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연구원, SVB 사례 들어 설립 우려 시각에 ‘반박’
“SVB파산, 유가증권 손실이 결정적, 중기은행과는 무관”

최근 파산한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 (사진=셔터 스톡)
최근 파산한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 [셔터 스톡]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최근 금융당국의 (가칭)중소기업대출 전문은행(이하 ‘중기은행’) 설립 움직임에 대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를 들어, 우려를 표하는 시각이 없지 않다. 이에 대해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의 강재원 연구위원이 이를 반박하며, 중기은행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보고서를 공개해 관심을 끈다.

강 연구위원은 최근 ‘중소기업대출 전문은행 설립에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이 주는 교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중소기업 포커스 제 23-01호)를 통해 “대출 스타트업의 부실화를 SVB의 파산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스타트업 영업에 편중한 탓에 은행이 파산했다는 일각의 의견을 일축했다.

강 위원은 그 근거로 “2022년 말 기준 실리콘밸리 은행의 (스타트업 등을 포함한) 대출 손실은 6억3600만 달러”라며 “이는 유가증권투자(미 국채와 정부보증 모기지 채권)로 인한 손실 176억8500만 불의 3.6%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리콘밸리 은행 파산의 이유 3가지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첫째 건전한 내부 위험관리 시스템의 부재가 꼽혔고, 둘째는 중소형 은행에 대한 규제 완화와 규제 당국의 감독 실패, 셋째가 (FTX사태 등) 예기치 못한 불운이 동시에 발생한 점 등으로 분석했다.

강 위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이 현재 금융위원회가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을 위한 세부 정책과제로 검토 중인 소규모 특화은행인 중기은행 도입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지속가능한 창업·벤처 생태계 구축을 위해 모험자본의 순환을 돕는 중소기업대출 전문은행이 필요하다”고 다시금 그 필요성을 강조했다.

2022년 6조7640억 원의 벤처투자 중 대부분은 서울(55%)과 경기(17%)에 집중되어있다. 이에 “지방의 벤처·스타트업 생태계의 기반이 취약한 현실을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중기은행 설립에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정부의 중기은행 설립 과정에선 위기관리시스템 등 몇 가지 필수 사항을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즉, 중소기업대출 전문은행의 위기관리시스템에 대한 엄격한 관리·감독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또 합리적인 스타트업 및 기술혁신기업 신용평가를 위해 관련 노하우를 지닌 기관과 협업 연계 방안이 필요하다. 강 위원은 이와 함께 “특정 지역 산업 리스크 완화를 위해 복수의 지방을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유도하고, 초기 중기은행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과 건전성 유지를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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