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전세계 전기차 판매 감소로 2024년 실적둔화 예상, 주가↓
LG디스플레이, 6분기 연속 적자 마감 “이번 분기 흑자전환” 선언
로이터통신, 두 대기업 시황 통해 예측 불가한 세계시장 진단

LG에너지솔루션의 산업전시회 부스.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의 산업전시회 부스. [LG에너지솔루션]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전기차 수요 감소, 휴대폰 제조사의 디스플레이 재고 감소 등 상반된 시장 여건으로 인해 LG계열사 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당사자는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와 LG디스플레이다. 로이터통신은 이처럼 엇갈린 모습의 두 대기업을 통해 최근 예측 불가한 관련 시장 흐름을 부각시키고 있다.

2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기업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전기차 판매 전망에 영향을 미치면서 2024년 매출 성장 둔화를 경고하며 주가가 거의 7%나 하락했다.

반면에 프리미엄 TV 판매 부진으로 인해 6분기 연속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던 LG디스플레이는 25일 이번 분기 흑자 전환을 선언하며 주가가 급등했다.

우선 LG엔솔의 2024년 매출 성장은 2023년만큼 높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높은 금리와 경제성장 둔화로 전기차 수요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그 바람에 LG엔솔 주가는 거의 7%나 하락해 1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은 “높은 이자율로 인해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중국 및 유럽과 같은 주요 경제의 급격한 성장이 자동차 구매자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창실 LG엔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어닝콜에서 “내년 전기차 수요는 예상보다 낮을 수 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실제로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이에 맞춰 전기차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테슬라(TSLA.O), 제너럴모터스(GM.N) 등 자동차 제조사에 부품을 공급하는 LG엔솔은 “2024년 매출 성장률이 올해 전망치인 30% 중반만큼 높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중국 경쟁사가 이 지역에서 더 저렴한 전기차를 출시함에 따라 유럽 제조업체의 수요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LG엔솔은 비용 최소화를 위해 폴란드 공장의 생산량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는 오하이오 배터리 공장과 현재 건설 중인 두 공장의 합작 투자 파트너인 GM도 “비용 절감을 위해 여러 EV 모델 출시를 늦추고, 판매보다 이익을 우선시하기 위해 EV 제품 지출을 축소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LG엔솔 주가는 25일 6.69%나 하락해 12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처럼 수요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에도 불구하고 LG엔솔은 “미국 제조업에 제공되는 세금공제 혜택을 활용하기 위해 100% 소유한 애리조나 배터리 공장의 생산 능력을 27GWh에서 36기가와트시(GWh)로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LG엔솔은 또 “애리조나 공장에서 에너지 밀도가 높고 주행거리가 긴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셀 생산을 2025년 말 시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또한 “저가형 전기차 수요에 보다 잘 대응하기 위해 2026년부터 더 저렴한 인산철리튬(LFP) 배터리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LG엔솔은 GM과의 오하이오 합작 공장의 생산량 증가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이익이 40% 증가한 7310억원(5억4346만 달러)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한 8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만, 유럽 수요 둔화와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조정, 금속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지난 2분기 대비 6% 감소했다.

한편 지난해 개인용 컴퓨터, TV, 휴대폰에 대한 수요가 경제적 불확실성과 생활비 상승으로 인해 감소하는 바람에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온 LG디스플레이는 모처럼 기지개를 펴는 모습니다. “휴대폰에 사용되는 디스플레이 패널의 재고가 일년 내내 감소하고 있어 수요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업계의 판단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방산업의 과도한 패널 재고 조정이 완화되면서 4분기에는 흑자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그는 또 “중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와 신규 모바일 기기용 패널 출하량도 연말 성수기에 맞춰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통 모바일 디스플레이 패널 주문은 애플의 최신 모바일 제품용 패널이 연휴 이전에 생산되는 하반기에 집중된다.

김제프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에 “LG디스플레이는 흑자 전환을 분명히 했다”며 “시장은 더 이상의 악화는 없을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그는 “올해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를 약 5500만 대 공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4분기에는 절반 정도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이폰15 수요가 다소 부진하긴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고급형 모델만 공급하고 있어, iPhone 15 Pro와 Pro Max는 비교적 탄탄한 수요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지난 7~9월 3분기 영업손실이 6620억원(전년 동기 7590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분기 8810억원에 비해 손실을 축소한 수치다.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프리미엄 OLED TV에 대한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iPhone 화면이 시장 예상보다 늦게 Apple에 출하되면서 3분기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 김 CFO는 실적 발표에서 “일부 생산 차질이 있었지만 이를 극복했다”며 “4분기에 생산능력을 일부 확대해 최대한 원활하게 공급을 마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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