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부자가 생각하는 富의 기준은 약 100억원
富 형성 일등공신은 부동산, 부동산 선호 지속될 전망
부자 10명 중 6명은 상속형 부자...
상속‧증여는 부동산에서 금융자산으로 확산
40대 이하 영리치, 부동산 보다 금융자산 비중 높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대한민국 부자보고서' 단행본 발간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대한민국 부자가 생각하는 부(富)의 기준은 약 100억원이며 이는 해마다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들의 부(富) 형성 일등공신은 부동산이며, 부동산 선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또 부자 10명 중 6명은 상속형 부자이며, 최근 상속‧증여는 부동산에서 금융자산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부자 연구 10년을 망라한 ‘대한민국 부자보고서(Korean Wealth Report)’ 단행본을 발간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07년부터 매년 ‘대한민국 부자보고서’를 발간해 왔으며, 올해에는 해당 보고서가 외부로 공개되기 시작한 2012년부터의 연구결과를 단행본으로 발간했다.

특히, 이번 단행본은 지난 10여 년 동안 우리나라 부자들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부자의 자산형성 과정과 자산관리 방법 등 다양한 시각에서 부자의 모습을 담았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PB(Private Banker)와 손님 인터뷰를 추가해 생생한 이야기를 엿볼 수 있게 했다.

얼마가 있어야 부자인가?

부자는 스스로를 부자라고 인식하지 않고 있으며, 10명 중 2~3명 정도만 스스로를 부자라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부자가 생각하는 ‘부자의 자산 기준’도 일관된 흐름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부자의 자산 기준을 100억 원으로 생각하는 비율이 2020년 28%에서 2022년 46%까지 상승해 의견이 모아지는 추세다. 또한, 2022년부터는 부자의 기준을 300억 원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10%를 넘기 시작해 초고액 자산가가 대두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부자가 보유한 총 자산의 절반 이상은 부동산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부자의 부동산 비중이 15%인 것과 비교하면 3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부자의 95%가 자가를 보유하고 추가 부동산을 보유한 비율도 절반을 훨씬 상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10년간 주택가격이 약 40% 상승했고 부동산 펀드 규모도 7배 이상 성장한 점을 고려할 때, 부동산투자가 부를 일구는데 큰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다. 부자들에게 부동산은 자산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가장 적합한 투자처이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다른 투자자산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 됐다.

부자는 높은 수익률보다 잃지 않은 투자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따라서 정부정책을 비롯한 세제 변화, 국내외 투자 환경 변화 등 외부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10% 이상 수익을 낸 부자는 10명 중 3명꼴로 일반인의 2.4배에 달했다. 부자는 팬데믹 초기 유동자금을 확보하고, 주가가 상승하면서 간접투자를 줄이는 대신 주식 비중을 확대했다.

또한,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경기침체 등 불안이 지속되자 예금, 채권 등 안전자산과 외화자산(달러)으로 관심을 돌렸다.

부자는 투자를 결심하면 주저 없이 과감하게 실행에 옮겼다. 실제로 팬데믹 기간 내 적극적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변경한 부자가 그렇지 않은 부자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자 10명 중 6명은 상속형 부자

지난 10년간 부자의 소득 원천을 보면 근로소득 비중은 점차 증가하고 재산소득 비중은 감소했다. 그렇다고 스스로 부를 일군 자수성가형 부자가 더 많아진 것은 아니었다. 부자 10명 중 6명이 상속형 부자인 것은 지난 10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

상속‧증여 수령시점은 2018년까지 40대 이후로 늦어지는 추세였으나 팬데믹 이후에는 미성년자 주식 보유 비중이 크게 늘어나는 변화를 보였다.

또한, 2021년 다주택자 대상 세금부담이 커지면서 증여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등 부자는 세금공제 한도와 자산가치 변화 등을 고려해 이전 시점을 계획했다.

과거 대표적인 상속‧증여 자산의 유형은 부동산이었으나 최근에는 현금‧예금 또는 신탁상품을 활용한 증여도 확산되는 추세였다. 특히, 가족 간 분쟁 없이 안전하게 상속재산을 가족에 물려줄 수 있는 유언대용신탁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영리치의 등장과 슈퍼리치의 남다른 투자

부자 중 40대 이하 영리치는 부동산보다 금융자산 비중이 높고, 10명 중 7명 이상이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등 재테크에 적극적이었다.

영리치의 20%는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커뮤니티를 통해 투자정보를 공유하고 투자 스터디 그룹에서 활동하며 외화자산 투자, 현물투자, 프로젝트 펀드 등 새로운 투자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이러한 영리치의 영향으로 부자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훨씬 다양하게 확장되고 있었다.

한편, 금융자산 100억 원 이상 또는 총자산 300억 원 이상을 보유한 슈퍼리치는 ‘타고난다’는 표현이 적합한 양상을 보였다. 그들은 어쩌다보니 가정 분위기로 인해 자연스럽게 돈의 가치를 배웠다고 이야기했다. 이들은 경제상황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더 빠르고, 더 과감히 조정하며 일반 부자가 넘볼 수 없는 투자 수익을 확보했다. 외화자산을 선호하고, 미술품 투자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번 단행본 발간에 참여한 저자들은 “부자들은 적은 돈도 소중히 여기고 자신의 생활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러한 삶의 철학이 부자가 된 근본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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