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 ‘러브콜’ 보내는 전통시장 늘어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의 ‘힘’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12호점인 인천 장승백이 시장. [이마트]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12호점인 인천 장승백이 시장. [이마트]

[중소기업투데이 노철중 기자]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국내 주요 대형마트가 진행하는 동반성장 프로그램이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유통공룡’이라는 대형마트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을지 주목된다. 최근 오히려 전통시장에서 먼저 제안해 대형마트와 협업을 추진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그동안 대형마트들이 이미지쇄신을 위해 들인 노력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유통업계에서 농가, 전통시장, 중소기업 등은 약자일 수밖에 없다. 대기업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넓고 쾌적한 쇼핑 공간, 다양한 제품군, 각종 편의시설 등을 제공한다. 심지어 가격도 좀 더 싸다. 전통시장 및 소상공인들은 이러한 이유로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대형마트가 인근에 들어서는 것을 결사 반대해왔다.

정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간의 갈등을 해소하고자 ‘동반성장’을 목표로 대기업의 상생 노력을 독려하고 중소기업과 전통시장을 보호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백화점·대형마트 주말 의무휴업 제도다. 최근에는 의무휴업일을 주말에서 평일로 옮기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아직 국회에서 해당 법안이 통과된 것은 아니지만 일부 서울 자치구에서는 이미 시행하고 있으며 정부도 의지를 보이는 상황이어서 제도가 어떻게 바뀔지는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주말 의무휴업 제도가 시행된 지 10년이 넘었고 이제는 시장 환경의 변화로 인해 그 효과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전통시장에서는 오히려 대형마트로 인해 유동인구가 늘어나 시장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상인들 마음 움직인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국내 3대 대형마트는 각각 상생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롯데마트는 ‘1점 1전통시장’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홈플러스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마트의 상생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이마트는 전통시장 내에 대표 PB 스토어인 노브랜드 점포를 오픈해 젊은 인구의 시장 방문을 활성화하는 상생스토어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충남 당진 전통시장에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1호점을 오픈했고 현재는 16호점까지 오픈한 상태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판매 품목을 시장 상인회와 사전 협의해 기존 상인들의 주력 상품은 제외하고 시장 내 부족한 상품은 더해 시장 방문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전략으로 시작됐다. 또한 ‘희망놀이터’, ‘키즈라이브러리’로 대표되는 아동시설을 배치하고 청년마차 등 청년 사업자를 지원해 20~30대 젊은층도 자주 찾도록 해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코로나19로 인해 출점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2021년 11월 가평 잣고을시장에 16호점을 오픈했다. 지자체와 전통시장에서 먼저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입점 제안 문의가 있는 만큼 추가 출점도 기대된다.

10년 가까운 노력 효과 보나

이마트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이외에도 국산 농산물을 재배하는 농가를 지원하는 ‘국산의 힘’ 프로젝트도 운영하고 있다. 우리 땅에서 나는 농산물이 상품 개발로 이어지도록 농가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선정된 상품은 생산자가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좋은 품종 개발에 집중하고 다양한 시도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이마트에서 전량 매입해 농가의 적정 수익을 보장하고 있다.

또한 건강한 방법으로 재배된 토종 품종이 고객들에게 더 긍정적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상품 포장 패키지 개선과 다양한 마케팅 활동, 친환경 인증과 패키지 개발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국산의 힘 지정 상품은 지리산 캠벨포도, 김제 스마트팜 딸기 등 과일뿐만 아니라 채소, 축산, 수산 등 다양하며 매출액도 꾸준히 늘어 2022년 688억 가량을 달성했다.

유통업계 지형은 현재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하는 중이다.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반면 온라인 유통업체의 매출은 상대적으로 급성장하는 추세다. 일각에서는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위기가 과거 앙숙이었던 대형마트와 유통시장의 관계를 협력 관계로 만들어놨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더해 이마트와 같은 대형마트의 상생 노력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특히 유통업계의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만큼 협력의 중요성도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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