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첫 시험판 이후 3주간 고심끝 22일 ‘바드’ 베타 버전 출시
선택적 답변으로 사용자들 ‘협업’ 기능, ‘텍스트 음성 변환 기능’ 등
챗GPT와 차별화 시도, 구글 “아직은 제한적 기능” 실토

(사진=게티 이미지)
구글이 '바드' 챗봇을 출시했다. [게티 이미지]

[중소기업투데이 조민혁 기자] 22일 구글이 기존 챗GPT의 대항마로 ‘바드(Bard)’ 챗봇을 내놓았다. 앞서 오픈AI와 협업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미 챗GPT를 자사 검색엔진 빙(Bing)에 접목, 출시하면서 생성AI의 대중화를 견인하고 있다. 이에 구글은 다급한 나머지 3주 전에 미완성 상태의 알파 버전을 내놓았다가 거둬들였다. 그후 보완과 수정을 거듭한 끝에 마침내 이날 베타버전을 출시하게 된 것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이나, 실제 이를 사용해본 외신들은 일단 ‘바드’는 라이벌인 챗GPT과 그 성능이 거의 비슷하거나, 서로 장․단점을 주고받는 정도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인터넷 시대를 선도해온 구글이 MS에 맞서 내놓은 역작이란 점에서 모든 외신은 이날 톱기사 혹은 테크 섹션 헤드라인으로 이를 비중있게 다루었다.

바드는 우선 미국과 영국에서만 한정 출시된다. 그럼에도 벌써부터 이를 예약 구매하고자 하는 긴 대기줄이 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외신들이 전하는 체험 후기를 종합하면 오픈AI의 챗GPT와 함께 생성AI인 구글 바드는 인간이 만든 방대한 온라인 콘텐츠를 사용하여 응답의 과정에서 비교적 올바른 단어를 정확하게 예측하도록 훈련된 것은 분명해보인다. 지난 번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미숙한 점이 적지 않다는 반응이다.

람다 언어모델 기반의 경량 버전

구글은 이날 출시와 함께 게시한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그 기능을 널리 홍보했다.

이에 따르면 바드는 생산성을 높이고, 아이디어를 가속화시키며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만일 올해 더 많은 책을 읽겠다는 목표를 세운 사용자가 있으면, 이에 도달하기 위한 조언을 바드에게 요청할 수도 있고, 어려운 과학용어도 간단히 설명할 수 있고, 긴 텍스트의 개요를 요약, 설명해줄 수도 있다.

구글 바드는 일단 구글의 람다(LaMDA) 언어 모델(LLM)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러나 람다의 가장 뛰어나거나 똑똑한 버전이 아니라, 일종의 ‘경량 버전’ 기반의 기술이다. 구글은 “나중에 더 똑똑한 버전으로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람다가 오픈AI의 GPT-3.5와 같은 수준인 만큼, 이번 버전은 GPT-4와 같은 수준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체험한 바에 따르면 바드는 챗GPT와 비슷하게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선택한 질문을 입력할 수 있는 ‘텍스트 프롬프트 필드’가 있는게 특징이다. 프롬프트 맨 위에는 “저는 당신의 창의적이고 도움이 되는 협력자인 바드이다. 저는 한계가 있고 항상 정답을 맞추지는 않겠지만, 여러분의 피드백은 제가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는 환영 메시지가 있다. 그러면서도 구글은 바드의 ‘다소 제한적인 가용성’을 굳이 명시했다.

미리 사용자들에게 바드가 결점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충고한 셈이다. 람다 언어모델(LLM)이 “부정확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거짓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웹사이트를 탐색하면 굳이 “바드는 실험단계일 뿐”이라는 경고 메시지가 뜬다.

바드의 질문 답변 화면. (사진=구글)
바드의 질문 답변 화면. [구글]

“부정확, 불쾌한 정보 표시할 수도” 자체 경고 눈길

 ‘확인’을 클릭하고 ‘알림 메시지가 사라진 후에도 ‘텍스트 프롬프트 필드’ 아래에는 “바드가 구글의 견해를 나타내지 않는, 부정확하거나 불쾌한 정보를 표시할 수 있다”라는 내용을 게시하고 있다. 또 채팅을 재설정할 때마다 “바드는 아직 실험 단계에 있다. 그것과 채팅하고 반응을 평가하는 것은 경험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 반복해서 뜬다. 다시 말해, 아직은 바드의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사용자들이 더 많은 피드백을 해주면 그 만큼 성능이 개선될 것이란 의도가 엿보인다.

특히 외신들은 “구글 바드가 기왕의 챗GPT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협업을 염두에 둔 점”이라고 했다. 한 가지 답변 뿐만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초안을 제공한다거나, 사용자들이 그 중에서 탄력적으로 AI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이 그런 경우다.

바드와 MS 빙 AI의 가장 큰 차이점도 같은 맥락에서 찾을 수 있다. 즉, 바드는 대화 내에서 하나가 아니라 다른 내용의 답변이나 반응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각 대화 버블의 왼쪽 상단에 있는 ‘다른 초안 보기’ 옆에 있는 드롭다운 화살표를 누르면 또 다른 정답이나 선택적 답변을 볼 수 있게 했다.

물론 빙AI와 유사한 점도 있다. 화면 하단에 넓은 텍스트 입력과 대화 기반 레이아웃이 있다는 점에서 바드의 인터페이스는 빙 AI와 매우 유사하다. 하지만 그것보단 더 많은 몇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즉 Bing AI의 경우는 채팅을 누르거나 검색 결과에서 위로 스크롤하여 대화 페이지로 이동하는 반면, 바드 웹 사이트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입력란 왼쪽에 ‘빗자루’ 아이콘이 있어 슬레이트를 지우고 새로운 주제를 시작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바드는 왼쪽에 ‘재설정 채팅’, ‘바드 활동’, ‘FAQ’, ‘도움말 & 지원’ 옵션이 있는 열이 촘촘히 들어서있다.

사용자와 문답이 진행되고 있는 텍스트 프롬프트 화면.[구글, 테크레이다]

데스크톱 입력표시줄에 음성 변환기능 등 차별화

그런 차이점들 외에도 빙AI와 비교해 몇 가지 기능적인 차이도 있다. 예를 들어 빙AI는 데스크톱의 입력 표시줄에 텍스트 음성 변환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반면엔 바드는 노트북의 마이크를 눌러 질문을 받아쓰게 할 수도 있다. 이는 말을 조리있게 잘 하지 못하는 사용자들에게 매우 편리한 기능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MS와 구글의 두 제품 모두 개별적인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으며, 누가 주도권을 잡을지 확실하지 않다는게 지배적인 평가다. 이날 역시 체험후기를 대서 특필한 ‘뉴욕타임즈’는 “다만 바드가 기반으로 하는 람다 언어 모델은 빙AI의 GPT-4만큼 대화가 가능하고 자연스럽다. 이는 구글의 오랜 음성 및 인공지능 역사를 고려할 때 놀랍지 않다.”고 구글의 전통적인 강점을 언급하는 정도에 그쳤다.

구글측은 앞으로 사용자들이 바드에게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알고리즘을 미세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과정에서 바드와 빙 AI 등 생성AI 생태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편견이나, 차별, 결함과 사고의 위험이 줄어들거나 해소될지, 아니면 오히려 더 악화될지도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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