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적 활용 가능한 인공세포 제작 등 6대 분야 핵심기술 주력
바이오 신물질 100개 개발, 항생제원료 미생물, 혁신적 유전자가위 등 상용화
과기정통부, 2030년 목표 '합성생물학 핵심기술개발 및 확산’ 비전 발표

유전자 치료를 위한 실험 장면으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노보텍]
유전자 치료를 위한 실험 장면으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노보텍]

[중소기업투데이 조민혁 기자]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세계 최고인 미국의 90%까지 합성생물학 기술을 발전시키로 했다. 특히 세포개량 및 대사최적화 기술 등 우리의 강점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의료분야 혁신, 오염물질 분해·대체, 고부가 소재 생산 등 합성생물학을 실제 산업에 적용하여 기존 한계를 뛰어넘는 9대 선도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이라며 이같은 내용의 ‘합성생물학 핵심기술개발 및 확산전략’을 발표했다.

과기부는 또 “2030년까지 합성생물학 기반 바이오 신물질을 100개 개발, 세계 최초 상용화 5개를 달성할 것”이라고 했다. 즉, 항생제원료 생산 미생물, 혁신적인 유전자가위, 온실가스 분해 미생물 등이다.

합성생물학은 생명과학에 공학적인 기술개념을 도입해 DNA, 단백질, 인공세포 등 생명시스템을 설계·제작하는 기술이다. 2003년 인간 유전체 지도가 완성된 후 20년 간,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술과 접목된 합성생물학은 유전체를 해독(read)하는 수준에서 인공세포를 합성(write)하는 수준으로 급격히 발전하고 있다.

고도화된 합성생물학 기술은 바이오연구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던 낮은 속도와 불확실성의 한계를 극복 가능하게 하고, 제약·에너지·화학·농업 등 바이오를 넘어 전 산업의 게임체인저가 될 기술로 전략적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은 합성생물학을 국가 전략기술로 중점 지원하는 한편, 기술 블록화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새 정부 국정과제로 합성생물학을 포함한 ‘디지털바이오 육성’을 추진 중이며, 12대 전략기술의 세부 중점기술로 합성생물학을 선정하는 등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작년 12월 발표한 「국가 합성생물학 육성전략」에 이어, 이번에 발표하는 전략은 합성생물학 핵심기술개발 및 산업 확산을 위한 프로젝트 추진 등 우리나라가 합성생물학 기술 선도국이 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제시했다. 동 전략은 합성생물학 분야 산·학·연 전문가들로 구성된 TF팀을 운영하여 수립됐다.

합성생물학은 산업적인 가치가 큰 기술로,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합성생물학 기술 활용이 가속화되고 있다. 모더나 社는 합성생물학 기업인 긴코 社(Ginkgo Bioworks)와 협력하여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들도 합성생물학 기술을 도입하여 친환경 신소재를 개발하는 등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번 전략에서 과기정통부는 ‘2030년 석유기반 제조산업 30%의 바이오전환’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핵심기술 R&D 지원 합성생물학 활용 선도프로젝트 추진 바이오파운드리 등 핵심 인프라 조성 석·박사급 고급인력 및 전문인력 양성 국제협력 강화 등 세부 추진전략을 제시했다.

이번 ‘합성생물학 핵심기술개발 및 확산전략’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합성생물학 기술역량을 세계 최고(미국) 대비 75%(’20년)에서 2030년까지 90%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임무지향적 연구개발’을 본격 추진한다.

산·학·연 전문가들과 함께 합성생물학 6대 분야 17대 세부기술을 분류하였으며, 기술수준에 따라 기초·원천연구에서 응용·개발단계까지 전략적인 R&D를 지원한다. 특히 세포개량 및 대사최적화 기술 등 우리의 강점 기술은 세계 최고수준으로 고도화할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한다. 이번에 설정한 기술개발 목표는 2년마다 수정 및 보완할 계획이다.

합성생물학 6대 분야 핵심기술은 ▲ 바이오분자 설계 ▲ DNA/RNA 제작 및 제어 ▲ 디지털 기반 자동화 · 고속화 ▲ 회로 설계 ▲ 바이오시스템 제작 ▲ 스케일업 등이다.

둘째, 합성생물학을 활용하여 글로벌 난제를 해결하고 신시장을 창출할 수 있도록 선도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선도프로젝트는 ▲의료분야 혁신 ▲오염물질 분해·대체 ▲고부가 소재 생산 등 3개 분야에서 9개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과기부는 이들 선도프로젝트 주요 사례를 소개해 눈길을 끈다.

이에 따르면 항체 설계·생산의 경우 새로운 바이러스(항원)의 항체를 인공지능으로 신속하게 설계하고, 복합기능 항체를 생산하는 혁신적인 동물세포를 개발한다.

또 유전자 편집된 미생물을 활용하여 온실가스(CO2/CH4/CO)를 산업원료로 전환하는 기술을 산업적으로 활용가능한 수준으로 고도화한다.

난분해 플라스틱(PE, PVC, PS 등)을 분해하는 미생물을 탐지하는 단백질 바이오센서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하여 신규 미생물을 발굴한다.

또한 육종(교배)으로는 더 이상 향상이 어려운 광합성 효율을 유전자 설계 및 편집기술 등을 활용하여 기존 대비 50% 향상시키기로 했다.

셋째, 합성생물학의 핵심인프라인 바이오파운드리를 구축한다. 바이오파운드리는 인공세포 설계부터 제작, 테스트까지 합성생물학 전 과정을 자동화·고속화하는 인프라로, 바이오 기반 제조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필수요소다.

현재 예비타당성조사 중인 바이오파운드리 구축사업(과기정통부, 산업부 공동 추진) 등을 통해 국가 주도 공공 바이오파운드리를 우선 구축하고, 산업별로 전문화되고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된 분야별 특화 바이오파운드리를 구축하는 한편, 이를 민간으로 확산하여 2030년까지 바이오제조 혁신 인프라를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넷째, 세계 최고 기관과의 국제협력 활성화, 핵심인력 양성 등 글로벌 경쟁력 있는 합성생물학 혁신 생태계를 조성한다.

특히 합성생물학은 미국, 영국 등 기술 선도국에서 한국과의 국제협력에 적극적인 분야인 만큼, 글로벌 대학 및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바이오 전문성과 인공지능, 공학 지식을 겸비한 양손잡이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관련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바이오파운드리 전문인력 등 바이오제조 인력 육성을 위해 관계 부처, 산업계와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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