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 ‘2022년 10대 기술전망’ 제시
다중감각 AI, 소프트웨어 2.0, 양자서비스...
“ICT, 일상과 산업 혁신을 넘어 지정학적 갈등 촉발”

사진=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2022년 10대 기술전망'을 제시했다.

[중소기업투데이 조민혁 기자] 국내외 각종 기관들이 앞다퉈 ‘2022년 10대 기술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다중감각AI’, ‘디지털휴먼’, ‘실시간 정밀 측위’ 등과 같은 다소 색다른 시각의 ‘올해 10대 기술 전망’을 내놓았다. “코로나19 등으로 온라인·비대면 사회가 한층 강화되는 가운데, 2022년 트렌드에 따른 중요 기술 선정을 통해 ICT R&D 방향을 설정하고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되기 위한 것”이란 연구원의 설명이다.

연구원이 펴낸 보고서는 ▲혁신과 변화 ▲공간과 경험 확장 ▲지정학적 긴장과 갈등 고조 등 3대 트렌드로 압축해 10개의 기술을 전망하고 있다. 그리고 “디지털 기술은 일상과 산업의 모습을 바꾸고 국가 간 지정학적 갈등을 촉발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면서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디지털의 중요성과 영향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이 ‘2022년 10대 기술 전망’ 보고서를 통해 밝힌 10대 기술은 다음과 같다.

우선 다가온 혁신과 변화와 관련된 트렌드 부분이다. 먼저 ◇ 다중감각 AI이다.  어린이들은 세상을 ‘보고’ 그것에 대해 ‘말하며’ 성장한다. 이와 비슷하게, 인식하고 표현하는 인공지능(AI) 감각 지능들을 서로 결합해 사람과 같이 유연한 AI를 만들겠다는 시도다. 다중감각 AI를 통한 질적 성장이 최근 급부상한 초거대 AI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는 얘기다.

다음은 ◇ 소프트웨어 2.0다.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는 주체가 사람이 아닌 데이터로 점점 변화하고 있다. 데이터가 스스로 코드를 만드는 ‘소프트웨어 2.0’은 자율주행자동차, 신약개발 등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향후 양적·질적으로 우수한 데이터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 양자 서비스도 강조했다. 즉 “양자컴퓨팅이 실험실 수준을 벗어나 산업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최근 대형 ICT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통해 양자컴퓨팅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양자 우위 시대를 대비해 양자컴퓨팅 적용 분야를 찾고 활용 능력을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공간과 경험의 확장과 관련된 트렌드 부분이다. 우선 ◇ 디지털 휴먼이다. 실제 사람의 외모와 구별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한 새로운 존재가 탄생했다. 앞으로 고유한 성격과 가치관을 가진 디지털 휴먼은 표정을 짓고 대화하며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인간의 정체성을 포함해 디지털 휴먼과 바람직한 관계를 맺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다음으론 ◇ 대체불가토큰(NFT)이다. 연구원은 “법과 제도가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NFT 시장은 몹시 혼란하다”면서 “하지만 NFT는 인터넷에 등장한 이후 처음으로 디지털 파일에 대한 희소성과 소유권에 대한 가치를 부여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NFT를 일시적 유행이 아닌 장기 트렌드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은 특히 ◇ 비지상 통신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이에 따르면 고도 120m 이하 지상 중심 통신이 3차원 공간으로 확장하고 있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장과 저궤도 위성통신의 부상은 비지상 통신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비지상 통신이 가져올 공간의 확장은 통신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우주 패권과 글로벌 정보 지배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실시간 정밀 측위라는 개념도 제시했다. 즉 “지상과 공중, 실내·외 구분 없이 빠르고 정확하게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기술들이 등장하고 있다”면서 “실시간 정밀 측위는 과거에 없던 새로운 경험을 통해 일상과 산업을 한층 업그레이드할 것이다. 새로운 경험의 한계는 기술 자체의 성능보다 인간의 상상력에 의해 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지정학적 긴장과 갈등과 관련된 트렌드 부분이다. 이는 우선 ◇ AI 밀리테크로 대표된다. 즉 “인공지능이 전쟁의 성격까지 바꾸고 있으며, 미래의 국방력은 한 나라가 보유한 탱크, 함선, 전투기의 수가 아니라 AI 알고리즘의 품질로 정의된다는 의미”라고 했다. 그래서 “미국, 중국 등 군사 강대국들은 AI 밀리테크 개발에 더욱 치열하고 노골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AI 군비경쟁이 현실이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 사이버 팬데믹도 강조했다. 즉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디지털 세계는 일상과 경제활동의 중심이 되었다”면서 “그러한 디지털 세계에서 다음 팬데믹이 발생할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 공격 수단은 더욱 정교해지고, 공격 표면적은 크게 넓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 기술표준 신지정학이다. 연구원은 “하나의 세계가 두 개의 표준으로 분열될 조짐이며, 미·중 간 지정학적 갈등이 기술표준을 둘러싼 디지털 영역으로 확대하고 있다”면서 “ 다른 나라들과 표준협력을 통해 디지털 통상과 연계한 전략 방안을 강화해야 할 것이며, 미국과 중국 사이에 선택의 문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런 기술전망에 덧붙여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기술전략연구센터 이승민 박사는 “이제 세계는 본격적인 기술 지배 시대에 진입했고 디지털 영토는 경제·산업뿐만 아니라 국가 경쟁의 가장 치열한 격전지가 되었다”고 말했다. 또 김명준 원장도 “코로나19 이후 경제·외교·안보 등 세계 질서의 대전환이 예상되는 만큼 ICT 기술우위를 통해 국가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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