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거나 넣고 다니는 대신, ‘끼고 입는’ 디바이스로 변신
美 옷깃에 끼는 스마트폰 ‘AI핀’ 시판 등 웨어러블 시장 본격화
애플 등 빅테크, 삼성·LG·현대차 등 국내기업도 활발한 R&D

미국 휴메인사가 개발한 'AI핀'. [셔터스톡]
미국 휴메인사가 개발한 'AI핀'. [셔터스톡]

[중소기업투데이 조민혁 기자] 스마트폰이나 각종 지능형 전자기기를 손에 들거나, 가방에 넣어다니는 대신 아예 몸에 부착하거나, 손가락에 끼고 다니는 ‘웨어러블’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미국의 스타트업 휴메인이 스마트폰 기능을 갖춘 ‘AI 핀(Pin)’을 공개하기도 해 이런 추세를 실감나게 했다.

‘AI핀’은 말 그대로 옷깃에 붙이는 인공지능 ‘핀’이다. 옷깃에 붙이고 다니는 스마트폰이자 AI 비서 역할도 한다. 이미 미국에선 약 90만원(한화) 가격으로 시판에 들어갔다.

이같은 지능형 스마트 ‘웨어러블’기기는 빅테크는 물론, 국내 대기업과 스타트업들도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빠르게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번거롭고 무겁고 복잡한 디바이스를 마치 사람에게 ‘내장’(임베디드)이라도 하듯, 밀착시킨 점에서 새로운 디지털 문화가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휴메인의 ‘AI핀’은 정사각형 모양의 기본적인 스마트폰 기능을 갖고 있다. 그러나 ‘No 디스플레이’를 추구하며 기존 스마트폰과는 차별화했다. 명함 정도 크기의 AI 핀은 옷깃에 자석으로 고정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가 없는 대신 AI 핀 근처에 손바닥을 갖다 대면 레이저 화면이 밝혀지면서 스마트폰 기능이 작동된다.

손을 기울이거나 기존 스마트폰처럼 엄지와 검지를 맞부딪쳐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또한 카메라가 장착돼 있어 기기를 더블 탭하면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할 수도 있다. 휴메인측은 “오픈AI의 챗GPT 서비스가 탑재돼 있어, 메시지를 말하면 적절한 문장을 대신 만들어 보내준다”거나, “이메일 요약이나 대화 녹음, 실시간 외국어 통역 등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그야말로 ‘끼거나 입는’ 웨어러블 기술은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이미 ‘스마트링’이나 ‘애플링’ 등을 특허내는 등 제품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람마다 다른 손가락 굵기에 맞춰 갤럭시링 1개 모델을 4개 크기로 개발 중이다.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갤럭시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의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애플은 MR 헤드셋 ‘애플비전’을 출시하면서 조금 더 세밀하고 정교한 작동이 가능한 ‘애플링’을 소개했다. 애플링은 아이폰·아이패드·맥북·애플워치·애플TV 등 애플 생태계를 제어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스마트키, 신분증, 위치추적, 헬스 기능 등을 갖추고 웨어러블 시장을 선점하는 역할을 기대하기도 한다.

이 밖에 국내에선 이른바 ‘입는 로봇’ 개발 붐이 일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4년 웨어러블 헬스케어 로봇 ‘봇 핏(Bot fit)’을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랩은 입는 로봇 ‘벡스’와 첵스‘를 개발했다. 이는 현대차, 기아, 현대제철 등 자동차·중공업·조선·물류·유통 분야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다.

또 입는 웨어러블 로봇 브랜드 ‘엑스블(X-ble)’을 등록, 그 첫 제품인 재활용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멕스’를 출시했다.

LG전자는 이미 웨어러블 로봇 ‘LG 클로이 수트봇’을 개발, 공개한 바 있다. 또 최근엔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힐봇-H’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각종 연구기관이나 대학 병원 등에서 착용형 혹은 보행 보조용 웨어러블 로봇을 활발하게 개발하고 있다.

이런 경향이 두드러질수록 웨어러블 기기개발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액츄에이터 등 핵심기술이 경쟁의 관건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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