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연구소, “금리인하 등 통화정책 가시화까지 좁은 레인지서 등락”
금통위 9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 “점진적으로 금리하단 낮아질 것”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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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금융통화위원회가 9회 연속으로 “물가 목표에 수렴해야 한다”고 신중론을 내세우며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에 “시장금리는 당분간 통화정책 전환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좁은 레인지에서 등락을 거듭할 전망”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분석 기관 중 한 곳인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2일 “2월 금통위는 물가상승률이 둔화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여전히 목표 수준인 2%에 도달하는 것을 확신하기엔 불확실성이 높다고 판단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시켰다”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이에 따르면 금통위는 지난 1월과 대체로 유사한 톤을 유지한 가운데 향후 국내 경기 전망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구조조정의 영향’ 을 추가하며, 이를 성장 하방 리스크로 명시한 것이 동결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전일 공개된 1월 미 연준 의사록에서 주요 연준 위원들이 금리 인하와 관련해 아직은 신중한 입장임이 확인되었다”면서 “이에 대외 금리 상승 압력이 부각되며 당일 시장금리는 상승기조에서 출발했으나 ,곧 하락세로 전환했다”고 전했다.

연구소는 “한은의 물가 평가가 다소 긍정적으로 개선된 점과, 근원물가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점, 그리고 금통위원들이 금리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의견이 확인되는 등 2월 금통위에 대한 비둘기파적 해석이 부각되면서 시장금리는 하락세로 전환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미 연준의 보수적 입장의 영향을 일부 받고 있음에도, 한은의 긍정적 물가상황 평가가 더 큰 중력으로 작용하면서, 결국 하락세를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한편 금통위는 일단 수정경제전망에서는 “소비 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 모멘텀이 약화된 반면, 수출이 예상보다 양호하다”고 판단, 2024년 성장률을 지난 11월 전망치 2.1%에 부합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2024년 물가상승률의 경우 “더딘 소비 회복세 등으로 근원물가 중심의 완만한 둔화 추세를 이어가겠으나, 농산물가격 상승 등으로 당분간 둔화 흐름이 주춤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1월 전망치 2.6%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했다. 근원물가는 미약한 내수압력 등으로 지난 11월 전망치 2.3%보다 2월엔 하향 조정된 2.2%로 제시했다.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향후 3개월 금리 정책에 대한 금통위원들 중 3명이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을 주장했고, 나머지 5명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음을 설파했음을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같은 상황에서 당일 시장금리는 한국은행의 근원물가 전망 하향과 비둘기파적 포워드 가이던스로 인해 하락했다”면서 “내수 회복 지연이나 수출 개선 등 경기상항이나, 기준금리의 예상 금리인하 폭과 기간 등을 감안하면, 이번 (통화)정책 전환기는 1998년 이후 이어진 금리인하 사이클 6회 중 2003년 카드사태 당시와 유사한 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2003년 당시 기준금리 인하의 경우, 전반부와 후반부에 3년물 국채금리가 기준금리에 가깝게 접근, 점진적으로 (금리상승과 인하 범위인)밴드 하단을 낮춰가는 모습이 이번 사이클에서도 재현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연구소는 “당시 기준금리가 시장금리의 하단 역할을 했던 것과 달리, 금번 인하 사이클의 경우는 다를 것”이라며 “즉, 대외금리의 방향성과 채권시장의 선(先)반영 흐름 강화 등으로 기준금리가 시장금리 (밴드) 상단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당시와는 상반된 추세를 예상했다.

연구소는 또 “실제 금리가 인하되기 전까지는 시장금리 낙폭이 확대될수록, 향후 예상되는 금리인하 속도나 폭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만약 상방압력이 강화되어 금리가 상승 할 경우는 연내에 금리인하 베팅에 의한 하방압력이 부각되면서 일종의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론적으로 연구소는 “대내외 통화정책 여건을 감안하면, 현재의 시장금리는 레인지 상단에 근접한 수준으로 판단한다”고 더 이상의 상승 가능성을 배제하며, “미(美) 채권시장에 반영된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최근 약화되면서, 대외 금리 상승 압력 또한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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