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스런 사람’ 뽑기 위한 복잡한 채용과정, ‘최소 6개월 이상 소요’
상호존중과 소통, 철저한 성과관리, 세계최고 수준의 급여 등

미국 실리콘밸리의 중심인 마운틴 뷰에 자리잡은 구글의 '베이뷰 캠퍼스(Bay View campus)' 전경. 지난해 완공된 이 건물은 기업의 미래 이미지를 담은 요소들로 채워져, 문을 여는 것과 동시에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중심인 마운틴 뷰에 자리잡은 구글의 '베이뷰 캠퍼스(Bay View campus)' 전경. 지난해 완공된 이 건물은 기업의 미래 이미지를 담은 요소들로 채워져, 문을 여는 것과 동시에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

[중소기업투데이 조민혁 기자] 올들어 대량의 해고사태 등에도 불구하고 구글의 인사와 경영 매뉴얼이 새삼 관심을 받고 있다. 오늘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구글은 ‘사람’을 가장 중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치밀한 채용과 인사관리, 파격적인 보상 등을 대원칙으로 실현해왔다는 분석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구글의 HR제도와 기업문화’ 브리프에서 “특히 인사제도를 효과적으로 구축해 포용적이고 생산적인 사내문화를 확립하고자 노력하는 등 우수한 기업문화를 구축해온 것이 구글의 성공비결”이라고 지목했다.

구글은 우선 인재채용부터가 남다르다. 전체 인사과정에서 특히 채용과정에 가장 역점을 두고 있다. 복잡한 심사 과정과 엄격한 채용을 통해 이른바 ‘구글스러운 사람’을 뽑는다. 그 바탕에는 “사람을 뽑지 않는 것이 부적격자를 뽑는 것보다 낫다”는 대원칙이 있다.

지원부터 채용확정까지는 보통 6~9개월이 소요된다. 한 명의 직원을 뽑기 위해 무려 150~500시간을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사 “인원 부족으로 업무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더라도 적격자를 찾을 때까지 채용하지 않으며, 데이터 분석과 경험을 토대로 채용방식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직원간 학습 프로그램(G2G, Googler-to-Googler)’을 중심으로 지식공유를 장려하는 풍토도 중요시한다. 교육 원칙에 부합하는 학습 네트워크 G2G를 도입, 구성원의 자기계발 욕구를 자극하고 역량 발전을 도모한다.

효과적인 채용 과정을 통해 역량이 우수한 직원들을 선발했더라도,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구성원의 역량 발전이 필수라는 판단이 깔려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G2G는 “전사적으로 직급과 관계없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됨에 따라 자발성을 높이고 학습을 업무에 내재화함으로써 성과를 올리는 동력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다음으로 중요시하는 것은 성과 관리다. 구글은 성과관리의 본질인 ‘효과적인 보상을 위한 공정한 평가’, ‘의미있는 피드백을 통한 개인의 성장’ 두 가지에 집중한다.

특히 수시로 시행하는 피드백은 부정적인 내용보다는, 칭찬과 개선점 위주로 구성돼 혁신과 도전을 지향하는 문화를 구축한다.

구글은 평소 “최고의 인재에게 최고의 보상을 제공하겠다”는 철학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 결과 데이터와 설문조사를 활용해 조직에 최적화된 다양한 보상지급 방식을 구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효과적인 성과급 지급 방식을 채택하고, 성과급 외의 다양한 보상제도를 도입해 인정과 협력의 분위기도 형성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미국 기술매체 ‘인사이더’에 따르면 구글의 SW엔지니어는 한화로 최고 40억원(상여금 등 포함)을 받고, 전체 평균 급여도 3억~4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설립 초기인 1999년부터 OKR(Objectives and Key Results)이라는 성과관리 도구를 사용했으나, 최근 이를 전폭 개선했다.

기존 OKR 제도는 자기평가와 3~8명의 동료평가, 관리자 평가를 연 2회 시행하며, 평가완료 후 평가 결과와 보상, 승진에 대해 관리자와 논의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2022년 대다수의 직원이 ‘동료평가와 리뷰를 중시하는 OKR은 시간적 소모가 많고, 불공정하다’는 지적이 컸다.

이에 2022년 5월 연중 직원 개발과 학습 및 발전에 중점을 둔 새로운 인사평가 제도인 GRAD(Google Reviews And Development)를 도입했다. 연 1회 평가를 시행하며, 동료평가의 비중을 줄이고 관리자 평가의 비중을 상향시켰다. 기존 제도에서는 승진을 신청할 때 관리자와 동료의 평가를 요청해 방대한 양식을 채워 넣어야 했으나, 이런 과정을 제거해 효율성을 증진시킨 것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이지현 책임연구위원은 “종합하자면, 구글의 HR 제도는 ‘열정’과 ‘겸손’을 갖춘 구성원들과 ‘함께 발전’하는 문화를 만들도록 설계돼 있다”면서 “국내 금융회사도 바람직한 기업문화 정착을 위한 인사제도를 수립하는데 있어 구글의 문화와 제도적 특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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