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요둔화, 고유가 따른 증산 등 완만한 하락” 예상
"사우디, 러시아, 미국 등 감산으로 고공행진" 가능성도

석유화학공업단지의 모습.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출처=롯데건설]
석유화학공업단지의 모습.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출처=롯데건설]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이-팔 분쟁까지 겹치면서 국제유가가 매우 큰 기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글로벌 수요 둔화 등으로 향후 유가는 하락할 전망”으로 보면서도 “이-팔 무력충돌의 확전 여부 등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2023년 7월 이후 상승세를 보인 유가는 지난 9월27일 WTI 기준 배럴당 93.7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의 국제유가 상승은 이-팔 분쟁 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의 감산 지속, 미국의 셰일 유정 증가폭 둔화 및 중국의 원유 수입량 확대 등 글로벌 원유 수급 불균형에 기인하고 있다.

2022년의 경우 국제 원유 수출에서 차지하는 국가별 비중은 사우디 16.7%, 캐나다 8.9%, 러시아 8.9%, 미국 8.7% 등이다.

KDB미래전략연구소는 “2022년 초 러-우 전쟁 발생 이후 공급 차질 우려 등으로 빠르게 상승하였던 국제유가는 그해 7월을 고점으로 완만히 하락했으나 2023년 7월 이후 상승세로 전환했다”고 그간의 추이를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당시 평균 75달러였던 WTI는 9월 상승세가 확대되면서 평균 89달러를 기록했다. 취약한 경제성장률, 아람코 주식 매각 추진 등의 사유로 사우디가 고유가를 유지할 유인이 증가한 것이다. 또 세계 경기둔화 예상 등으로 감산 기조를 지속할 계획이다.

저유가 등에 따라 사우디의 ‘23.2Q 경제성장률이 1.1%로 2022년 2분기 11%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실제로 2023년 9월 국영석유사 아람코가 연내 500억달러 주식 매각 추진을 발표했다. 이는 2019년 당시의 아람코 상장 시 지분(294억달러)의 약 2배다. 이러한 이유로 사우디는 2023년 7월부터 일일 100만배럴의 원유 감산을 지속했다.

러시아도 사우디에 동조해 2023년 8월부터 일일 30만배럴이나 수출을 줄였다. 지난 9월 초 사우디와 러시아가 감산 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한 가운데, 미국의 원유 재고도 감소하면서 지난 9월 27일 일시적으로 WTI가 배럴당 93.7달러까지 급등했다. “원유 저장 허브인 쿠싱 지역의 재고가 전주보다 100만 배럴이나 감소하며 2022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9월에는 미국의 전략적 비축유 재고 역시 사상 최소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셰일오일 생산성도 감소하면서, 셰일 유정수 증가폭이 둔화한 점도 유가 상승의 압력 요인이 되고 있다. 또 고금리·노동력 부족 등 비용 증가와 친환경 정책 등에 따라 미국 내에서 새롭게 시추 되거나 완공된 셰일 유정수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는 당연히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은 단연 중국이다. 그런 중국의 지난 8월 원유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동기대비 31%나 증가, 유가 상승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이후 중국 정부의 지준율 인하 등 부양책이 지속된 가운데, 중국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늘리고 있다.

KDB미래전략연구소 미래전략개발부 양서영 연구원은 이런 정황을 근거로 “이같은 글로벌 수요 둔화와, 고유가에 따른 증산 가능성 등으로 유가는 완만히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나 단기적으로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고금리 등으로 경기 둔화가 예상되면서 10월 WTI, 브렌트유가 80달러대로 하락했다”면서 “9월 EIA(미국 에너지청)는 비OPEC 국가들의 증산, 수요 둔화 등으로 2023년 말 이후 유가는 완만히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양 연구원은 “10월에 발발한 이-팔 무력 충돌이 어디까지 확대될 것인지, 중국 경기가 반등할 것인지 등에 따라 유가도 단기적으로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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