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는 막을 내렸나...향후 시나리오는
'세계화'는 막을 내렸나...향후 시나리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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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 ‘다보스포럼 2022’서 4가지 시나리오 제시
탈세계화, 대체로 자국중심, 개방축소
우리금융경영硏 시나리오 요약, 소개
경제주체별 대응방안 모색해야
세계경제포럼(WEF)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한 '다보스 포럼 2022' 이미지.(사진=WEF)
세계경제포럼(WEF)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한 '다보스 포럼 2022' 이미지 [WEF]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지난 반세기 동안 세계경제 질서를 지배해온 ‘세계화(Globalization)’가 이젠 끝났는가. 세계 경제 전문가들과 다수의 석학들은 미중 갈등을 그 분출점으로 보면서 사실상 종언을 고했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도 지난 달 ‘다보스 포럼 2022’를 통해 이를 재확인하고, ‘탈세계화’와 함께 새로운 개념의 ‘세계화 5.0’의 개념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이는 사실상 ‘포스트 세계화’ 내지 ‘탈(脫)세계화’라고 할 수 있다. 보호무역과 자국중심주의 생산·소비 생태계, 국가 간 교류의 단절 등으로 요약할 수 있는 ‘탈세계화’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더욱 가속화됐다. 그 후 영국의 브렉시트, 트럼프주의를 거쳐, 코로나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면서 탈세계화가 빠르게 진행됐다. ‘다보스 포럼’은 다만 실물보다는 ‘가상 경제’의 활발한 작동과 교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중소기업을 포함해 무역의존도가 높고, 식량과 원·부자재 자급률이 현저히 낮은 우리 현실에선 또 하나의 극복하고 대처해야 할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다보스 포럼’은 “전통적 개념의 세계화가 끝나가고 있다”고 진단하며 ‘5년 후쯤에는 모습을 물리적(상품·서비스 등), 가상적(디지털·기술 등) 경제의 개방 정도에 따라 4가지 시나리오로 전개될 것“이라고 예시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도 최근 WEF가 제시한 4가지 시나리오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에 따르면 우선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로서 ‘세계화 5.0’이 예상된다. 이는 재화와 용역을 비롯해 기술과 데이터, 고급인력의 교류가 빈번하게 이뤄져 국가간 물리적·가상적 경제 협력이 모두 증대하는 것이다. 다만 전통적 세계화와 달리, 각국이 내부적인 경제·사회 이슈를 우선 순위에 두고, 세계화와 자국중심주의가 융합된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각국은 대외 개방으로 타격이 예상되는 자국 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노동시장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투자를 확대할 것이란 예측이다.

두 번째는 좀더 폐쇄적인 단계다. 즉, 물리적으로 개방하되, 가상경제가 단절되는 상태다. 즉 상품무역은 그대로 개방하지만, 디지털 경제의 경쟁이 날로 치열한 현실에서 기술이나 디지털 등은 국가 간 상호 이동이 제한되고 독자적 기술경쟁이 심화된다.

코로나 사태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경기충격을 경험한 세계 각국은 일단 에너지· 식량 등 필수 재화의 교역과 물리적 교류는 이어간다. 그러나 강대국 간 기술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기술유출을 우려한 나머지 각국이 디지털 기술 등의 교류를 차단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글로벌 차원의 가상적 경제의 혁신과 경쟁이 제한될 것이라는게 WEF의 우려다.

또 기업들은 각국의 차별화된 규제와 보안 문제에 직면해 해외 진출에 더욱 어려움을 겪는다. 첨단기술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사례가 대표적이다. 가상적 경제의 단절은 물리적 경제 통합에도 방해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즉 기술·디지털 혁신의 장기적인 정체는 상품·서비스 교역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면서 물리적 경제통합 단계가 앞서 ‘세계화 5.0’의 단계보다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산업기술과 디지털 인프라가 취약한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더욱 확대되고 강대국 간 패권경쟁에 노출된다. 특히 ‘녹색기술’에 대한 교류도 줄어들어, 재생에너지 전환도 지연되고, 인재의 선택권이 한정되면서 인적자원 투자도 감소한다.

세 번째는 앞서 두 번째와는 반대로 물리적으론 단절되고, 가상경제는 개방되는 시스템이다. 상품 등 물리적 교역이 축소되지만, 공동으로 디지털·기술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등 가상적 경제 교류는 진전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로 인해 식품·에너지 수출입 제한, 보조금·관세 전쟁에서부터, 상품·인력 등의 물리적 교역까지 감소될 우려가 크다. 또 해외 진출 제조업 생산의 회귀(리쇼어링, 온쇼어링)도 가속화된다. 반면에 가상적 경제 규모가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국가간 협력이 확대될 수도 있다. 이에 각국은 디지털 세금, 개인정보보안, 온라인 노동법 등을 제정·공유하는 형태도 등장한다.

가장 비관적인 경우는 그야말로 ‘자급자족’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는 상품 교역이 감소되고, 기술·디지털 등 가상적 경제에도 개별 국가의 지배력이 확대되며 교류·협력이 제한된다. 즉, 팬데믹과 지정학적 긴장으로 각국이 내부적인 경제여건에 집중하게 되면서 국가 간 물리적 교역이 둔화되는 것이다.

특히 국제적 가치사슬은 국지적 내지 지역화로 좁아들고, 지엽적인 동맹 관계에서만 필요한 자원을 조달하게 된다. 또 정보·기술·지식에 대한 독점적 기술 확보를 위해 가상적 경제에 대한 각국의 통제는 더욱 확대되고, 보안상의 이유로 물리적·가상적 산업의 국유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4가지 시나리오를 별도로 요약한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이지현 선임연구원(경제․글로벌연구실)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앞으로 전개될 새로운 세계화의 모습을 선제적으로 분석·모니터링하고, 경제주체별로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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