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유일의 한인 교육기관
1994년 7월 개교, 30년 역사

지난 11일 열린 '크라이스트처치 한국학교' 2023학년도 입학식 및 개학식 모습. 

[박춘태 객원 칼럼니스트] 지난 11일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 지역에 있는 ‘크라이스트처치 한국학교’(교장 윤교진)에서는 뜻깊은 행사가 있었다. 성대히 거행된 2023학년도 입학식 및 개학식이었다.

크라이스트처치 한국학교는 크라이스트처치 지역에서 한인 교육기관을 대표하는 유일한 학교다. 이 학교의 특징이라면 설립 이래, 늘 단일 교육기관으로 존재해 왔다는 점이다. 역사를 보면, 1994년 7월 2일 파레누이 스쿨(Wharenui School)에서 교실을 임대하여 2개 학급으로 한국관련 교육을 시작한 것이 시초다. 이후 지금까지 3차례 교사 이전을 한 바 있으며, 현재는 크라이스트처치 지역 중심부에 위치한 커크우드 인터미디어트 스쿨(Kirkwood Intermediate School)에서 14명의 교사들이 수업을 담당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140명의 학생, 자원봉사단, 학부모, 외부 인사 등 약 3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루었다. 장내를 환하게 밝히던 조명이 꺼짐과 동시에 크라이스트처치 한국학교의 홍보 영상이 상영되었다. 학생들 및 참석자들은 학교의 비전과 진지한 수업 장면, 각종 행사가 소개된 홍보 영상에 매료됐다. 식순에 따라 개학식 및 입학식이 진행되자마자 대한민국 애국가와 뉴질랜드 국가를 모두 함께 불렀다. 뉴질랜드와 모국 대한민국의 호혜적 관계를 상기시키기라도 하듯 잔잔한 감동이 밀려왔다. 양국의 국가를 모두 부른 것은 전통적으로 행해져 온 한국학교의 관례이기 때문이다. 뉴질랜드에 거주하면서 애국가를 부를 기회가 많지 않다. 이런 면에서 애국가를 부르는 것은 한민족의 자긍심, 일체감, 정체성을 일깨워 준다 하겠다.

윤교진 교장선생님의 인사말과 주의식 운영위원장의 축사가 있었으며, 신임 교장선생님의 임명장 전달식 또한 이어졌다. 올해 교장으로 부임한 윤 교장선생님은 인사말에서 "토끼해인 2023년에는 토끼처럼 힘차게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라고 하면서, "’깨끗한 마음‘, ’올바른 태도‘, ’즐거운 생활‘이라는 교훈을 가진 우리 한국학교에서 한글·한국어, 한국 역사와 문화를 부지런히 배워 아이들 모두가 한인으로서의 긍지를 갖고 미래 양국의 발전에 공헌하는 당당한 리더가 되어 주길 바란다"라고 했다. 아울러 크라이스트처치 한국학교의 운영이사회, 교사, 학부모 그리고 우리 학생들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학교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이어진 순서로는 학생 대표의 힘찬 ‘학생 선서문’ 낭독이 있었다. 학생 대표로 중등반의 이시현 학생과 초등 3반의 남태미 학생이 선정되었다. 학생 선서문을 낭독하는 목적은 학교 규칙을 준수하고 한 해 동안 열심히 학업에 매진하겠다는 모든 학생들의 다짐이라 할 수 있다. 2023학년도 개학식 및 입학식에서는 특별히 눈길을 끈 장면이 있었다. 오전 특강반에서 K-pop 및 K-무용 교육을 담당하게 된 김수지 교사의 축하공연이었다. 아름답고 신명나는 우리 한국문화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다소 지루할 것 같았단 분위기는 어느 듯 흥겨움으로 변했다. 올해 크라이스트처치 한국학교에서는 큰 변화가 있었는데, 14명의 교사 평균 연령이 30대 중반이라는 점이다. 젊은 교사들의 대거 유입으로 더욱 튼튼한 교육 동력원을 얻게 됐다는 점이 돋보인다. 신입 교사와 경력이 많은 교사와의 세대간 연대를 형성함으로써 교육의 질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 자원봉사단 소개도 있었는데, 이들의 역할이 중요한 것은 수업 보조 역할을 함으로써 수업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바쁜 시기의 고등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도우미 역할을 자처했다는 점이 놀라웠다.

행사의 마지막 순서로 교직원, 학생, 학부모, 외부 인사들이 함께 단체 사진을 촬영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한국학교 학생들은 담임 선생님과 자원봉사단의 인솔하에 교실에서 설레이는 첫 수업을 하였다, 첫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강당에서는 신임 교장단과 학부모와의 간담회가 있었으며, 열린 마음으로 늘 소통하는 크라이스트처치 한국학교가 될 것을 약속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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