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교육학 박사, 북경화쟈대학교 겸임교수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거주

박춘태 북경화쟈대 교수
박춘태 북경화쟈대 교수

인간의 신체 구조 중 손의 기능과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는 단순한 일·노동에서부터 창조적인 일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뇌 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손을 ‘제2의 뇌’ 또는 '외부의 뇌'라 말하기도 한다. 한 손에는 27개의 뼈로 이뤄져 있는데 역할을 함에 있어서 크기에 많이 구애받지는 않는다. 이처럼 손의 중요성이 상당함에도 예전에 비해 손을 잘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첨단 문명의 이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특히 손으로 해야 할 일을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는 경우가 부쩍 증가했다. 리모컨을 사용할 때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손가락 몇 개로 이들 기기들을 작동한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될 점이 있는데, 손의 역할이 뇌와 연계돼 있다는 점이다. 이는 손을 사용하지 않으면 두뇌가 퇴화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만큼 손의 사용이 뇌 용적의 증가, 두뇌 진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렇듯 손의 사용은 뇌의 활성화에 상당 부분 기여하는데 뇌에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하겠다. 그 이유는 두뇌의 중추인 전두엽을 먼저 자극하게 한 후, 그 자극을 인지·해석·실행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생각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 뿐만 아니라 손의 사용은 건강지수, 심리적 안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국 의사협회에 따르면 하와이에 거주하는 남성 8000여 명을 대상으로 악력이 건강지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악력이 셀수록 건강지수가 높다는 보고가 나왔다. 여기서도 알 수 있듯이, 인간이 손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진화는 멈출 수밖에 없다. 손이 움직이는 것에 맞춰 뇌도 바쁘게 활동한다 할 수 있다. 그러하기에 장난감 자동차를 구입하기보다는 직접 ‘K-종이접기’를 활용해 장난감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K-종이접기는 손을 이용하여 뇌를 채우는 핵심인자라 할 수 있으며, 나아가 인간의 행복지수를 향상시키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뇌가 퇴행하면 손을 이용하는 범위가 좁아지고 반응 속도도 느려진다. 만약 옷에 단추를 제대로 채우지 못한다거나 글씨를 쓰는데 있어서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흘리듯 쓴다면, 이는 뇌 손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손에는 뇌로 자극을 전달하는 신경망이 촘촘하게 분포돼 있으며 뇌 중추신경의 30%는 손의 움직임에 따라 활성화된다. 그래서 K-종이접기의 중요성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근육을 발달시키고 감각·기억·운동 지각 등을 담당하는 뇌를 동시에 자극한다는 점에서다.

퇴행성 뇌질환의 대표적인 예로 파킨슨·알츠파이머가 있다. 이러한 질환은 기억력 및 인지력을 현저히 떨어지게 하는데, 그 원인은 뇌에 활기가 없거나 정체돼 있기 때문이다. K-종이접기와 손기능 및 뇌기능은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에 손을 건강하게 하고 뇌기능을 활성화한다. 최근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 스마트시계 등과 같은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는 면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사용의 편리함 이면에는 우려되는 점이 있다. 그것은 기억력을 떨어뜨리게 하는 ‘디지털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연구팀은 경미한 인식장애로 진단받은 노인 197명과 정상 노인 1124명 등 총 1321명을 대상으로 취미와 뇌인지 능력과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결과에 따르면, 평소 종이접기 등 손과 머리를 이용한 활동을 취미로 가졌던 노인은 그렇지 않았던 노인에 비해 인지력·기억력이 30~50% 감소했다. 그 원리는 종이접기를 하는 것이 뇌영역의 활성화로 이어지는데, 이는 뇌신경 연결망을 강화시킴으로써 뇌의 퇴행 속도를 늦춘다는 개념이다.

K-종이접기의 대부분은 손으로만 가능한 활동이다. 예를 들면 오징어를 만들 때 10개의 오징어 다리를 만들거나 떼어주는 일은 손으로 가능한 작업이다. 기계가 인간의 손을 대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손을 움직이면 심리적 안정감도 얻을 수 있다. 뇌에서 감정조절에 관여하는 전전두엽(prefrontal lobe)이 활성화 되는데, 이러한 점은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게 함으로써 기분이 안정된다. 심리적 안정은 긍정적으로 자신을 인식하게 하여 자존감을 높인다. 하지만 자존감이 떨어지면 자신을 비하한다든지 절망, 도피 등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울증 등의 2차 질환으로 연계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부정적인 습관을 가진 사람은 긍정적인 습관을 가진 사람에 비해 우울증 증세 발병율이 적어도 2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K-종이접기는 인간의 지능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AI 시대에도 힘차게 뻗어갈 수 있다. 무엇보다도 종이를 지능적으로 접을 수 있어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다. AI 시대에 디지털 화면이 더욱 많이 사용되어질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종이의 대체재로 쓰일 수는 없다. 아울러 디지털 화면의 과다 사용은 손건강과 뇌건강에 긍정적이지 못하다. 그 이유는 추상적 사고와 문제해결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K-종이접기는 공간과 공간을 시각적으로 접근해 개념들을 쉽게 이해하도록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는 많은 데이터와 복잡한 형태·계산을 처리하는 능력이 요구되는데, 이러한 처리과정에서 뇌기능이 활성화된다. K-종이접기가 AI 시대에도 대한민국의 문화강국을 견인하며 두뇌 진화도 이끌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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