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100대 스타트업의 39%, 이민자 출신 창업
미국 출신이 가장 많아, 이탈리아·프랑스·캐나다 등 순
지난해 이민자 유입 60만명 '사상 최대'
사회문제도 양산 '양날의 검'

영국 런던.
영국 런던.
'크루(Kroo)' 공동 창업자 나짐 발리마호메드
'크루(Kroo)' 공동 창업자 
나짐 발리마호메드

[중소기업투데이 김세정 기자] 영국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 가운데 외국 태생의 창업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기업가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싱크탱크인 ‘기업가 네트워크’가 지난 8월에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스타트업계에서 외국 태생 창업자를 둔 기업은 39%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전체 인구에서 이민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14.5% 정도다. 그럼에도 영국에서 가장 빠르게 커가는 100개 기업 가운데 39%를 외국 태생 창업자가 차지하고 있어, 영국의 이민정책을 반영하는 지표가 되고 있다. ‘톱 100’개 기업 가운데는 크루(Kroo), 아드박스(Oddbox), 신세시아(Synthesia), 질크(Zilch)와 같은 회사들이 포함돼 있다.

이번‘기업가 네트워크’의 조사 결과는 영국이 이민자들에 대해 개방적이고 환영하는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최고 수준의 국제적인 인재를 더 많이 영국으로 유치하기 위한 정책안을 제시하고 있다. 

영국 스타트업 상위 100위 안에 드는 외국 출신 창업자들은 5대륙, 28개국 출신이며 미국 출신이 가장 많았다. 이어 이탈리아, 프랑스, 캐나다, 인도, 독일 출신이 뒤를 이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리시 수낵 영국총리의 예산 연설과, 최근의‘2023년 런던 기술주간’(London Tech Week 2023)을 포함해 영국의 스타트업 경제를 논의할 때 자주 언급됐다. 

이 연구 보고서는 정부정책 권고 사항으로“높은 잠재력을 가진 외국인들을 위해 비자를 내줄 수 있는 대학의 수를 늘리고, 영국과 경제적, 사회적, 역사적 유대를 가진 더 많은 국가를 포함하도록‘청년교류제도’를 확장해야 하며 비자 비용을 낮출 것”을 제안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런던의 핀테크 기업 ‘크루(Kroo)’의 공동 창업자인 나짐 발리마호메드의 사례도 포함돼 있다. 발리마호메드는 인터뷰에서 “무언가를 성취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이민자의 DNA에 들어있다”며 “영국은 이민자 통합을 위해 더 잘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민자들의 적극적인 기업 참여는 영국뿐만이 아니다. 주요 선진국들의 추세다. 이미 미국은 500대 기업의 창업자들 가운데 50% 이상이 이민자 출신이며 캐나다도 비슷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 캐나다는 제2의 실리콘밸리 조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해외 인재를 유치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의 경우 쏟아져 들어오는 이민자들을 마냥 환영하는 분위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외국 태생 기업인들이 영국 경제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일반 이민자수 증가에 따른 골치 아픈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영국은 지난해 60만명의 이민자가 유입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이민자 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홍콩과 우크라이나인들에 대한 노동, 학업, 인도주의적 차원의 이민 유치와 엔지니어, 건설 등 분야의 인력난을 보충하기 위해서였다. 

‘이민자 감축’ 공약을 내걸었던 영국 최초의 인도계 이민자 출신 리시 수낵 총리 역시 공약에 대한 정치적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외국 태생 창업자들의 수는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