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 新기술 개발, “이질감, 염증·감염 등 기존 BCI 부작용 해소”
뇌조직처럼 부드러운 인공전극, 뇌에 이식, 부작용 최소, 사용시간 늘려
다양한 뇌질환 환자 및 일반 사용자에게 광범위 활용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형성 기술. [기초과학연구원]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형성 기술. [기초과학연구원]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은 의사소통이 어렵거나 몸이 불편한 환자에게 도입되면 자유롭고 정확한 의사 표현을 도울 수 있다. 최근엔 일론 머스크의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가 뇌에 컴퓨터 장치를 이식, 생각만으로 컴퓨터의 마우스를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

국내에서도 최근 뇌파를 통해 외부 기계가 전자기기를 제어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를 위한 한층 발전된 기술이 선보였다. 기초과학연구원 나노의학 연구단 등은 “공동으로 뇌 조직처럼 부드러운 인공 신경 전극을 쥐의 뇌에 이식하고, 3D 프린터로 전자회로를 두개골 표면에 인쇄해 뇌파(신경 신호)를 장기간 송수신하는 데 성공했다”며 이 기술을 공개했다.

이를 위해 연구원이 개발한 새로운 기술의 핵심은 뇌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감지하는 삽입형 신경 전극과 감지된 신호를 외부 기기로 송수신하는 전자회로다.

기존에는 딱딱한 금속과 반도체 소재로 이뤄진 전극과 전자회로를 사용하다보니, 이식한 후 이질감이 크고, 부드러운 뇌 조직에 염증과 감염을 유발하기도 했다. 또한, 뇌에 발생한 손상이 신경세포 간 신호 전달을 방해, 장기간 사용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었다.

그 때문에 지금까지 개발된 BCI 장치들은 뇌질환 말기 환자들의 치료를 위한 최후의 수단 정도로만 여겨졌다.

그러나 연구진은 고형의 금속 대신, 뇌 조직과 유사한 부드러운 갈륨 기반의 액체금속을 이용해 인공 신경 전극을 제작했다. 제작된 전극은 지름이 머리카락의 10분의 1 수준으로 얇고, 젤리처럼 말랑해 뇌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어 3D 프린터로 두개골 곡면에 따라 전자회로를 얇게 인쇄한 뒤 뇌에 이식했다. 이렇게 구현한 BCI는 사용자가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얇아서, 마치 문신처럼 이식 후에도 두개골 외관에 별다른 이상을 일으키지 않았다. 이는 “기존 전극의 이물감과 불편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라는 평가다.

BCI 신경신호 검출 기술. [기초과학연구원]
BCI 신경신호 검출 기술. [기초과학연구원]

연구진이 구현한 인터페이스는 또 여러 개의 신경 전극을 이식할 수 있다. 그래서 다양한 뇌 영역에서의 신호를 동시에 측정할 수도 있다. 또한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사용자의 뇌 구조에 맞는 맞춤형 인터페이스 설계를 할 수 있다. 나아가선 유선 전자회로를 사용한 기존 기술과 달리, 무선으로 뇌파를 송수신할 수 있어 환자의 일상생활 속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과정에서 쥐 모델을 활용한 동물실험을 통해 체내 신경신호를 8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딱딱한 고체 형태인 기존의 인터페이스로는 신경신호를 1개월 이상 측정하기 어렵다”고 기술적 진화를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천진우 나노의학 연구단장(연세대 특훈교수), 박장웅 교수(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 그리고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정현호 교수, 장진우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연구를 이끈 박장웅 교수는 “뇌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도 33주 이상 신경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개발했다”면서,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뇌전증 등 다양한 뇌질환 환자 및 일반 사용자에게 광범위하게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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