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이나 주사제 아닌 AI, VR, AR, 게임, 앱, 웨어러블 기기 등
당뇨병, 중추신경계 질환, 만성 호흡기 질환, 심혈관 질환, 재활치료 등 널리 적용
식약처 공식화 유보, “그러나 이미 임상 현장에선 활발히 적용 중”

지난 '2023 AI엑스포코리아'에 출품된 개인 최적 항암제 선별 플랫폼 기술을 소개하는 홍보부스.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지난 '2023 AI엑스포코리아'에 출품된 개인 최적 항암제 선별 플랫폼 기술을 소개하는 홍보부스.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중소기업투데이 조민혁 기자] 디지털치료제(DTx)가 국내에서도 활발히 연구되면서 이미 현장에 적용되고 있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공식적으로는 ‘디지털 치료제’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알약이나 주사제 등 ‘의약품’의 형태로 오해될 수 있다며, ‘디지털 치료기기’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는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보급될 전망이다. 보험 대상으로 DTx를 연구한 보험연구원은 아예 ▲질병의 관리 및 예방 보완형 ▲질병의 관리 및 예방 대체형 ▲복약 관리용 증강형 ▲질병치료 보완형 등 4가지 구체적인 특징별로 확정하기도 했다.

세계 디지털 치료제연합(DTA4) 기구는 디지털 치료제에 대해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 관리 또는 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의학적 근거 기반의 치료적 중재를 제공하는 고품질 소프트웨어’로 정의하고 있다. 즉 “고정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사용하되, 의학적 근거에 의해 치료에 개입하는 것”이다.

이는 알약이나 주사제가 아닌 AI, VR, AR, 게임, 애플리케이션, 웨어러블 기기 등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는 의료기기 형태가 대부분이다.

시장분석기관인 IRS글로벌에 따르면 미국과 독일 등이 이 분야를 선도하는 가운데 DTx 시장은 다양한 질환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들 선도 국가에선 당뇨병, 중추신경계 질환, 만성 호흡기 질환, 근골격계 장애, 심혈관 질환, 금연, 복약 준수, 위장장애, 약물 사용 장애 & 의존증 관리, 재활 치료 & 환자 케어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한다.

미국에선 이미 지난 2010년경 당뇨병에 대한 DTx가 가장 먼저 실용화된 바 있다. 이 밖에도 해외에선 인지행동장애, 근골격계 질환, 뇌졸중 후유증, 당뇨, 과민성 장질환 등의 치료는 물론, 암과 종양 치료를 위한 DTx 기술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그 중 ‘주의력 결핍 및 행동장애’(ADD, ADHD)를 치료하기 위한 디지털 치료제는 많이 개발, 제공되고 있다. 그 대부분은 환자들이 뇌를 사용하여 주의력 네트워크를 훈련시키기 위해 ‘시선 추적 기능’을 포함한 비디오 게임 형태가 많다. 예를 들어 게미피케이션(Gamification Method)이나, 비디오 게임을 이용한 치료, 디지털 인지 치료(Digital Cognitive Therapy) 프로그램 등이다.

국내에서도 많이 알려진 인지행동치료를 위한 ‘reSET-O’(Pear Therpeutics사)도 대표적인 정신 질환을 위한 디지털 치료제다. 이는 앱을 통해 약물을 사용하는 상황이나 요인을 파악하고, 약물 남용을 억제하게 도와준다. 또한 앱에 포함된 프로그램으로 충동 발생 시 대처법이나 인지행동 변화를 훈련할 수 있게 한다.

만성적인 편두통을 위한 디지털치료제도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있다. 테라니카사가 개발한 ‘네이비오’도 사례 중 하나다. 이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 기반 디지털 치료제로서, FDA의 승인을 받은 바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편두통의 경우 팔 윗부분에 패치를 차고 이를 통해 전해지는 원격 전기 신경 조절을 이용, 조건부 통증 조절로 알려진 ‘내인성 진통 메커니즘’을 촉발시켜 편두통 증상을 완화시킨다.

뇌졸중 후유증 재활 관련 디지털 치료제도 출시되고 있다. 이는 주로 게임을 통해 물리 치료 연습을 환자에게 제공하기 위한 가상현실 플랫폼 형태가 많다. 주로 가상현실 플랫폼, 게미피케이션, 인지행동치료(CBT, Cognitive-Behavior Therapy) 등이 활용된다.

이런 요법은 만성통증을 치료하는데도 유용하다. 대부분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 통증을 감소시키고, 감정을 관리해준다. 이를 위해 디지털 CBT 앱이나, 치료 개입을 위한 VR 기술, 웨어러블 센서 등의 기술을 적용한다.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위한 디지털치료 기술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위한 디지털치료 기술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해외에선 이미 당뇨병 예방, 관리, 치료를 목표로 하며 소프트웨어도 개발, 출시되고 있다. 이는 소프트웨어만을 적용하거나, 때론 인슐린 치료와 함께 사용해 혈당 수치를 조절한다. 필요한 경우엔 인지행동치료(CBT)를 적용, 환자들의 식단과 생활방식을 관리하고 개선하도록 돕는 앱을 제공한다.

특히 이 분야에서 잘 알려진 글루코(Glooko)사는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모바일기기를 활용, 당뇨 치료를 개선하기 위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190개 이상의 당뇨 치료기기와 입력되는 데이터를 동기화함으로써 포도당 수치, 혈압, 체중, 섭취하는 음식, 인슐린, 약물 섭취를 포함한 모든 데이터를 통합하여 제공한다. 특히 병원 시스템과도 연동, 효과적으로 당뇨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관리하는 소프트웨어 치료법도 제공되고 있다. 디지털이 접목된 물리치료와, 통증의 강도나 정도를 감소하는 임상 측정 도구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를 위해 컴퓨터 비전, AI, VR, 웨어러블 센서와 같은 다양한 기법을 동시에 활용한다. 필요한 경우 재택 재활 프로그램이나, VR 플랫폼, 웨어러블 센서 등도 제공한다.

각종 안질환과 관련, 디지털 치료 스타트업들은 뇌손상으로 인한 약시나, 근시, 시각 장애 등 을 치료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대부분 시각적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도움이 되는 모바일 앱이나, 가상현실 헤드셋을 통한 비디오 게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안과 질환 치료를 위한 VR 치료의 임상연구 결과는 긍정적인 결과를 나타내고 있지만 아직까지 상업화한 경우는 드문 상황”이라는 보험연구원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과민성 장증후군, 염증성 장질환을 관리하기 위해 CBT 모듈을 식이플랜과 결합한 통합 치료 프로그램도 제공되고 있다. 또한 암치료나 금연, 각종 신경장애 등 다양한 치료를 위한 기술이나 디지털치료제도 개발되고 있다.

만성 질환이 날로 증가하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이 널리 보급되고, 의료 억제제에 대한 수요도 커지면서 시장도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환자의 개인정보가 침해당할 우려와, 환자의 디지털 치료에 대한 거부 반응이나 낮은 인지도 등은 해결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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