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역통상硏, “중국 배제하려는 미국 의도에 맞는 전략 필요”

수출항 모습.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최근 우리나라의 對美 수출 규모 및 비중이 지속 증가하며 미국 시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우리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비교적 호조를 보이긴 하지만, 경쟁국인 대만의 맹추격, 그리고 중국과 일본의 견제 등 경쟁은 매우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은 세계 수입액의 약 13%를 차지하는 최대 수입국으로 수입규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對美 수출비중도 올해 1~8월 중 15.8%까지 증가하며 18년 만에 15%를 넘어서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미국 수입시장은 최근 미중 분쟁과 팬데믹을 거치며 수입구조가 빠르게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점유율 상위국인 중국과 일본의 점유율이 하락한 반면 우리나라와 대만, 베트남 등 여타 아시아 국가의 점유율이 상승하면서 국가 간 경합구조가 급변하는 추세다.

이같은 경쟁지형의 변화를 면밀히 파악하기 위해 각국의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과 우리나라와의 수출유사성 지수를 함께 분석한 결과, 점유율 상위국인 중국·일본과의 점유율 격차가 줄어들며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개선됐고 수출유사성 지수도 감소해 양국과의 수출 경합도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점유율 하위국인 대만과는 점유율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수출유사성 지수도 증가하는 등 경합관계가 심화됐다. 베트남은 2020년 이후 우리나라의 점유율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주력품목 구조가 상이해 실제 경합은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품목별로는 자동차, 반도체, 컴퓨터 등 주력품목에서 우리나라의 수출경쟁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의 對中 수입이 크게 감소한 IT 관련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 상승이 두드러졌다.

자동차는 완성차 중심의 수출구조를 갖춘 일본과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일본과의 점유율 격차가 감소하는 추세다. 향후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확대되는 점도 배터리전기차를 주력으로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단, 최근 북미산 전기차에만 차별적 혜택을 부여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발효되고 일본 제작사들이 하이브리드 차량에서 전기차로 주력모델을 전환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의 수출선점효과를 유지할 수 있도록하는 대응전략이 시급하다.

반도체는 미국의 對中 추가관세 영향으로 메모리모듈 수입선이 중국에서 우리나라와 대만, 베트남 등으로 전환되며 이들 국가와의 경합이 치열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경쟁국 가운데 가장 큰 점유율 상승폭을 기록해 수출경쟁에서 우위를 보였다. 다만 대만과 베트남에서 제조되는 메모리모듈은 서드파티(Third-party supplier) 기업, 즉 메모리반도체 칩은 직접 생산하지 않고 모듈 제조에만 특화된 업체들에 의해 생산되는 것으로 우리 기업들의 메모리반도체 경쟁력을 직접적으로 위협하지는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컴퓨터는 SSD 부문의 경쟁력을 보유한 우리나라의 점유율이 소폭 상승했으나 대만의 상승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가 SSD에 편중된 수출구조를 보유한 데 비해 대만은 컴퓨터 완제품부터 SSD, 서버 등 다양한 부품 등을 포함하는 다변화된 수출구조를 갖춰 중국산을 빠르게 대체한 것이 주 원인으로 분석된다.

향후 미중 분쟁이 지속되고, 첨단산업의 제조역량을 확보하려는 미국의 정책적 시도가 이어지면서 미국 수입시장에서의 경합구조 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연구원은 “특히 우리나라의 주력품목 분야에서 대만과의 경합이 증대되고 있으므로 기술혁신, 품목다변화 등을 통해 대만에 대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이 시급하다“면서 ”나아가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의 조치들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우리 수출기회를 극대화 할 수 있도록 미국과의 우호적인 통상협력 관계를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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