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5~6군데 설립 추진 중...
스타트업 KCD 진출 공식 표명
소상공인 관련 단체도 상당부분 진척
"금융당국 '챌린저뱅크' 도입 발표 대기중"
코로나사태로 '소상공인' 이슈화, 금융지원 필요성 부각
기업銀도 "향후 금융위 협의 거쳐 검토"
금융당국, 긍정적 검토중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오른쪽)이 9일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을 방문해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금융소비자 현장간담회를 갖는 모습. 사진 왼쪽은 이재근 KB국민은행장.   
금융당국이 소규모 특화은행인 '챌린저뱅크' 도입을 적극 검토하면서, '소상공인 특화은행' 설립이 가시화되고 있다. 사진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오른쪽)이 지난달 9일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을 방문해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현장간담회를 갖는 모습.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소상공인 특화은행’ 현실화 될까?

금융당국이 은행권 경쟁력 강화방안으로 소규모 특화은행인 ‘챌린저뱅크’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소상공인’ 특화은행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가 은행권의 과점체계 개선 방안의 하나로 ‘챌린저뱅크’라는 애드벌룬을 띄우자 민간에서 “이때다” 하고 특화은행 진출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 무엇보다 금융당국이 소상공인 특화은행에 대해 긍정적인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최근 미국 SVB 파산의 여파로 신중론이 제기되면서 도입시기가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스타트업인 한국신용데이터(KCD)가 가장 선수를 치고 나왔다. 전국 130만 개인사업자(자영업자)에게 경영관리 솔루션 서비스 ‘캐시노트’를 제공하며, 국내 최대 수준의 소상공인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업체다. 이 업체 김동호 대표는 1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상공인을 전문으로 하는 챌린저 뱅크를 만든다고 하면 우리가 다른 기업들 보다 잘할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금융당국의 발표를 기다리고 있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금융권에서 제대로 혜택을 받지 못한 소상공인들을 위한 서비스를 다양하게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CD는 2016년 설립 이후 6년만에 1조1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유니콘 기업에 올랐다. 지금까지 누적투자액은 1600억원이며 지난해 매출은 연결기준 636억원, 올해는 2000억 매출을 예상한다고 김 대표는 밝혔다. 영업이익은 적자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월 은행권의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핀테크를 활용해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챌린저 뱅크’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챌린저 뱅크는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으로 소상공인 등 구체적인 타깃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소상공인 전문은행의 필요성은 최근 수년 사이 본격 논의되기 시작했다. 특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소상공인’부문이 중요 정책대상으로 부상하면서 특화된 금융지원의 필요성 또한 커진 상태다. 소상공인 사회안전망으로 노란우산공제 제도가 있긴 하나, 22조원이라는 막대한 기금규모에도 불구하고 폐업에 대비한 공제로서, 금융지원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챌린저 뱅크 도입’ 공식 발표를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는 곳은 또 있다. 사단법인 전국패션·소상공인연합회(회장 조배원)는 2019년부터 소상공인 특화은행 설립을 추진해 상당부분 진척시킨 상태다. 소기업·소상공인의 앞글자를 딴 가칭 '소소 스마트뱅크' 설립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진행하고 있다. 제1금융권 D은행을 비롯한 주요 투자자를 섭외하고 소상공인연합회 지역별 단체, 장애인단체 등 전국의 소상공인들을 소액 주주로 참여시키는 방안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전직 대기업 사장을 지낸 H씨를 영입해 금융당국과도 긴밀하게 조율을 해오고 있다.

조배원 연합회장은 “국내 지방은행과 미국 투자은행으로부터 투자를 받기로 하는 등 5000억~6000억 정도 규모로 출범할 계획”이라며 “현재 대,여섯군데 정도가 소상공인 특화은행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전했다.

중소기업 전문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이 전문성을 살려 스몰라이선스 및 챌린저뱅크에 진출할지도 관심사다. 기업은행측은 지난 12일 김성태 은행장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의미의 답변을 했다. 관련 질문에 기업은행측은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인 만큼 당분간 국책은행으로서 중소기업금융 시장안정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제하고 “다만, 향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애로 해소를 위해 필요한 분야가 있다면 금융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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