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 학자, 세무사, 회계사, 언론인 등
육체노동자들은 영향 적어
업무 생산성 크게 증가…
직무·일자리 대체, 구조조정 가능성 커

오픈AI가 개발한 챗GPT-4 버전의 홍보 화면. [오픈AI 홈페이지]
오픈AI가 개발한 챗GPT-4 버전의 홍보 화면. [오픈AI 홈페이지]

[중소기업투데이 조민혁 ] 생성형AI가 보편화되면 어떤 직업과 직종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까. 챗GPT를 개발한 미국의 오픈AI사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선 문인, 작가, 회계사, 언론인 등 정신노동 위주의 지식산업 종사자들이 가장 큰 타격이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식당이나 제조업 노동자, 임업이나 벌목 등 육체노동 위주의 직종은 비교적 자유롭다는 결과가 나왔다.

美 오픈AI 등 조사 “정신노동 직업에 타격”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1일 펴낸 보고서에서 인용한 오픈AI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과학적, 비판적 사고 능력에 의존하는 직무보다, 프로그래밍이나 작문 능력이 필요한 직무일수록 LLM(대형언어모델)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구체적으론 역사학자, 번역가, 시인, 작사가, 작가, 홍보 전문가, 수학자, 세무사, 블록체인 엔지니어, 회계사, 감사, 언론인 등이다. 반면에 음식 서비스, 임업 및 벌목, 사회 지원, 식품 제조 등 육체노동 비중이 높은 산업일수록 영향이 적다.

또 오픈AI, 오픈리서치, 펜실베니아대 등의 연구에 따르면, 장차 챗GPT-4와 같은 대규모 언어모델(LLM)의 영향이 광범위하게 퍼질 경우, 고임금의 소프트웨어 기반 업무를 많이 수행하는 직종일수록, AI 기반 챗봇으로 인한 잠재적 혼란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다. 다시 말해 직무나 일자리를 위협당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산업별로 보면, 데이터 처리 호스팅, 출판 산업, 보안 상품 계약 등의 업종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앞서 챗GPT 영향이 적은 직군의 산업들은 그 영향이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AI엑스포 코리아 2023'에 출품한 AI솔루션 업체의 홍보 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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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주들, 챗GPT 도입 계기 대량해고 유혹 커질 것

기업체 고용주들은 특히 챗GPT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들은 챗GPT로 인해 업무 생산성이 74%, 일반 직원은 6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챗GPT를 도입하는 대신, 고용을 줄이거나 구조조정을 하고픈 욕구를 반영하는 것이다.

직장인들 중에선 이른바 Z세대(18~24세)의 경우 업무 생산성이 최소 2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고 느끼는 비율이 50%나 되었다. 반면에 장년층인 45~54세 직장인 중엔 생산성이 증가할 것이란 답변이 5%도 안 되었다.

업무 생산성이 증가한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챗GPT가 고객 질문에 답하고, 코드를 작성하고, 마케팅 카피를 생성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미국의 사례이긴 하지만, 설문에 응답한 직장인의 70%는 “업무 목적으로 챗GPT를 활용한다”고 밝혀 이미 현지에선 대중화에 접어들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챗GPT가 업무에 어떤 도움을 주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시간관리 개선’(61%), ‘생산성 향상’(57%), ‘정보 접근 및 의사결정 속도 향상’(53%), ‘내 업무에 대한 자신감 증가’(37%) 등의 답변이 나왔다. 또한 챗GPT를 도입한 경영진들의 55%가 “챗GPT의 생산성이 훌륭하다”고 평가했으며, 34%는 “매우 좋다”고 했다. 또 챗GPT를 도입한 업체의 99%가 “업무효율을 높여 크고 작은 비용 절감을 체감했다”고 응답했고, 회사 4곳 중 1곳은 이미 챗GPT로 75,000달러 이상을 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그 중 인건비 절감이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역시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에서 인용한 또 다른 美 MIT 연구팀의 조사에 의하면, 분명 챗GPT는 업무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MIT 연구팀은 444명의 사무직 근로자들을 챗GPT 사용그룹과, 사용하지 않는 그룹으로 나누어 마케팅, 예산 작성, 데이터 분석, 인사 등의 분야에서 글쓰기와 편집작업 등을 수행하도록 했다. 챗GPT를 사용한 그룹은 다른 그룹과 비슷한 수준의 업무를 수행하는데 37% 더 빨랐으며, 해당 작업을 반복할수록 작업 품질이 더 빠르게 향상됐다.

특히 챗GPT를 사용한 그룹은 챗GPT를 사용해 ‘브레인스토밍’과 ‘초안 작성’에 드는 시간을 절약했다. 이는 “시간이 많이 드는 자료조사와 이에 따른 구조화 작업 시간을 줄여주고, 최종 편집에 시간을 많이 쓸 수 있게 해줌으로써, 작업 품질을 높이면서 작업 효율성을 높여준다”는 연구팀의 결론이다.

한편 골드만 삭스도 지난 3월 이와 유사한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골드만 삭스는 당시 조사 결과를 놓고,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로 인해 현재 직업의 3분의2가 AI 자동화에 노출될 것이며, 일자리의 최대 4분의1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생성형 AI는 인건비 절감, 새로운 일자리 창출, 실직하지 않은 근로자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경제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 삭스는 또 “광범위한 AI 채택으로 연간 근로자 생산성은 2~3pp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10년 동안 연간 글로벌 GDP는 7% 또는 7조 달러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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