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139만원, 전년대비 24만원 가격↑, 고가위주 심화
소비자연맹 조사, ‘삼성, 애플 양분된 시장, 100만원 이상 80%’
고가위주 시장 개선 위해 ‘자급제폰’ 확대, 경쟁 활성화 필요

갤럭시 S22 모델. [테크레이다]
갤럭시 S22 모델. [테크레이다]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국내 단말기 시장에선 여전히 비싼 플래그십(상징적 브랜드) 단말기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애플로 양분화된 시장에서 고가 위주의 판매가 날로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소비자연맹이 실사를 벌인 결과 국내시판 5G 단말기 164개의 평균가격은 139만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조사결과에 비해 24만원이나 상승, “소비자의 단말기 선택권은 제한적인데 부담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소비자연맹은 그 원인 중 하나로 국내 스마트폰 단말기 시장의 변화를 들었다. 즉, 2021년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에 따라 삼성전자와 애플 두 기업이 주도하게 되면서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제조사 또한 삼성전자와 애플 두 곳만 남았다.

국내 제조사 공식몰과 이동통신 3사 공식몰을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 단말기는 45.1%, 애플 단말기는 54.3%를 점하고 있다. 다른 제조사로는 샤오미 한 곳(0.6%)뿐이다. “다른 나라와 달리 화웨이나 비보와 같은 다양한 제조사의 스마트폰을 구매하기 어려운 실정”이란 지적이다.

2022년 이전만 해도 SKT와 LGU+도 판매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SKT에서 판매하는 샤오미 스마트폰이 유일하다. “이러한 양강구도의 국내 단말기 시장 형태는 경쟁사의 부재로 인해 단말기 가격 조정의 여지가 제한돼 소비자들에게 추가 비용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2개 제조사에 의존하는 소비자들은 다양한 브랜드와 모델의 단말기를 선택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에게 적합한 기능과 디자인을 가진 중저가 제품을 찾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고가형 플래그십 위주, 소비자 선택권 제한

각 판매처(제조사 및 이동통신사)에서 판매하는 5G 단말기의 가격대별 유형을 살펴보면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플래그십 단말기가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조사보다 플래그십 단말기는 약 7%p 증가, 고가 단말기 위주의 시장을 심화시킨 주범으로 꼽혔다.

판매 5G 단말기 대비 플래그십 단말기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LGU+(92.3%)였으며, 뒤를 이어 제조업체 공식몰(86.5%), SKT(85.1%), KT(76.5%)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저가형 단말기의 경우 판매비중이 전년대비 평균 약 7% 감소했다.

저가형 단말기 판매 비중이 높은 곳은 KT(23.5%), SKT(14.9%), 제조업체 공식몰(13.5%), LGU+(7.7%) 순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연맹은 “조사 결과 모든 판매처에서 고가형 단말기의 비중은 늘고 저가형 단말기의 비중은 감소했다”면서 “저가형 단말기의 수는 플래그십 단말기의 1/4 수준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저가형 단말기의 선택권이 제한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아이폰 13 프로. [어도비 스톡]
아이폰 13 프로. [어도비 스톡]

지난해보다 단말기 가격 약 24만원 비싸져

단말기 평균 가격 또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되고 있는 단말기의 평균가격은 139만8083원으로 전년도(2022년) 조사 평균 가격인 115만5421원보다 약 24만원 가량 비싸졌다.

특히 플래그십 5G 단말기의 평균가격은 155만957원으로 전년도보다 21만원 증가한 반면 저가형 5G 단말기의 평균가격은 55만904원으로 전년도보다 약 2만원이 값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각 판매처별로 보면 저가형 단말기는 많게는 10만원 가량, 적게는 2만원 가량의 가격 변동 폭이 생겼다. 반면에 플래그십 고가가형 단말기는 모두 20만~30만원 가량의 변동 폭을 보였다.

따라서 “고가형 단말기 출시 증가뿐만 아니라, 고가형 단말기 가격 자체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5G 단말기 구매에 대한 소비자 부담이 상당할 것”이란 설명이다.

최근 정부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와 지원금을 통해 단말기 구입 부담 경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단말기 가격이 계속 높아지면 통신 요금을 낮춰도 소비자의 통신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고가형 단말기 위주의 시장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국내 이동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의 적극적인 변화가 요구된다”는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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