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핀테크 투자 순위 22위 그쳐…미국, 중국이 주도
전문가들 “과감한 투자, 신기술 개발, 합리적 규제혁신 필요”

최근 국내에 진출한 '애플페이' [투썸플레이스]
최근 국내에 진출한 '애플페이' [투썸플레이스]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 세계 빅테크들이 앞다퉈 핀테크(Fintech) 산업에 뛰어들며 디지털금융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핀테크 산업은 이같은 글로벌 수준에 크게 못미치고 있어 적극적인 투자와 함께 합리적 규제 완화와 정책적 드라이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월스트리트 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 아마존 등은 기존의 막강한 플랫폼과 전지구적 고객층을 기반으로 핀테크 등 본격적인 디지털금융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디지털 지급결제나, 대안신용평가, 디지털 손해보험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간편결제시장에서도 애플페이가 현대카드와 제휴, 본격 진출하면서 기존의 삼성페이 등이 긴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의 애플·아마존 뿐아니라, 중국의 알리바바·텐센트도 디지털금융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기존이 자사 플랫폼을 매개로 결제·대출·펀드 시장 등으로 진출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핀테크 기업 투자는 빈약하기 짝이 없다.

최근 한국핀테크 지원센터나 이를 인용한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등에 따르면 국내 핀테크 투자 규모는 글로벌 투자 순위에서 22위에 그치고 있다. 글로벌 핀테크 투자 상위 기업 중 국내 기업은 보이지 않는다.

이에 디지털 신기술 개발·도입을 위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따르면 미래 디지털 금융의 경쟁력은 디지털 신기술이 좌우하는 만큼, 인공지능·블록체인 등 디지털 기술력 확보와 인프라 확충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또 디지털 신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디지털 금융서비스도 적극 개발해야 한다.

협력·상생 기반의 개방형 비즈니스 생태계도 필요하다. 즉, 기존의 시중은행이나 금융기관들이 그러하듯, 자사 금융 이용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폐쇄적 소통방식에서 속히 탈피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대신에 디지털 자산·핀테크·플랫폼·증권·카드 등을 망라한 다양한 금융기관들 간의 협력도 필요하다. 나아가, 자동차·의료·통신·쇼핑·여가 등과 연계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창출하기 위해 비금융 분야와의 협력도 확대돼야 한다.

또 세계 시장으로 적극 진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디지털 금융시장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정부도 해외 금융시장 정보제공에서부터 해외 진출 거점 지원, 현지 비즈니즈 모델 개발, 해외 투자매칭 등에 이르기까지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합리적인 규제 혁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많다. 즉 “낡고 경직된 규제는 디지털 금융의 발전과 확장을 저해하므로, 금융서비스의 혁신을 추구하되, 안전성은 확보되는 치밀하고 유연한 규제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들 전문기관들은 글로벌 빅테크의 핀테크 산업 진출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세심하게 분석, 적절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다.

일각에선 빅테크의 금융 분야 진출이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협할 우려가 있을 것으로 본다. 빅테크들이 성장하는 국면에선 금융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승수효과'가 발생하는 반면, 위축 국면일 경우는 금융이용자가 급격히 줄어드는 '구축(驅逐)효과'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빅테크의 시장지배력 확대에 따른 정보 과점은 금융시스템의 정보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또 이들이 주도하는 핀테크 산업이 금융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일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들에 의하면 환율이나 통화 등 국가 경제 관리체계 측면의 ‘구멍’이 생길 수 있다. 특히, 경기침체 등 위기 시에 더욱 문제가 될 것으로 본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지난해 한 보고서를 통해 “과도한 시장지배력, 불공정 경쟁, 서비스 단가를 위한 취약한 고용 등 빅테크 관련 규제에서 공백이 존재할 수 있다”고 짚기도 했다. 또한, 소비자 보호, 공정거래 등에 대한 부정적 영향도 우려된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