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일감 몰아주기’ 제재에 계열 급식업체 아닌 타사 업체 선정
다른 대기업 계열 급식업체 위탁 ‘나눠먹기’?, “중소업체에겐 여전히 ‘넘사벽’”

살균시스템으로 구내식당을 청소하고 있는 모습. 본문과는 직접 관련이 없음. [출처=유비]
살균시스템으로 구내식당을 청소하고 있는 모습. 본문과는 직접 관련이 없음. [출처=유비]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최근 굳게 닫혔던 대기업 구내식당들이 자사 계열사가 아닌, 외부 업체에게 운영을 위탁하고 있다. 이를 놓고 대기업들이 그나마 자사 계열사 위주의 폐쇄적 운영 관행을 접고, 개방적 자세로 돌아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이는 지난 2021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라며 삼성웰스토리에 234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자의’보단 ‘타의’에 의한 것이란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더욱이 새로 운영을 맡긴 외부업체 역시 같은 대기업 집단의 계열사들이어서, 서로 ‘나눠먹기’란 지적도 따른다. 일부 기업을 빼곤 중소급식업체에겐 여전히 ‘좁은 문’이란 지적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업계에 따르면 일단 삼성·현대자동차·LG·현대중공업·신세계·CJ·LS·현대백화점 등 8개 대기업 집단은 구내 식당 일감을 외부에 전면 개방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21년 3월 이들 8개 대기업 집단과 단체급식 일감 전면 개방을 선포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해당 기업들은 계약이 만료된 급식업체 대신 새로운 업체로 대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세계그룹은 전체 구내식당의 절반 가량을 신세계푸드가 아닌 다른 외부업체에 맡겼다. 특히 이마트 구내식당은 대부분 중소업체에서 맡고 있어 ‘예외적’이란 표현이 나오기도 한다.

CJ그룹의 CJ제일제당도 3곳의 운영업체를 삼성그룹의 삼성웰스토리로 변경했다. 삼성그룹도 삼성전자 등 계열사 3곳의 구내식당을 외부 업체에 개방했다. LG그룹도 구내식당을 입찰을 통해 외부에 개방했고, 현대백화점, 현대모비스, HD현대 등도 구내식당을 신세계푸드에 맡겼다.

이는 그간 관행에 비하면 분명 의미있는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동안 이들 대기업들은 단체급식 관련 계열사나 친족기업을 두고, 이들 업체에 구내식당 운영을 맡기는게 관례가 되다시피했다. 그렇다보니 그런 가운데 국내 단체 급식 위탁 시장은 이들의 독무대가 되었다. 대표적으로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 등 5개사가 전체 시장의 80%를 차지하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

이번에 이들 대기업이 그나마 외부 급식업체에 구내식당을 개방한 것을 두고도 평가가 엇갈린다.

이들 대기업들은 “일감 몰아주기를 배제하고, 상생을 위한 노력”임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급식업계 전반의 평가는 다르다.

우선 대기업 계열의 급식업체 상위 5곳이 전체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감 몰아주기’ 제재는 허울뿐이란 지적이다. 실제로 급식업계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중소 급식업체들에겐 여전히 이들 대기업 구내식당은 ‘넘을 수 없는 벽’이다.

비록 경쟁입찰 방식이라곤 하나, 사실상 대기업 계열 급식업체들을 위한 요식절차일 뿐이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나아가선 중소업체들에게 ‘그림의 떡’일뿐, 대기업 계열 대형 급식업체 그들만의 ‘짬짜미’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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