 방문해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나섰다. 정부는 3월 중 납품단가 지원 및 할인지원을 확대하고 aT는 과일 할당관세, 과일 직수입 등을 통해 물량을 확보해 시장에 대량 공급할 계획이다.

소비자가 선호하는 수입 과일을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에 최대 20%까지 할인해 공급하고 3월 중 바나나 1400여 톤, 오렌지 600여 톤 이상을 공급할 계획이라는 게 aT의 설명이다.

정부 지원금 1500억 원은 납품단가 지원 755억 원, 할인 지원 450억 원으로 구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755억 원은 생산자에게 지원하고 450억 원은 대형마트 등이 할인을 진행할 경우 지원해 주는 구조다.

하나로마트를 포함한 국내 민간 대형마트들은 정부의 정책에 협조한다는 계획이다. 국산 과일 할인 행사뿐만 아니라 aT로부터 공급받는 수입 과일도 적극적으로 매입해 판매할 방침이다. 여기에 더해 마트 자체 할인을 적용해 소비자물가 안정에 기여하겠다는 게 대형마트들의 공통된 방침이다.

이마트는 지난 20일부터 주요 수입과일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
이마트는 지난 20일부터 주요 수입과일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

 정부, ‘과수산업 경쟁력 제고 대책’ 마련

민간기업인 대형마트들도 나서 물가 안정화에 나섰지만, 이같은 정부 대책이 임시방편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사과·배의 중·도매가격이 여전히 내려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과 10㎏의 중·도매 가격은 9만1780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1.0% 올랐다. 배 10㎏도 10만8600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7.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매 가격은 중간 도매상이 소매상과 소비자 등에게 판매하는 가격이다.

이렇게 중·도매 가격이 내려가지 않으면 한계가 있는 정부 지원이 중단되면 다시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상기후에 따른 냉해 등 각종 농작물 피해에 강한 품종 개발, 갑작스러운 농작물 피해에 대비한 과학적인 비축 계획 마련, 유통 구조 개선 등 종합적인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는 농산물 물가가 안정될 때까지 안정 자금 지원을 계속하는 한편, 지원 대상을 중소형 마트, 온라인쇼핑몰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4월 초까지 과일 할당관세 품목을 현재 24종에서 29종까지 신속히 확대하고, 과일 직수입도 바나나·오렌지 2종에서 파인애플·망고 등 11종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작황 부진에 따른 가격 급등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계부처 합동으로 생산-유통-소비 등 단계별로 근본적인 ‘과수산업 경쟁력 제고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냉해 등 재해 예방시설 보급을 대폭 확대하고, 신규 재배적지를 중심으로 기존 과수원 대비 생산성이 2배 이상 높은 차세대 과수원 단지를 집중 조성할 방침이다. 또한, 올해 10만5000t 수준인 사과·배 계약재배 물량도 대폭 확대하고 농수산물산지유통센터(APC)의 선별·저장시설을 확충해 수급 관리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